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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토요일

Seong-Jin Cho and Festival Strings Lucerne at the Seoul Arts Center (25 October 2010)




Preview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스위스 최고의 현악 앙상블의 첫 내한공연!
시대악기 연주 편성의 앙상블이 대세를 이루는 유럽의 실내악계에서 현대악기로 만들어내는 따사로운 스트링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에 대해 음악계는 보다 특별한 시선으로 이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특별히 이번 내한공연은 한국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실내악 레퍼토리인 비발디의 “사계”를 들고 찾아온다. 협연자로는 올해 16세의 나이로 정명훈이 극찬하고 각종 국제 콩쿠르 입상을 도맡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함께 한다.

Festival Strings Lucerne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는 1955년 루체른 음악 학교의 교수인 명 바이올리니스트 볼프강 슈나이더한이 그의 마스터 클래스 학생 가운데 우수한 멤버를 골라 결성한 앙상블이다. 다음해 루체른 음악제에 출연하여 활동을 개시하였다. 처음에는 바로크 음악을 중심으로 연주하였으나 점차 현대 음악도 다루게 되어 음악제에서는 '아르스 노바'라는 이름 아래 현대 음악으로만 이루어진 콘서트를 열게 되었다. 또한 결성 당시에는 지휘자 없이 활동하였으나 이어 바움가르트너가 지휘자로 영입되었고 1960년부터는 루체른 시로부터 조성금을 받아 한층 충실한 연주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960년 폴란드 음악제에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곳의 음악제에 초빙되어 연주 여행도 활발하다. 앙상블의 특색은 단원 전원이 슈나이더한의 제자로 통일되어 있다는 것으로서 이 때문에 앙상블의 긴밀함이 한층 더 좋은데, 이러한 특징은 바로크 음악에서는 물론 현대 음악에서 잘 나타난다. 바움가르트너의 뛰어난 통솔력으로 유럽의 중견 합주단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악단으로 위치하고 있다. 레코드로는 모차르트 플루트협주곡 전집(제임스 골웨이/CBS),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음악의 헌정’(도이치 그라모폰), 파헬벨 ‘카논’(유로디스크)가 뛰어난 연주이다. 1998년까지 루돌프 바움가르트너가 음악 감독을 맡았고 이후 아힘 피들러가 음악감독으로 취임해 소니. 웸스 클래식 레이블로 음반을 발매하고 있다. 2006년에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협연자의 특성을 맞춘 절묘한 호흡이 돋보여 미샤 마이스키(첼로), 자비에르 데 메스테르(하프), 마르틴 슈타트펠트(피아노), 안드라스 쉬프(피아노)가 이들과 즐겨 협연하며 수작의 리뷰가 쏟아지고 있다.

2010년 10월 25일 월요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Seong-Jin Cho, piano / 조성진, 피아노
Festival Strings Lucerne /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
Achim Fiedler, conductor / 아힘 피들러 지휘

Program
Liszt Malediction , S. 121 / 리스트 - 피아노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저주>

Chopin Polonaise in Ab, Op. 53 "Heroic" (encore) / 쇼팽 영웅 폴로네즈

Tschaikowsky Serenade / 차이코프스키 세레나데

Vivaldi 4 Seasons (Solist: Daniel Dodds) / 비발디 사계 (솔리스트 - 다니엘 도즈)


Review
화이트 실크처럼 부드럽고 레드 와인처럼 향기로운
2010. 10. 25(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10년은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들의 내한 공연이 유난히도 많았던 해였다. 하지만 정갈한 실내악 음악을 즐기는 클래식 팬들에게 있어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처럼 별 실속이 없는 해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그 아쉬움을 달래줄 소담스런 만찬이 준비되어 있다. 유럽 최고의 현악 합주단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가 곧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설립된 지 어언 54주년을 맞이하는 관록의 명문 체임버 앙상블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는 품위 있는 하모니를 빚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배경에는 반세기 전 이 실내악단을 조직했던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명 바이올리니스트 볼프강 슈나이더한(Wolfgang Schneiderhan, 1915∼2002)의 유니크한 음악성이 자리하고 있다. 1937년에서 1949년 사이 빈 필하모닉의 콘서트마스터를 맡았고 1938년부터 50년간 빈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한 경력으로 짐작할 수 있듯, 슈나이더한은 한마디로 빈이라는 도시의 예풍을 뿌리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예술가다. 1949년 루체른 페스티벌의 바이올린 마스터클래스 교수로 부임하며 자신의 연주법을 이수한 제자들을 하나의 앙상블로 묶은 결과가 바로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이다. 그래서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를 구성하는 현악 주자들은 확고한 실력은 기본이려니와 멤버들이 교체되면서도 오랜 전통으로 면면이 전해지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음악적 특질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다. 우아하고 정숙한 음색, 비단결 같이 부드럽고 그윽한 소릿결, 포근하고 따스한 이미지의 울림. 연륜이 짧은 타 단체들과 격을 달리하는 향기로운 표현.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레코드를 좋아하는 빈티지 애호가들이라면 1970년대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의 명반을 기억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예컨대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 및 관현악 모음곡 전곡(Eurodisc, Denon)을 들어보라. 무겁지 않은 균형 잡힌 현 앙상블과 은은한 색감의 목관이 절묘하게 융합된 연주가 실로 천하일품이다. 요제프 수크·오렐 니콜레 등 당대 최고의 달인들이 게스트로 참여하였다.

