2024년 11월 24일 일요일

2024 Hamamatsu Competition 3rd Stage Day 2 (20 November 2024)

 (사진)


2024년 11월 20일 하마마쓰 국제피아노콩쿠르 3차 II

ACT CITY Hamamatsu Concert Hall / 하마마쓰 액트 시티 콘서트홀


3차 참가자들은 (1)과 (2)를 모두 연주해야 한다. 전체 공연 시간은 7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 실내악(1)은 3차의 첫 번째 곡으로 연주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2차 결과가 발표된 후 악보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


(1) 실내악

참가자들은 사무국에서 임명한 현악 연주자들과 (a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 1번) 또는 (b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 2번)를 연주해야 한다. 공연 악보는 베렌라이터(Bärenreiter)판이어야 하며 도돌이표는 생략해야 한다.


(2) 1차와 2차에서 선택한 작품들을 제외한 자유 선택곡이 있는 독주회.


10:00

11 Valère Burnon (Belgium) / 발레르 뷔르농 (벨기에, 1998)

1st Stage - Yamaha

Fauré Nocturne No. 6 in Db, Op. 63 / 포레 녹턴 6번

Liszt Grandes étude de Paganini No. 2 in Eb “Octaves” / 리스트 - 파가니니에 의한 대연습곡 2번 <옥타브>

Ligeti Etude No. 13 “L’escalier du diable” / 리게티 연습곡 13번 <악마의 계단>


2nd Stage - Yamaha

Toshiro Saruya: Division 28 for piano / 도시로 사루야 <피아노를 위한 디비전 28>

Schumann Gesange der Fruhe in D, Op. 133 No. 1 / 슈만 <새벽의 노래> 1번

Prokofiev Piano Sonata No. 8 in Bb, Op. 84 /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8번

I. Andante dolce

II. Andante sognando

III. Vivace


3rd Stage - Yamaha

Mozart Piano Quartet No. 1 in g, K. 478 / 모차르트 피아노 콰르텟 1번

I. Allegro

II. Andante

III. Rondo. Allegro

Debussy 24 Preludes, Book II No. 7 “La terrasse des audiences du clair de lune” / 드뷔시 전주곡 2집 7번 <달빛 쏟아지는 테라스>

Debussy 24 Preludes, Book I No. 7 “Ce qu’a vu le vent d’ouest” / 드뷔시 전주곡 1집 7번 <서풍이 본 곳>

Debussy 24 Preludes, Book II No. 12 “Feux d’artifice” / 드뷔시 전주곡 2집 12번 <불꽃>

Schumann Fantasie in C, Op. 17 / 슈만 환상곡 작품 17

I. Durchaus phantastisch und leidenschaftlich vorzutragen – Im Legendenton – Tempo I

II. Mässig. Durchaus energisch – Etwas langsamer – Viel bewegter

III. Langsamer getragen. Durchweg leise zu halten – Etwas bewegter


Final Stage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 3 in d, Op. 30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I. Allegro ma non tanto

