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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piano bachelor, piano music lover, CD collector and classical music information's translator. Also KakaoTalk character Tube mania!Naver Blog: http://blog.naver.com/neige1984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channel/UCDPYLTc4mK7dOXYTQEOiPew?view_as=subscriber

2021년 10월 18일 월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20 (17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Stage III Results

01 Ms Leonora Armellini (Italy) / 레오노라 아르멜리니 (이탈리아) - Fazioli F278

02 Mr J J Jun Li Bui (Canada) / J J 준 리 부이 (캐나다) - Kawai Shigeru EX

03 Mr Alexander Gadjiev (Italy/Slovenia) / 알렉산더 가지예프 (이탈리아/슬로베니아) - Kawai Shigeru EX

04 Mr Martín García García (Spain) /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 (스페인) - Fazioli F278

05 Ms Eva Gevorgyan (Russia/Armenia) / 에바 게보르기안 (러시아/아르메니아) - Steinway & Sons 479

06 Ms Aimi Kobayashi (Japan) / 아이미 고바야시 (일본) - Steinway & Sons 479

07 Mr Jakub Kuszlik (Poland) / 야쿠브 쿠쉴리크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08 Mr Hyuk Lee (South Korea) / 이혁 (대한민국) - Kawai Shigeru EX

09 Mr Bruce Xiaoyu Liu (Canada) / 브루스 샤오위 류 (캐나다) - Fazioli F278

10 Mr Kamil Pacholec (Poland) / 카밀 파홀레츠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1 Mr Hao Rao (China) / 하오 라오 (중국) - Steinway & Sons 479

12 Mr Kyohei Sorita (Japan) / 교헤이 소리타 (일본) - Steinway & Sons 479


결선에는 파치올리 3명, 가와이 3명, 스타인웨이 6명이 진출했다. 파이널 증서를 확보하신 12명 축하드립니다!


결국 시몬 네링은 3라운드에서 맨 처음 나온 걸 극복하지 못하고 불안한 연주를 선보인 끝에 떨어졌다. 이래서 아르세니 문이 3차까지라도 버텨줬으면 했는데... 사실 나도 네링이 맨 처음에 나와서 뭔가 불길했다. 지난 대회에서 가장 먼저 연주한 사람들이 결선이 되기 전까지 떨어져나간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아이미 고바야시는 독기로 결국 결선에 또 올라가고. 이렇게 네링은 폴란드가 차려준 밥상을 엎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기된 거지만) 작년에 열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고... 오페라 극장에 어떻게든 가려던 계획은 무산되었다. 내가 일부러 이틀 연속 발품 팔아서 쇼팽 박물관에 가서 다시 물어보고 그랬는데... 티켓팅을 대신 해줬던 동생과 한국 시간으로 아침에 얘기했다. 어차피 못 가게 된 오페라 극장 안 가도 된다고. 네링한테 폴란드를 우승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나보다. 나도 내 블로그에서 너무 떠들었고. 그래도 나한테 쇼팽다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고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자로서 앞으로 잘 되길 바라... 음반 두 장 산 것도 나중에 공부해줄게~ 폴란드에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꿈은 이뤘잖아! 폴란드에 쇼팽 콩쿠르 말고 다른 콩쿠르 우승도 하나 선사해줬잖아! 결국 난 이렇게 한 번 더 쥐구멍에 들어간다.


다닐 트리포노프처럼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에 이어 다른 큰 대회 우승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참 힘든가보다. 동생이 남은 대회 즐기고 오라고 위로해준다. 이번 대회는 우승자가 없으려나 싶기도 하고... 우승하지 못한 나라는 스페인, 캐나다, 일본. 가지예프가 아무리 하마마쓰 콩쿠르 1위라고 해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어떻게든 3위를 받아내지 못해서 1위까지 편들기가 힘든 입장. 이탈리아가 이미 우승해본 나라라는 것과 함께 이중 국적이라는 것도 걸리고. 브루스는 네링이 우승했던 2017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파이널리스트로 남았고. 마르틴은 2021 루빈스타인 콩쿠르 1차 탈락. 이혁은 하마마쓰 콩쿠르 3위인데 결선에 올라갔으니 3위나 4위를 받아낼 수 있다. 네링의 모습에서 2019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의 말로페예프가 떠오르기도. 주최 측에서도 어떻게든 네링을 결선에 올리려고 했을 텐데... 이번 대회에서 한 명의 연주라도 더 볼 수 있게 된 걸 즐겨야 하는 걸까? 결국 네링에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못 본 네링의 연주를 여기에서 볼 수 있게 된 걸 감사해야 하는 건지도. 여기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끝은 아니니까 내던 음반 잘 내고 연주 여행도 여기저기 즐겁게 다녔으면 좋겠다.



