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옆에 케이크가 있어서 두 조각 집고 옥수수도 집었다. 옥수수 먹다가 테이블에 국물이 좀 튀었다. 아침 먹고 방에서 밀린 후기 쓰다가 외출하려고 했다. 그런데 청소부가 돌아다녀서 도로 방으로 들어갔다. 혹시 물병 줄까 봐서. 12시 56분에 청소부가 문을 두드려서 Halo! 외치면서 열어줬다. 결국 아무것도 못 받았다.
오후 1시가 지나 밖으로 나가서 점심을 사먹었다. 베트남 포 가게 가려고 했는데 찾지 못하고 피에로기 가게 근처에 있는 수제버거 가게로 들어갔다. 잘 모르니 주로 어떤 걸 사람들이 먹는지 물어보고 가격표도 본 다음 햄버거(Heart Attack)를 골랐다. 감자튀김도 주문할 거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다. 제로 콜라도 시키니 유리병이라 뚜껑을 미리 따줬다. 총 60즈워티가 나왔는데 맛도 괜찮았고 양이 많아서 배불렀다. 간판만 찍는다는 게 본의 아니게 사진도 나왔는데 남자가 웃통 벗은 포스터이지 실제로 그 자리에서 먹는 사람이 아니다. 가족들이 속은 괜찮냐고 물어봐서 이상 없다고 했다. 다만 너무 졸려서 멀리 나가서 사 먹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주먹밥이나 요플레 같은 걸로 사 먹었다고 말했다.
구글맵을 켜고 쇼팽 박물관으로 향하는데 편의점에서 물과 커피를 사고 나서 어쩌다 보니 공연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번 대회 에코백을 메고 걸어가는 뒷모습이 일본 참가자 가이토 고바야시(Kaito Kobayashi) 같았는데 공연장 옆문으로 들어갔다. 매표소에서 나한테 표 끊어주셨던 아주머니가 공연장 앞을 지나가는 것도 봤다. 길거리를 돌아 다녀보니 혼다, 닛산 같은 일제 차들이 보였다.
쇼팽 박물관보다 먼저 도착한 곳은 쇼팽 음대였다. 인근에서 사진 찍는 관광객들이 보였다. 학교 앞 공원을 바라보니 좋았다. 매표소 가서 티켓을 받았는데 직원이 각각 다른 사람이지만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어느 나라냐고 물어봤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니 가방을 따로 맡기라고 했다. 여기 온 목적은 매장 방문이었다. 마침 사려던 인형이 있었는데 4년 전에 찍은 사진을 보여줘도 갈색 옷은 없다고 했다. 결국 파란 옷을 입은 프리체크(Frycek) 인형을 3개 샀는데 1개에 99즈워티라 고민이 있었다. 하나는 내가 가질 것이고 다른 2개는 선물용. 거액이라 영수증에 사인을 요구했다. 점원이 인형을 박스에서 꺼내 주는데 2개만 꺼내고 1개를 진열대에서 가져오는 것이었다. 나는 박스에 잔뜩 들은 줄 알았는데 3개가 전부라고 했다. 내 가방에 스타벅스 커피가 들어있는데 혹시 안에서 샐까 봐서 진열되어 있던 인형도 비닐에 넣어달라고 했는데 나한테 인형 상자 3개를 줬다. 공연장에서 파는 이번 대회 에코백도 사려고 했는데 일주일 전만 해도 박물관 매장에 있었던 것들이 이번에는 하나도 없었다. 여기에서 한 가지 교훈을 얻었는데 충동구매는 하지 않되 이거다 싶으면 있을 때 사야 한다. 떨어지면 기약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공연장에서도 개인적으로 하나씩 사는 것이면 몰라도 선물용으로 사려면 정확히 몇 개가 필요한지 파악해서 사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갈 때 짐이 무거워지므로 기내용 캐리어를 하나 더 준비해야 한다.