II. Intermezzo. Adagio

III. Finale. Alla breve


3차에서도 야마하. 페이지 터너가 종이 악보를 넘겨준다. 자꾸 여태까지 음반으로 유럽을 접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선입견이나 편견 같은 걸 가지면 안 되는데 유럽 참가자가 나오면 소리가 남다르다. 이걸 아시아나 아메리카 대륙이 넘어야 하는 건데... 아무리 요즘 세상에 아시아 연주자들이 강세라고 해도 하마마쓰에서는 굉장히 냉정하게 본다. 그러니깐 2009년을 제외하고 유럽만 우승하는 거겠지? 경쟁이 아니라 마치 일본에 와서 연주회를 선사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실력이 뛰어난 유럽 참가자들을 유치하려면 콩쿠르의 권위를 높여야겠다는 아쉬움도 함께 든다. 그러면 나도 언젠가는 그런 대회를 지켜보게 되지 않을까? 3차까지 계속 찍었는데 또 준비된 사심(?)으로 편들기 시작? 히히히! 이번에도 실내악상 후보? 그렇다고 하기엔 약간 딱딱하게 들리는 부분이 더러 있다. 실내악상은 2012년 3위 일본, 2015년 4위 루마니아, 2018년 1위 튀르키예가 가져갔다. (2009년에는 3라운드에서 실내악 협연이 없이 독주만 있었다.) 야마하의 맑고 투명한 음색을 활용하여 모차르트를 생동감 있게 터치한다. 모처럼 생기있는 모차르트를 감상했다. 1차에서 이 사람이 나한테 뭔가 그림을 그리듯이 묘사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3차에서 드뷔시도 마찬가지로 첫 페이지에서 이미 달빛이 쏟아지는 장면을 내게 선사한다. 야마하의 가벼운 터치로 투명 수채화를 그려나가는 것 같다. 푸히히히! 나중에 드뷔시 음반 내면 좋을 것 같다. 연주자들을 음반 위주로 알아나가서인지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콩쿠르를 보게 되면 입상 여부를 떠나 나중에 어떤 사람들이 레코딩 아티스트가 될지 생각할 때도 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나한테 음반이 구해지는 경험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벨기에 참가자는 드뷔시에서 점수 많이 딸 것 같다. 슈만에서는 입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보인다.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발랄하게 미묘한 표현의 흐름을 잘 캐치하는 것 같다. 슈만까지 이미 점수를 충분히 벌어놓은 느낌! 환상곡 3악장에서는 중간에 흐트러지는 모습이 보이는데 집중력이 떨어졌나? 계속 듣다 보니 혹시 악보 까먹고 어딘가에서 넘어가지 못하고 맴도는 게 아닌지 걱정이... 이러다 종 치면 어쩌지? 제발 무사히 끝내줘! 오랜만에 이 곡을 듣다 보니 단단히 착각했나 보다. 끝나고 박수 소리가 가장 크다. 여기까지 3위 안에 드는 연주? 나 자꾸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유럽 참가자들의 연주를 감상하노라면 콩쿠르 상황이라는 것을 문득문득 까먹는다. 마치 콘서트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Intermission


(사진)


11:25

01 Jonas Aumiller (Germany) / 요나스 아우밀러 (독일, 1998)

1st Stage - Kawai

J.S. Bach/Busoni Organ Prelude & Fugue in D, BWV 532 / 바흐 오르간을 위한 전주곡과 푸가 BWV 532 (부조니 편곡)

Scriabin Etude in c#, Op. 42 No. 5 / 스크리아빈 연습곡 작품 42-5

Rachmaninov Etude-tableau in c, Op. 39 No. 1 /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작품 39-1


2nd Stage - Kawai

Toshiro Saruya: Division 28 for piano / 도시로 사루야 <피아노를 위한 디비전 28>

Scriabin Fantasy in b, Op. 28 / 스크리아빈 환상곡

Debussy 24 Preludes, Book II No. 11 “Les tierces alternées” / 드뷔시 전주곡 2집 11번 <교대하는 3도>

Debussy 24 Preludes, Book II No. 12 “Feux d’artifice” / 드뷔시 전주곡 2집 12번 <불꽃>

Chopin Barcarolle in F#, Op. 60 / 쇼팽 뱃노래

Schumann Presto passionato, Op. 22 (Original Finale of Sonata No. 2 in g, Op. 22) / 슈만 프레스토 파시오나토


3rd Stage - Kawai

Mozart Piano Quartet No. 2 in Eb, K. 493 / 모차르트 피아노 콰르텟 2번

I. Allegro

II. Larghetto

III. Allegretto

Liszt Légendes, S.175 No. 2 “St. François de Paule marchant sur les flots” / 리스트 전설 2번 <물 위를 걷는 파울라의 성 프란체스코>

J.S. Bach Toccata in g, BWV 915 / 바흐 토카타 BWV 915

Beethoven Piano Sonata No. 32 in c, Op. 111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

I. Maestoso - Allegro con brio ed appassionato

II. Arietta. Adagio molto semplice cantabile


Final Stage

Brahms Piano Concerto No. 1 in d, Op. 15 /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I. Maestoso