일찍 일어나서 졸려서 쉬다가 점심이 지나서 외출했다. 기분을 추스르는 게 필요했다. 6년 전에 울적했던 기억도 떠오르고... 전날에는 가족들과 대화하면서 내 블로그에서 허락도 없이 퍼가다가 이웃 끊어진 사람의 얘기가 나왔는데, 동생이 나보다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라고 하더라고... 어차피 나한테는 떡이 없는 존재이고 나보다 안 된 사람이라 생각하려고 노력 중. 그 사람이 자꾸만 떠올라서 1라운드 연주에 이틀 동안 집중되지 않았고, 마음의 상처는 1라운드가 지나가면서 많이 아물었으나 준결선이 끝나고 나니 네링에 대한 생각이 밀려왔다. 2년 동안 기다린 여행이 즐거워야 하는데 대회 시작한 다음날부터 우울해하니까 가족들도 걱정했다. 엄마랑 대화하면서 정신 차렸다. 네링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니 피아니스트 원재연이 이번 대회를 보러 왔나보다. 폴란드 출신이라는 부담감과 함께 컨디션 난조라고 했다. 사실 나도 1라운드부터 네링이 콩쿠르 생활을 다시 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한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지난 대회에서는 연주에 꽂혀서 응원하게 만들고 이번 대회에서는 입상 경력에 의해 할 수 없이 편들게 만들고... 이번 대회에서 쇼팽 스페셜리스트이자 내가 존경하는 거장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루빈스타인이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연주하던 영상도 떠올려보면서 네링이 이 곡을 연주한다면 어떨까 상상도 해보고... 이제 결선을 봐야 하는데 볼 맛이 안 난다. 그렇다고 치열한 티켓팅으로 구한 걸 양도하긴 싫고! 우승까진 아니더라도 준비한 걸 다 보여줬으면 하는 마지막 한 가지 바람이 깨졌다. 이제 결선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 그동안 맘에도 없으면서 우리나라라고 억지로 응원하면 병난다고 신나게 외국인 응원했는데 마음을 비워야겠다. 폴란드는 5로 끝나는 해에 우승했지 0으로 끝나는 해에는 우승하지 않았다.






























Łazienki Palace

오후 1시 30분이 넘어 프런트에 내 빨래와 함께 가져왔던 옷걸이를 건네주고 와지엔키 궁전을 향해 30분 걸어갔다. 궁전 내부까지 들어가진 않았다. 잠시 들어갔다가 도로 나왔다. 가는 길에 놀이터도 있고... 만화에서나 볼 법한 작은 나무를 봤다. 안에 들어가서 애들이 놀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유모차를 놓고 앞에 있어서 찍기가 뭐했다. 얼굴은 안 나와서 다행. 궁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바르샤바 왕궁에 이어 여기에서도 거리의 악사를 봤다. 그때는 반주 음악을 틀어놓고 연주했지만 이번에는 무반주로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산책하다 3시가 되기 전에 와지엔키 공원으로 향했고 4.5즈워티 딸기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여기에서 가지고 있던 동전을 썼다. 결선이 끝나면 이틀 비는데 마지막 하루는 쇼팽 생가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은 유튜브로 갈라 콘서트 및 시상식을 보고 그 다음날에 찾아가기로 했다. 버스 타는 방법을 몰라서 택시비가 깨지겠지만. 4시 넘어 호텔로 가서 쉬다가 7시에 쇼팽의 심장이 잠들어있는 성 십자가 성당으로 출발했다. 30분에 들어가니 미사가 진행 중이었다. 원래 8시에 문 닫는다. 바깥에서 거리의 악사를 또 봤다. 배고파서 근처의 맥도널드로 갔다가 도로 왔다. 키오스크에서 막혀서 먹으려다 말고 그냥 나왔다. 폴란드는 건물이 옆으로 넓어서 사진 찍을 때 뒤로 가지 않으면 화면에 다 담기가 힘들다.






