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Snowman’s Autumn in Warsaw Again! Day 18 (17 October 2025)


속에 밥이 든 아란치니처럼 생긴 메뉴가 있어서 집었는데 그냥 야채 미트볼 같은 거였다. 옥수수도 있었는데 전에 크게 맛있지 않았고 국물이 튀었던 기억 때문에 굳이 집지 않았다. 아침 먹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아래로 내려가려고 해서 3층에서 내릴 예정이었던 사람을 따라 계단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 아래로 내려가려는 사람이 타는 바람에 기계가 혼동한 모양. 쇼팽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귀와 가까운 왼쪽 얼굴에 모기한테 깨물린 흔적이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서도 오른쪽 볼에 깨물린 흔적이 보였다. 며칠 전에 덥다고 문을 열어놔서 벌레가 들어왔나? 며칠 전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3층으로 올라가는데 마스크를 쓴 일본 여성(?)에게 패딩에 벌레 붙어 있다고 손으로 가리킨 적이 있었다. 폴란드 남자들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 여자에게 먼저 타라고 양보한다. 여기 사람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밤에 엘리베이터를 타면 나갈 때 잘 자라고 인사(Good Night!)도 해준다. 한국이나 이탈리아처럼 정 비슷한 게 있나?



밀린 후기를 쓰고 나서 오후 1시가 지나서 결선 진출자 발표를 유튜브로 봤다. 1시 40분쯤 청소부가 와서 문을 열어주고 늑장 부리다가 2시 20분에 외출했다. 전날 지나쳤던 KFC로 가서 메뉴를 고르다가 많이 팔리는 것으로 시켰다. 음료수는 무한 리필인데 컵을 기본으로 사야 한다. 제로 펩시 같은 건 다 떨어져서 없으니 다른 음료수를 골라서 마셔야 했다. 햄버거도 맛있고 통닭도 비비큐 치킨처럼 맛있었다.
















먹고 나서 치우고 문화과학궁전 앞으로 갔다. 나무를 빙 두른 벤치가 보였다. 4년 전과는 다른 곳이지만 오랜만에 분수대를 봤다. 시내도 공사판이라 감흥이 떨어진다. 주변을 산책했는데 10년 후에 가라는 동생 말을 들을 걸 그랬나? 난 유럽의 우승을 바라보고 온 건데 조성진 다음으로 아시아가 우승하려면 10년 이후도 힘들 거라고 내다봤었거든. 4년 전에는 호텔과 공연장이 떨어져 있었어도 여기저기 잘만 돌아다녔다. 지나가다가 구걸하려는 사람이 나한테 말을 걸어서 무시했다. 내가 잘 지내고 있다니 동생이 다행이라고 한다. 인제 안 골골거린다고 말했다. 며칠 동안 바르샤바의 날씨를 알면서도 우습게 봤던 것 같다. 감기 안 걸린다고 방심했고 전날 비 맞고 호텔로 걸어갔다가 걸릴 것 같은 조짐을 느껴서 마스크 끼고 준결선을 보면서 예방했다.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핼러윈용품을 파는 상점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며칠 전에도 도자기들이 진열된 것을 봤다.




4시 30분에 돌아와서 잠깐 침대에서 뻗는다는 게 저녁잠을 2시간 자버렸다. 공연장과 가까운 호텔로 잡은 게 신의 한 수. 제일 가까운 데에 있는데도 체력이 전과 같지 않다. 밤 8시 넘어서 외출. 피에로기 가게(GOŚCINIEC Polskie Pierogi)에 가서 먹으려다가 만두가 딱히 먹고 싶지도 않았고 베트남 식당 갈까 하다가 그냥 맞은편에 있는 일식당(Tokyo Sushi)으로 갔다. 라면 말고 우동이 더 먹고 싶었으나 메뉴에 없으니 고민하다 42즈워티 라면(Hokkaido Salmon Paitan)을 먹었다.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랑 방울토마토랑 빵 사고 호텔로 돌아오니 밤 9시 30분이 다 되었다. 냉장고가 없으니 토마토는 당일 먹었다. 밤 11시가 지나 전날 산 검은색 스웨트셔츠(229.90즈워티)가 어떤 브랜드인지 살펴본 뒤 검색(www.wearmedicine.com)하여 XL 사이즈 재고가 바르샤바의 어느 매장들에 있는지 알아냈다. 베이지색 스웨트셔츠(239.90즈워티)가 결선에서도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옷 구경도 해볼 겸. 상품의 재고는 하루에 3번 확인되며 변경될 수 있다.



01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Shigeru Kawai

06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Steinway & Sons

24 David Khrikuli (Georgia) / 다비드 흐리쿨리 (조지아) Steinway & Sons

28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Steinway & Sons

34 Tianyou Li (China) / 티앤여우 리 (중국) Steinway & Sons

39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Fazioli

41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Fazioli

50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Shigeru Kawai

58 Miyu Shindo (Japan) / 미유 신도 (일본) Steinway & Sons

66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Shigeru Kawai

76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Steinway & Sons


시게루 가와이 3, 스타인웨이 6, 파치올리 2명 진출. 이번에도 최대 12명 뽑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11명을 뽑았다. 중국계는 6명. 내가 싫어하는 이력을 지닌 일본의 아시아 쇼팽 콩쿠르 5년 연속 우승자 도모하루 우시다는 폴란드 심사위원 백이 있어도 결국 탈락했고 아무리 12세라도 2012 대구 아시아-태평양 쇼팽 콩쿠르 입상자 명단에 없는 게 맘에 걸렸던 이혁도 탈락했다. 2005년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 2015년 조성진이 1위니까 이혁의 순위는 3+1=4위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는데... 어차피 3위까지 바라진 않았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쇼팽 콩쿠르에 참가했으면 일단 1위이고 봐야 하는데 그런 이력들은 입상 후보로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걸 나한테 확실히 깨닫게 해줬다. 다신 1이라도 생각해주나 봐라 진짜!!!!! 앞으로도 금메달이고 뭐고 신나게 탈락으로 걸러야 하겠다는 생각을 단단히 굳히게 되었다. 지난 대회처럼 나는 의외로 쇼팽 콩쿠르 입상 경력이 안 보이는 참가자들을 더 선호하고 있다. 난 그런 사람들이 들려주는 쇼팽을 더 많이 느끼고 싶다.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직행한 경우 최대 2명이 결선에 진출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5명이나 진출! 폴란드는 홈 어드밴티지로 한 명 올려줬다. 4년 전에는 결선에 오를 만한 폴란드 참가자들을 심사숙고하여 골라주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바쁘기도 하고 귀찮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결선에 오르지 못한 탈락자 9명에게는 3라운드 참가 증서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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