II. Adagio

III. Rondo. Allegro non troppo


3차에서도 가와이. 빨간 베렌라이터 악보를 들고 나왔다. 따뜻하게 시작하는 모차르트. 또다시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실내악상 후보가 더 나타났나? 가와이로 모차르트를 어쩜 이리 아름답게 표현하지? 또 유럽이라고 편들기 시작! 2악장에서 피아노가 간절히 호소하면 나머지 악기들이 슬피 운다. 실내악을 가장 잘하는 것 같은데? 여기서 이미 점수 땄네... 히히히! 3악장에서는 즐겁게 노래한다. 새들이 지저귀는 것 같다. 앙~~~ 부럽고 또 부럽다... 나도 저 공연장에 있고 싶다... 나중에 모차르트 음반 기대해봐도 될까? 실내악 협연 중에 박수 소리가 가장 큰 것 같다. 바흐, 리스트, 베토벤 순이었으나 리스트 먼저 시작. 전설 2번은 마치 종교 음악 같으면서도 중세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음악으로 뭔가 스토리텔링을 선사하는 것 같다. 리스트는 유행가 같은 거라서 피아노 소나타랑 단테 소나타만 치면 된다고 레슨 시간에 배웠다. 이 사람은 리스트를 깊이 있게 해석한다. 전설 2번은 화가 슈타인레(Edward Jakob von Steinle, 1810~1886)의 그림을 바탕으로 하여 작곡한 곡이다. 작품 설명을 구글링하니 논문 일부가 나와서 발췌해봤다. 이 그림은 성 프란치스코 성인이 메시나(시칠리아섬과 이탈리아반도의 끝 칼라브리아주 사이의 좁은 해협) 해협을 걸어가는 기적을 묘사한 그림으로 이 작품을 사랑한 리스트는 이러한 회화의 내용을 다양한 피아노 어법으로 옮겨 놓았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주제는 매우 근엄하며 이 주제는 곡 전체에 끊임없이 반복되며 등장한다. 바흐 토카타도 종교 음악처럼 들린다. 처음에는 어둡게 시작했다가 중간에 밝은 한때가 나오고 다시 우울해진다. 왼손으로 지휘하듯이 움직이는데 가슴으로 간곡히 호소한다. 이번에도 작품을 하나하나 철저히 분석한 흔적이 엿보인다. 학구파 피아니스트의 면모가 느껴진다. 베토벤의 최후 소나타도 단지 감정이 가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작품에 관한 지적 탐구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모습이... 베토벤 소나타를 가장 잘 치는 것 같은데? 나 자꾸 이러면 안 되는 것 알면서도 대놓고 유럽 편파 응원 후기를 기록하고 있는데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연주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이 사람들은 경연이 아니라 그저 일본을 방문하여 공연하러 온 것 같다. 2악장에서는 눈을 지그시 감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 절절하게 마음을 움직인다. 눈물이 나올랑 말랑~ 후기 소나타면 베토벤의 귀가 이미 먼 상황인데 거기에 감정을 이입시켜 작곡가의 고뇌, 좌절, 환희 등을 녹여낸다. 32번 소나타를 자세히 공부해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준다. 베토벤은 마지막 소나타에서 천국을 꿈꿨을까? 이 대회에서 천상의 소리를 지향하는 느낌이랄까? 끝까지 집중하고 몰입하게 하는, 준결선 최고 연주를 여기서 본 것 같다. 이 대회에서 아직 독일인 우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가와이 피아노가 우승해서 3연패를 이룰까? 박수 소리가 가장 큰 것 같다. 계속 이어지는 박수 세례에 한 번 더 나와서 인사.


Intermission


(사진)


13:40

73 Yutong Sun (China) / 위통 순 (중국, 1995)

1st Stage - Yamaha

J.S. Bach: The Art of Fugue, BWV 1080 - I. Contrapunctus 1 / 바흐 <푸가의 기법> 중 제1콘트라풍크투스 - 원형(原形)의 기본주제에 의한 단순푸가

Chopin Etude in e, Op. 25 No. 5 / 쇼팽 연습곡 17번

Debussy Masques / 드뷔시 가면

Debussy L’isle joyeuse / 드뷔시 <기쁨의 섬>


2nd Stage - Yamaha

Toshiro Saruya: Division 28 for piano / 도시로 사루야 <피아노를 위한 디비전 28>

Brahms Capriccio in d, Op. 116 No. 1 / 브람스 카프리치오 작품 116-1

Prokofiev Piano Sonata No. 8 in Bb, Op. 84 /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8번

I. Andante dolce

II. Andante sognando

III. Vivace


3rd Stage - Yamaha

Mozart Piano Quartet No. 1 in g, K. 478 / 모차르트 피아노 콰르텟 1번

I. Allegro

II. Andante

III. Rondo. Allegro

Beethoven Piano Sonata No. 29 in Bb, Op. 106 "Hammerklavier"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I. Allegro