Holy Cross Church

8시 30분에 성당으로 돌아오니 앉을 자리가 없었다. 프로그램 북과 뉴스레터를 나눠줬다. 서서 봐야 하니 벽에 기대서 봤다. 모차르트 레퀴엠은 쇼팽이 장례식에서 들려달라고 했던 곡. 도입부를 들으면서 영화 <아마데우스>가 떠올랐다. 모차르트에게 점점 드리우는 죽음의 그림자... 평소에 모차르트 레퀴엠을 좋아해서 음반으로도 몇 장 모았다. 모차르트는 라크리모사의 첫 8마디를 작곡하다가 죽어서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고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가 남긴 스케치를 토대로 완성했다. 영화에서는 살리에리가 받아 적는 걸로 나오지만. 밤 9시부터 유튜브로도 생중계되었지만 나한테는 카타르시스를 위해서도 직접 오는 게 필요했다. 이렇게 레퀴엠 공연을 실제 공연장이 아닌 성당에서 보게 되었다. 쇼팽의 기일은 10월 17일. 다음날에는 결선이 열린다. 10시에 모차르트 레퀴엠 공연 끝나고 호텔로 가려다가 맥도널드로 도로 왔다. 키오스크 헤매다가 10분 만에 성공! 샐러드에 드레싱을 안 치고 먹었더니 맛이 없었다. 먹고 나서 호텔로 돌아오니 밤 11시가 되었다.

2021년 10월 16일 토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19 (16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Stage III Day 3

이제 3라운드 마지막 날! 하루 쉬면 결선이 다가온다. 커피가 아니면 졸려서 공연장으로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커피를 샀다. 이제 지난 대회 파이널리스트 3명의 운명이 결정되는데도 의외로 덤덤하다. 2라운드에서는 슬퍼질지도 모른다고 해놓고선.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접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어서 지난 대회들의 정보로는 안 되고 새로 구축해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쇼팽 콩쿠르에 대해 배우는 중. 10시에 홀로 들어가기 전, 연주 중일 때 쨍그랑거리는 물체의 정체를 깨달았다. 누가 코트나 짐을 맡길 때 받는 쇠로 된 번호표를 입구에서 떨어뜨릴 때 그런 소리가 났다. 난 그걸 아예 가방 앞주머니에 넣고 본다.



Session 1

10:00

17 Nikolay Khozyainov (Russia) / 니콜라이 호지아이노프 (러시아) - Steinway & Sons 479

1992년 7월 17일 → 29세


Nocturne No. 13 in C minor, Op. 48 No. 1 / 녹턴 13번


3 Mazurkas, Op. 59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9

No. 1 in A minor

No. 2 in A flat major

No. 3 in F sharp minor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 전주곡 작품 45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그냥 보면 결선에 갈 것 같지만 2010년처럼 협주곡 1번이라 기회를 줄지가 의문. 어차피 1위나 2위 아니면 안 되는 유형. 소나타 3번 1악장에서 중간에 느려지는 건 뭐지? 2010년 참가자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나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 직관하면서도 2010년 대회가 가장 좋은가보다. 입상 여부를 떠나 나중에 잘된 연주자들을 가장 많이 배출하기도 했고.



11:00

18 Su Yeon Kim (South Korea) / 김수연 (대한민국) - Steinway & Sons 479

1994년 6월 4일 → 27세


Fantasy in F minor, Op. 49 / 환상곡


4 Mazurkas, Op. 24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24

No. 1 in G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B flat minor


Tarantella in A flat major, Op. 43 / 타란텔라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연주만 볼 때 결선에 오를 것 같지만 도쿄 아시아 쇼팽 콩쿠르 1위에서 믿고 거른다. 결선에 가도 나이 때문에 파이널리스트로 남을 것. 오랜만에 타란텔라를 감상해서 반가웠다. 소나타 3번 4악장을 끝내는 마지막 음을 누르자마자 박수가 터져 나온다.



12:00 Intermission


갈라 콘서트 둘째 날과 셋째 날을 오프라인으로 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이 별로라서 미련이 없거든. 다만 첫째 날은 오페라 극장에서 대통령의 시상식이 있어서 보고 싶었던 거고. 쉬는 시간에 잠깐 프로그램 북을 펴봤다. 마침 네링이 나왔는데 비드고슈치 음악원에서 이번 대회 심사위원장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의 제자. 미국으로 잠깐 유학 가서 예일대학교에서 보리스 베르만을 사사했는데 계속 공부하는 줄은 잘 모르고 있었다. 네링의 프로필을 연주자로서 2020년에 쓰려다가 쇼팽 콩쿠르 참가 때문에 안 쓰게 되었으니까. 카타지나는 불가리아 태생으로 폴란드에 시집 와서 귀화한 경우인데 2005년 우승자인 라파우 블레하치를 길러낸 스승! 당시에는 심사위원으로 안 나왔고 2010년부터 나왔으며 2015년부터 심사위원장. 난 네링이 크라쿠프에서 계속 거주 중인 줄 알았다.