매장만 갈 것이었지만 온 김에 형식적으로 박물관을 방문했다. 입장해서 표를 보여주니 약간 찢었다. 단체 관광객들이 왔는데 영어로 설명하는 가이드가 보였다. 꼭대기 층에 올라갔는데 말 안 듣고 가방 메고 갔다가 도중에 제지당했다. 결국 그냥 내려왔다. 매장을 더 둘러봤더니 전날 공연장에서 본 퍼즐이 보였다. 2015년 우승자 조성진과 2021년 우승자 브루스 리우의 500조각 퍼즐이 있었는데 어차피 안 살 거지만 사진으로 담았다. 이제 박물관 입구를 나서는데 매장 상품들이 담긴 상자들을 나르는 택배 기사들이 보여서 두 번이나 문을 열어드렸다. 밖을 나가 보니 박물관 매장 물품들을 꺼내는 배송 차량이 보였다. 혹시 상자를 뜯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떤 상품들이 나올지 궁금해서 매장을 도로 들어가 봤는데 손님들이 아직 있어서인지 상자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3시 50분. 밀린 후기 쓰다가 7시 40분에 저녁을 먹었다. 전날 편의점에서 사둔 초콜릿-헤이즐넛 머핀, 프린스 폴로, 스타벅스 커피로 끼니 해결. 체력 소모 때문에 멀리 나가지 않았다. 밀린 후기를 쓰는데 프로그램북에서도 정보를 찾고 AAF 사이트에서 복사해둔 입상 경력까지 보충하느라 새벽이 넘어갔다. 느낌만 적으면 금방 쓸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포스팅해서 그런지 감이 많이 약해졌다. 잠을 많이 못 잤다. 다음 날 아침, 공연장 가기 전에 2라운드 합격자 발표를 봤다.
01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Shigeru Kawai
02 Jonas Aumiller (Germany) / 요나스 아우밀러 (독일) Shigeru Kawai
03 Yanyan Bao (China) / 얀얀 바오 (중국) Steinway & Sons
05 Kai-Min Chang (Chinese Taipei) / 카이민 창 (대만) Steinway & Sons
06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Steinway & Sons
07 Xuehong Chen (China) / 슈에홍 첸 (중국) Steinway & Sons
08 Zixi Chen (China) / 지시 첸 (중국) Shigeru Kawai
12 Yubo Deng (China) / 유보 덩 (중국) Steinway & Sons
16 Yang Jack Gao (China) / 양 잭 가오 (중국) Shigeru Kawai
18 Eric Guo (Canada) / 에릭 구오 (캐나다) Steinway & Sons
20 Xiaoyu Hu (China) / 샤오위 후 (중국) Fazioli
22 Zihan Jin (China) / 지한 진 (중국) Shigeru Kawai
23 Adam Kałduński (Poland)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Fazioli
24 David Khrikuli (Georgia) / 다비드 흐리쿨리 (조지아) Steinway & Sons
28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Steinway & Sons
30 Hyo Lee (South Korea) / 이효 (대한민국) Shigeru Kawai
31 Hyuk Lee (South Korea) / 이혁 (대한민국) Steinway & Sons
32 Kwanwook Lee (South Korea) / 이관욱 (대한민국) Yamaha
34 Tianyou Li (China) / 티앤여우 리 (중국) Steinway & Sons
35 Xiaoxuan Li (China) / 샤오슈앤 리 (중국) Steinway & Sons
36 Zhexiang Li (China) / 제시앙 리 (중국) Steinway & Sons
39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Fazioli
40 Philipp Lynov (Individual neutral pianist) / 필리프 리노프 (중립국 개인 자격) Steinway & Sons
41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Fazioli
44 Ruben Micieli (Italy) / 루벤 미치엘리 (이탈리아) Steinway & Sons
45 Nathalia Milstein (Francja / France) / 나탈리아 밀스타인 (프랑스) Steinway & Sons
46 Yumeka Nakagawa (Japan) / 유메카 나카가와 (일본) Shigeru Kawai
50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Shigeru Kawai
52 Piotr Ryszard Pawlak (Poland) / 표트르 리샤르트 파블라크 (폴란드) Shigeru Kawai
53 Yehuda Prokopowicz (Poland)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Steinway & Sons
54 Hao Rao (China) / 하오 라오 (중국) Steinway & Sons
55 Anthony Ratinov (USA) / 앤서니 라티노프 (미국) Steinway & Sons
58 Miyu Shindo (Japan) / 미유 신도 (일본) Steinway & Sons
60 Gabriele Strata (Italy) / 가브리엘레 스트라타 (이탈리아) Steinway & Sons
64 Tomoharu Ushida (Japan) / 도모하루 우시다 (일본) Steinway & Sons
66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Shigeru Kawai
72 Yifan Wu (China) / 이판 우 (중국) Steinway & Sons
73 Miki Yamagata (Japan) / 미키 야마가타 (일본) Shigeru Kawai
76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Steinway & Sons
81 Jacky Xiaoyu Zhang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 재키 샤오위 장 (영국) Steinway & Sons
시게루 가와이 11, 스타인웨이 24, 파치올리 4, 야마하 1명 진출. 1라운드부터 굳이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이미 내 맘속 Top 3, 즉 금은동 후보가 여기에서 정해졌다. 히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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