II. Scherzo. Assai vivace

III. Adagio sostenuto - Appassionato e con molto sentimento

IV. Largo - Allegro risoluto


Final Stage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 3 in d, Op. 30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I. Allegro ma non tanto

II. Intermezzo. Adagio

III. Finale. Alla breve


3차에서도 야마하. 페이지 터너 없이 아이패드를 본인이 넘긴다. 예상대로 중국 참가자 중에서 가장 높은 성적. 야마하로 모차르트의 청아함을 살리면서도 스타인웨이처럼 깊은 소리를 낸다. 2악장에서는 음 하나하나 정성을 기울이느라 손가락 끝이 아플 것 같다. 대학교 3학년 때 바흐의 이탈리안 협주곡을 배웠는데 2악장에서 손가락 끝이 아플 정도로 꾹꾹 누르라고 들었다. 3악장에서는 4개의 악기가 모여서 잔치를 여는 것 같다. 큰 대회에선 번번이 준결선에서 고배를 마신 경우인데 여기서 유럽을 하나라도 제치지 못하면 아깝게 7등이나 8등으로 떨어질 것 같다. 그러면 장려상이라도 받을까? (1997, 2000, 2003, 2006, 2009년에는 장려상이 2명에게 주어졌다.) 실내악 협연을 제외한 나머지 독주는 베토벤의 함머클라비어 소나타로만 채웠다. 이런 경우가 2017 텔아비브 루빈스타인 콩쿠르 2차에서 있었는데 지정곡을 제외한 나머지가 그랬다. 강렬하게 시작하는 베토벤 소나타 29번... 그러나 점점 들으면서 결선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굳어졌다. 생각보다 박수 소리가 크진 않다.


Intermission


(사진)


15:05

88 Sung Ho Yoo (Korea) / 유성호 (대한민국, 1996)

1st Stage - Yamaha

Schönberg Suite, Op. 25 / 쇤베르크 모음곡

I. Präludium

II. Gavotte

III. Musette

IV. Intermezzo

V. Menuett

VI. Gigue

Chopin Etude in Ab, Op. 10 No. 10 / 쇼팽 연습곡 10번


2nd Stage - Yamaha

Toshiro Saruya: Division 28 for piano / 도시로 사루야 <피아노를 위한 디비전 28>

Haydn Andante & Variation in f, Hob. XVII:6 / 하이든 <안단테와 변주곡>

Rachmaninov Piano Sonata No. 2 in b flat, Op. 36 (1931 revised version)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2번 개정판

I. Allegro agitato

II. Non allegro - Lento

III. Allegro molto


3rd Stage - Yamaha

Mozart Piano Quartet No. 1 in g, K. 478 / 모차르트 피아노 콰르텟 1번

I. Allegro

II. Andante

III. Rondo. Allegro

Schumann Kreisleriana, Op. 16 /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I. Äußerst bewegt

II. Sehr innig und nicht zu rasch

III. Sehr aufgeregt

IV. Sehr langsam

V. Sehr lebhaft

VI. Sehr langsam

VII. Sehr rasch

VIII. Schnell und spielend

Shostakovich Prelude & Fugue in Db, Op. 87 No. 15 / 쇼스타코비치 전주곡과 푸가 15번


Final Stage

Prokofiev Piano Concerto No. 2 in g, Op. 16 /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2번

I. Andantino

II. Scherzo. Vivace

III. Intermezzo. Allegro moderato

IV. Allegro tempestoso


3차에서도 야마하. 페이지 터너 없이 아이패드를 본인이 넘긴다. 1차부터 일관되게 찍지 않았으나 3차까지 올라왔다. 앞선 참가자들이 실내악을 워낙 잘해서 그런지 평범하게 들리기도 한다. 역시 모차르트는 판단이 쉽지 않다. 어지간하면 잘하는 것처럼 들리니까. 기분 탓인지 실내악은 이 시점에서 꼴찌인 것 같다. 박수 소리가 크다. 나머지 주자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인사한다. 모차르트도 그렇고 슈만도 손가락은 잘 돌리는데 심금을 울릴 만한 연주가 아니라서 유감. 2차보다 어째 더 못하는 느낌이? 2차에서 찍진 않았어도 나름 돋보였는데 3차에선 확연히 밀리는 모습. 깜냥이 여기까지인 듯. 물론 이번 대회가 역대급으로 치열하다고 느끼는데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잘했다. 2005 쇼팽 콩쿠르에서 진정한 연주자가 한 명 있고 나머지 파이널리스트 11명은 경쟁자로 비유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느끼는 게 있다면 유럽의 아티스트들에 대항하는 비유럽 경쟁자들? 쇼스타코비치까지 감상해보니 흔한 연주 중 하나라는 인상. 박수가 길게 이어지니 한 번 더 나와서 인사. 여기 참가한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고 즐거울 것 같다.