12:20

19 Aimi Kobayashi (Japan) / 아이미 고바야시 (일본) - Steinway & Sons 479

1995년 9월 23일 → 26세


4 Mazurkas, Op. 30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0

No. 1 in C minor

No. 2 in B minor

No. 3 in D flat major

No. 4 in C sharp minor


24 Preludes, Op. 28 / 24개 전주곡

No. 1 in C major

No. 2 in A minor

No. 3 in G major

No. 4 in E minor

No. 5 in D major

No. 6 in B minor

No. 7 in A major

No. 8 in F sharp minor

No. 9 in E major

No. 10 in C sharp minor

No. 11 in B major

No. 12 in G sharp minor

No. 13 in F sharp major

No. 14 in E flat minor

No. 15 in D flat major (Raindrop) / 빗방울

No. 16 in B flat minor

No. 17 in A flat major

No. 18 in F minor

No. 19 in E flat major

No. 20 in C minor

No. 21 in B flat major

No. 22 in G minor

No. 23 in F major

No. 24 in D minor


연주에 엄청 독기를 품었다. 어떻게든 다시 결선에 가려는 필사적인 의지! 네링은 마음이 여린 거니? 그런데 아이미는 정말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에도 협주곡 1번이라 결선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인데? 재수생한테 주어진 결선 시드는 1~2장뿐인데? 2005년 2명, 2010년 2명, 2015년 1명이었는데 2015년에는 재수생 입상자의 맥이 끊겼다.



13:20

20 Mateusz Krzyżowski (Poland) / 마테우쉬 크지조프스키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999년 3월 6일 → 22세


3 Mazurkas, Op. 56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24 Preludes, Op. 28 / 24개 전주곡

No. 1 in C major

No. 2 in A minor

No. 3 in G major

No. 4 in E minor

No. 5 in D major

No. 6 in B minor

No. 7 in A major

No. 8 in F sharp minor

No. 9 in E major

No. 10 in C sharp minor

No. 11 in B major

No. 12 in G sharp minor

No. 13 in F sharp major

No. 14 in E flat minor

No. 15 in D flat major (Raindrop) / 빗방울

No. 16 in B flat minor

No. 17 in A flat major

No. 18 in F minor

No. 19 in E flat major

No. 20 in C minor

No. 21 in B flat major

No. 22 in G minor

No. 23 in F major

No. 24 in D minor


2018년 쇼팽 국내 대회 1위 및 2020년 세미파이널리스트라 믿고 거른다. 여기에서 이 대회 출신들의 한계(3라운드가 끝)를 딱 드러냈다. 전주곡 연주하는 게 반갑긴 한데 폴란드 피아니스트들의 프렐류드 녹음은 솔직히 나한테 익숙하지 않다. 폴리시는 주로 왈츠, 마주르카, 폴로네즈 같은 장르를 선호하더라고. 미스터치가 나면 잔향에 묻혀서 소리가 지저분해지니 차라리 페달을 잠깐 끊어주는 게 낫다고 레슨 시간에 배웠는데 어쩌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 전주곡 12번까지 점수를 까먹고 후반으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 이번 대회 본선에 프랑스 참가자들이 하나도 없는 게 아쉬운 마당인데 기분 탓인 건지? 난 프렌치랑 러시안의 쇼팽 프렐류드를 되게 사랑하는데!



14:20 Intermission


오전 세션이 끝나고 쇼팽 박물관으로 다시 갔다. 인터넷으로 하다가 첫 번째 갈라 콘서트를 놓쳤다고 종이에 써서 보여줬다. 21일에 오페라 극장으로 가서 줄 서면 되냐고 물어봤다.


I failed to buy a Gala Concert Ticket on 15 October via Internet. I know it is hard to get a ticket of first gala concert. I want to know where I can buy a ticket. I need to line up at the box office of Teatr Wielki - Polish National Opera (Teatr Wielki Opera Narodowa) on 21 October?


결국 매진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럴 줄 알았지만... 쇼팽 박물관 근처에 있는 베트남 쌀국수 포(Pho) 가게로 왔는데 식탁으로 가져가다가 국물을 좀 흘렸다. 공연장으로 돌아가면서 나폴레옹 동상을 봤다. 쇼팽 콩쿠르 중계하는 방송국 앞이었네? 나폴레옹은 폴란드 입장에서는 영웅이더라고. 3라운드 마지막 날에도 표를 사려고 줄 서는 사람들이 많다. 홀에서 빈자리를 찾기 힘들어졌다.