관록의 앙상블과 싱그러운 청춘의 만남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는 창단 이래 여태껏 단 두 명만의 음악감독이 재임하여 앙상블의 퀄리티를 한결같게 유지했다. 스위스 취리히 출생의 바로크 음악 지휘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루돌프 바움가르트너(1917~2002)가 1956년 슈나이더한이 결성한 이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 30년 넘는 긴 시간을 동고동락했다. 노령으로 은퇴한 그를 대신하여 1998년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태생의 아힘 피들러가 제2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하여 현재까지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를 이끌고 있다. 피들러는 모던 악기로 이뤄진 현 파트의 비브라토를 살짝 줄이는 고악기 연주법을 적절히 가미, 앙상블에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레코딩 면에서도 바흐와 오네거, 슈베르트와 베베른 등 고전과 20세기 음악을 한자리에 병치시키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는 바로크 시대와 19세기 낭만파 시대에 쓰인 실내악 음악의 걸작 두 편을 나란히 프로그램에 배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차이콥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2006년 피들러가 드보르자크 현을 위한 세레나데와 함께 녹음하여 욈스 클래식 레이블에서 음반으로 내놓았던 곡.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또한 바움가르트너가 지휘한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의 반주 위에 슈나이더한이 바이올린 솔로를 연주한 LP가 전설적인 명반(DG)이라 알려져 있어 이 곡들을 실연으로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 설레게 한다. ‘사계’의 경우 독주는 솔리스트 겸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의 콘서트마스터인 오스트레일리아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도즈가 담당한다. 그는 나탄 밀스타인이 파가니니의 손자 같다고 극찬한 연주자이다.

무대를 더욱 빛내줄 인물은 대한민국 피아노계의 앙팡 테리블 조성진이다. 1994년생이니 올해로 16세. 2008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회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 및 오케스트라 협연상 등을 동시에 거머쥐었으며, 2009년 11월에는 나이 제한이 없는 일본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에서 손위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여 세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콩쿠르는 조성진이 얼마나 비상한 재능의 소유자인지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전 세계의 명지휘자들이 그에게 관심을 표하고 있다. 노장 로린 마젤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소년의 연주를 듣고 감탄하여 미국 캐슬턴 페스티벌에 초대하였고, 정명훈은 그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연달아 협연했다.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는 리스트의 피아노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저주’를 연주할 예정이다. 가을이 한창 농익어가는 시기인 다가오는 10월 25일은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발길을 꼭 옮기리라 다짐하며 달력에 체크해둬야 할 날이다. 스위스 호반과 빈의 정취를 듬뿍 머금은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가 조성진과 함께 관객들에게 낭만의 기운을 넘치도록 선사할 터이니 말이다.
- 이영진 음악 칼럼니스트 글.


조성진은 2004년 음악춘추 콩쿠르 1위를 시작으로 2005년 음연 콩쿠르 1위, 2006년 이화경향콩쿠르 1위와 음악세계 콩쿠르 전체 대상 등 국내 주요 콩쿠르를 석권하였고, 국제적으로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회 국제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상과 함께 최연소상, 협연상, 폴로네즈상의 특별상을 거머쥐었으며, 일본에서 개최된 제14회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아카데미 콩쿠르에서도 1위에 입상하였다. 주요 연주활동으로는 금호영재콘서트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여러 차례의 독주회를 가졌으며, 러시아의 니콜라이 페트로프 재단 초청으로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서 열린 International Festival "Young Musical KREMLIN 2008"과 독일 가와이사의 초청으로 레버쿠젠, 크레펠트, 에센에서 독주회를 가졌다. 또한 마에스트로 로린 마젤의 초청으로 미국의 캐슬턴 페스티벌에서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여 전체 관객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연주하였다.


리스트의 <저주>를 준비하기까지 신수정 선생님 자택에서 연습했다고 하는데, 이때의 앙코르가 쇼팽의 영웅 폴로네즈였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조성진이 유학 가기 전에 서울예고 시절에 순수한 국내파이고 학교 수업과 병행하면서도 나이에 비해 여러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대단하다는 견해 같은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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