Intermission


(사진)


16:30

68 Korkmaz Can Sağlam (Turkey) / 코르크마즈 잔 살람 (튀르키예, 1999)

1st Stage - Yamaha

Granados Goyescas, Op. 11: V. El amor y la muerte. Balada / 그라나도스 고예스카스 중 5번 <사랑과 죽음 - 발라드>

Schubert/Liszt Schwanengesang, S. 560 No. 3 Aufenthalt / 슈베르트 연가곡 <백조의 노래> 중 3번 <나의 집> (리스트 편곡)

Scriabin Etude in g#, Op. 8 No. 9 / 스크리아빈 연습곡 작품 8-9


2nd Stage - Yamaha

Toshiro Saruya: Division 28 for piano / 도시로 사루야 <피아노를 위한 디비전 28>

Chopin Barcarolle in F#, Op. 60 / 쇼팽 뱃노래

Scriabin Piano Sonata No. 3 in f#, Op. 23 / 스크리아빈 피아노 소나타 3번

I. Drammatico

II. Allegretto

III. Andante

IV. Presto con fuoco


3rd Stage - Yamaha

Mozart Piano Quartet No. 2 in Eb, K. 493 / 모차르트 피아노 콰르텟 2번

I. Allegro

II. Larghetto

III. Allegretto

Händel Suite No. 3 (Set I) in d, HWV 428 / 헨델 모음곡 3번

I. Präludium

II. Allegro (Fugue)

III. Allemande

IV. Courante

V. Air & 5 variations

VI. Presto

Rachmaninov Piano Sonata No. 1 in d, Op. 28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

I. Allegro moderato

II. Lento

III. Allegro molto


Final Stage

Brahms Piano Concerto No. 1 in d, Op. 15 /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I. Maestoso

II. Adagio

III. Rondo. Allegro non troppo


3차에서도 야마하. 빨간 베렌라이터 원전판 악보를 들고나온다. 어쩔 수 없이 유럽 참가자들의 연주에 꽂힌다. 실내악상 후보가 또 등장? 실내악 협연은 다섯 손가락 안에 이미 유럽이 들어간다고 느끼는 중이라... 히히히! 현악기 주자들이 앉은 의자를 보니 예사롭지 않다. 꽤 비쌀 것 같다. 3악장에서 첫 장을 넘길 때 참가자 본인이 악보를 넘기는 건 뭐지? 페이지 터너가 타이밍을 놓쳤나? 역시나 야마하 음색을 가장 자연스럽게 낸다. 드디어 프로그램에서 바로크 음악이 나왔다. 헨델을 치는데 왜 바흐 같지? 헨델이 성악적이라면 바흐는 기악적이다. 물론 쇼팽이 성악적이라면 리스트는 기악적이라는 말을 레슨 시간에 들은 기억이 있다. 헨델을 연주할 때 레가토와 논레가토를 적절하게 섞은 것 같다. 그저 물 흐르듯이 서정적으로 흘러가는 모습. 2차에서도 그렇고 러시아 음악을 차분하게 해석하는 듯. 라흐마니노프가 풍랑처럼 과격하지 않고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는 것 같다. 보통 소나타 2번을 많이 연주해서 그런지 1번은 덜 익숙하다. 아직 1악장이 끝나지 않았는데 코에 땀이 맺혀 있다. 1악장이 3/4 정도 지나갈 때는 과거를 회상하는 것 같다. 1악장의 회상은 2악장으로 이어져 이런저런 추억에 젖게 한다. 마침내 환희에 도달하는 3악장도 예상대로 절제되고 다듬어진 센소리를 낸다. 몸은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 다른 참가자들이 본인의 체구나 파워를 보완하고자 야마하의 장점을 활용하여 자유롭게 컨트롤한다면, 튀르키예 참가자는 야마하에서 이상적인 음색을 뽑아낸다고나 할까? 아무리 개인적인 후기라도 나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대놓고 유럽 편향이라는 걸 이런 식으로 드러내야 하나 싶다. 솔직히 아시아 참가자들은 경연에서 연주하는 것 같은데 유럽 참가자들은 자꾸만 경연이라는 걸 망각하게 만든다. 유러피언은 그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 경지를 아시안이 도달하지 못한 느낌이랄까? 이전에도 유럽 아니면 우승하기 힘든 대회라는 건 익히 알지만, 이번에는 유럽의 벽이 너무나도 잘 보인다. 유럽이 금은동 싹쓸이하려나? 끝나고 박수 소리가 큰 것으로 따지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듯? 계속 환호해주니 한 번 더 나와서 인사하면서 쉬는 시간.


Intermission


(사진)


17:55

74 Manami Suzuki (Japan) / 마나미 스즈키 (일본, 2002)

1st Stage - Steinway

Haydn Piano Sonata No. 13 in G, Hob. XVI:6 /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13번

I. Allegro

II. Minuet - Trio

III. Adagio

IV. Allegro molto

Chopin Etude in Gb, Op. 10 No. 5 “Black Keys” / 쇼팽 연습곡 5번 <흑건>

Szymanowski Metopy, Op. 29: III. Nausicaa / 시마노프스키 메토프 중 3번 <나우시카>


2nd Stage - Steinway

Toshiro Saruya: Division 28 for piano / 도시로 사루야 <피아노를 위한 디비전 28>

Brahms 8 Pieces, Op. 76 / 브람스 8개의 피아노 소품 작품 76

No. 1 Capriccio in f#

No. 2 Capriccio in b

No. 3 Intermezzo in Ab

No. 4 Intermezzo in Bb

No. 5 Capriccio in c#

No. 6 Intermezzo in A

No. 7 Intermezzo in a

No. 8 Capriccio in C

Fauré Valse-caprice in Db, Op. 38 / 포레 왈츠 카프리스


3rd Stage - Steinway

Mozart Piano Quartet No. 2 in Eb, K. 493 / 모차르트 피아노 콰르텟 2번

I. Allegro

II. Larghetto

III. Allegretto

J.S. Bach: The Well-Tempered Clavier, Book II Prelude & Fugue No. 22 in b flat, BWV 891 / 바흐 평균율 2권 전주곡과 푸가 22번

Szymanowski Metopy, Op. 29: I. Wyspa syren / 시마노프스키 메토프 중 1번 <사이렌의 섬>

Schubert Piano Sonata No. 18 in G, D. 894 /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8번

I. Molto moderato e cantabile

II. Andante

III. Menuetto. Allegro moderato - Trio

IV. Allegretto


Final Stage

Beethoven Piano Concerto No. 3 in c, Op. 37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I. Allegro con brio

II. Largo

III. Rondo. Allegro - Presto


유일한 여성 세미파이널리스트로 홍일점. 3라운드의 유일한 스타인웨이 피아노인데 이 대회에서는 약세. 다른 큰 대회에서는 아무래도 스타인웨이라야 우승 확률이 높다. 빨간 베렌라이터 원전판 악보를 들고 나왔다. 20대 초반의 유망주라고 해야 하나? 이전에 유럽을 맛본 기분 탓인지 모차르트를 불과 몇 마디 시작했을 뿐인데도 흔히 보이는 연주라고 느껴지기 시작! 입상 경력도 그렇고 애초에 지지하지 않았다. 여성스러운 섬세함으로 풀어내는 모차르트이긴 하나 앞선 참가자들과 견주어 현저히 떨어진다. 스타인웨이를 선택한 진출자들이 점점 줄어들다 보니 내 귀도 야마하랑 가와이에 익숙해졌다. 3악장 마무리는 예쁘게, 인사는 다 같이. 아직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 게 보인다. 바흐 평균율은 보통 1라운드에서 칠 법한데 3라운드 레퍼토리에 있다. 모처럼 스타인웨이로 들으니 좋다. 뭔가 어두운 곡을 풍성하게 표현해준다. 딱딱하게 들릴 수 있는 것도 커버해준다. 그러나 뭔가 학생 같은 연주. 아무래도 준결선에서 꼴찌에 가까울 거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시마노프스키는 몽롱하고 신비하고 미묘하다. 메토프가 무슨 뜻인지 찾아보니 그리스의 도리스 양식인 프리즈에서 두 개의 트리글리프 사이에 낀 사각 벽면으로, 소간벽(小間壁)'이라고도 한다. 슈베르트는 모차르트보다 더 짧은 31세로 생을 마감한 작곡가로 살면서 빈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했다. 요절해서인지는 몰라도 슈베르트의 곡에는 삶의 절박함이 있다고 했다. 소나타 18번은 19~21번과 마찬가지로 나이와 경험이 있어야 할 것 같다. 1악장에서 음이 뭉개지면서 웅웅거리는 건 뭐지? 슈베르트도 여성스럽게 해석한다. 앞머리가 시야를 방해하는 것 같다. 작은 체구로 열심히 치는데 여전히 학생 같다. 혼신을 기울이나 역부족인 게 역력히 보인다. 작은 손가락을 요리조리 움직이는데 4악장 끝으로 갈수록 점점 심심해진다. 앞선 참가자들이 워낙 쟁쟁해서인지 그냥 그런 연주가 되어버렸다. 박수가 계속 잔잔하게 이어지자 한 번 더 나와서 인사. 이게 2라운드에서 쟁쟁한 참가자들을 제치고 올라온 연주인지 다소 의심스럽기도 하다.


(사진)


11 Valère Burnon (Belgium) / 발레르 뷔르농 (벨기에, 1998) - Yamaha

01 Jonas Aumiller (Germany) / 요나스 아우밀러 (독일, 1998) - Kawai

73 Yutong Sun (China) / 위통 순 (중국, 1995) - Yamaha

88 Sung Ho Yoo (Korea) / 유성호 (대한민국, 1996) - Yamaha

68 Korkmaz Can Sağlam (Turkey) / 코르크마즈 잔 살람 (튀르키예, 1999) - Yamaha

74 Manami Suzuki (Japan) / 마나미 스즈키 (일본, 2002) - Steinway


3라운드 둘째 날은 11월 24일 새벽에 하나 보고 잠들었고 25일 오후에 마저 다 봤다. 3라운드에서 첫째 날에 이어 둘째 날도 3명씩 골랐는데 참가자 명단을 보고 최종 유럽 5, 일본 1로 찍었다. 누구누구가 진출했는지 궁금함을 참아가면서 보는 게 쉽지 않았다. 결선이 열리기 전에 다 봤다면 주말에 생중계로 지켜볼 수 있었다. 이런저런 상황에 치여서 결국 결선이 끝날 때까지 생중계를 하나도 못 봤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마지막 참가자의 연주가 10분도 안 남았을 때 발표하는 동영상을 옆에 틀어놨다. 3라운드 결과를 기다리는 몇몇 참가자들의 초조함이 보인다. 그동안 힘들었는지 하품도 나오고...


(사진)


Results of 3rd Stage

05 Robert Bilý (Czech Republic) / 로베르트 빌리 (체코, 1997) - Kawai

44 Kaito Kobayashi (Japan) / 가이토 고바야시 (일본, 1995) - Yamaha

10 J. J. Jun Li Bui (Canada) / J. J. 쥔 리 부이 (캐나다, 2004) - Kawai

01 Jonas Aumiller (Germany) / 요나스 아우밀러 (독일, 1998) - Kawai

68 Korkmaz Can Sağlam (Turkey) / 코르크마즈 잔 살람 (튀르키예, 1999) - Yamaha

74 Manami Suzuki (Japan) / 마나미 스즈키 (일본, 2002) - Steinway


예상대로 오스트리아는 떨어졌다. 가장 먼저 연주해서 그럴 걸 알면서도 유럽이라고 편들었지... 엥? 가장 마지막으로 참가한 연주자는 뭐지? 홈 어드밴티지인가? 공정한 대회이니 앞으로의 잠재성을 보고 뽑았으려니 생각을... 내가 찍은 6명 중 4명 일치. 가와이 3, 야마하 2, 스타인웨이 1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이번에도 결선에서 야마하와 가와이의 우승 대결이 펼쳐지게 되었다.


체코 1

일본 2

캐나다 1

독일 1

튀르키예 1


우승 후보는 체코, 독일, 튀르키예로 좁혀졌다. 준결선에서 가장 잘한 참가자는 독일이라고 보는데? 드디어 독일이 우승할 날이 오는 건지? 1997년에 준우승까지 해본 적은 있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