Session 2

17:00

21 Jakub Kuszlik (Poland) / 야쿠브 쿠쉴리크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996년 12월 23일 → 24세


Fantasy in F minor, Op. 49 / 환상곡


4 Mazurkas, Op. 30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0

No. 1 in C minor

No. 2 in B minor

No. 3 in D flat major

No. 4 in C sharp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내가 심사숙고해서 고른 폴리시 파이널리스트 후보. 1차까지 맘에 안 들더니 2차에 이어 3차에서도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네링과 손잡고 결선에 갈 것인가?



18:00

22 Hyuk Lee (South Korea) / 이혁 (대한민국) - Kawai Shigeru EX

2000년 1월 4일 → 21세


Variations on "Là ci darem la mano" from Mozart's "Don Giovanni" in B flat major, Op. 2 /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자, 서로 손을 잡고>(라 치 다렘 라 마노)에 의한 변주곡


4 Mazurkas, Op. 17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17

No. 1 in B flat major

No. 2 in E min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A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변주곡을 들으면서 쇼팽의 폴란드 시절에 잠긴다. 내 취향은 아닌 연주. 소나타 3번 4악장에서 모든 걸 터뜨린다. 마지막 음을 누르자마자 사람들이 브라보를 외치면서 박수를 터뜨린다. 가와이로 결선 가려나? 하마마쓰 콩쿠르 3위가 쇼팽 콩쿠르 결선에 진출하면 3위 아니면 4위를 받아낼 수 있다. 그런데 하마마쓰 입상자 3위가 쇼팽 콩쿠르 결선에 간 사례는 없고 참가하는 것도 이혁이 처음! 하마마쓰 1, 2, 4위가 쇼팽 콩쿠르에 진출하여 1, 3, 4, 5위에 입상했다. 하마마쓰 콩쿠르 4위 밑으로는 쇼팽 콩쿠르에 입상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사람들을 냉정하게 봤더니 본인들이 알아서 삽질해줬다. 난 이혁이 대구 아시아-태평양 쇼팽 콩쿠르에 참가한 경력을 알고 있어서 입상이 아닐 거라고도 보는데? 거기에서 우승해도 탈락으로 생각하는 마당이라서!



19:00 Intermission


마지막 참가자를 앞두고 기침이 심해졌다. 감기약을 1일 2회 먹고 있지만 밤에도 호텔에서 기침에 시달린다. 다행히 마지막 연주가 시작되기 전에 진정되었다.


19:20

23 Bruce Xiaoyu Liu (Canada) / 브루스 샤오위 류 (캐나다) - Fazioli F278

1997년 5월 8일 → 24세


4 Mazurkas, Op. 33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3

No. 1 in G sharp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D major

No. 4 in B minor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Variations on "Là ci darem la mano" from Mozart's "Don Giovanni" in B flat major, Op. 2 /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자, 서로 손을 잡고>(라 치 다렘 라 마노)에 의한 변주곡


당 타이 손의 제자. 정말 잘하는데 왜 갑자기 내 취향이 아닌 거지? 루빈스타인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도 봤지만 다 아니긴 했다. 변주곡 마지막 음에서 박수가 바로 터져 나온다. 이렇게 3라운드가 끝났다.



3라운드에서도 결과 발표를 보지 않고 곧장 호텔로 갔다. 호텔이 가까워지자 편의점에서 커피와 음료수를 샀다. 자꾸 졸려서 커피에 의존하게 된다. 한 3일 연속으로 밤마다 기침에 시달린 것 같다. 치안은 좋지만 감기가 독해서 바르샤바에서 지내는 게 쉽지 않다. 이제 홀 앞의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선물은 다 샀다. 엄마가 음표와 높은음자리표가 그려진 검은 우산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하나 사고 쇼팽 인형도 기념으로 사고. 앞으로 사고 싶어도 홀에 갈 날이 3일 남았다. 폴란드 물가가 우리나라의 1/4로 싸다고 해도 기념품은 싼 게 아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처음에는 커다란 개가 보이면 무서웠는데 이제는 거부 반응이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정말 무서워서 덜덜 떠는데 폴란드에서는 잘 길들인 건지 사납지 않고 온순하게 잘 지나간다. 나머지 참가자들의 연주를 보면서 3라운드 맨 처음에 나와서 연주한 네링의 불안했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서 3일 동안 속 터졌다. 나도 그런 부담감은 이해하는데, 다들 자긴 처음이 아니라고 편하게 연주하는 모습이었다.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18 (15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Stage III Day 2

식당에서 실수로 사과 주스를 두 잔 떴다. 나중에 약 먹을 때 같이 먹으니 싱거웠다. 아마 내가 사과 주스를 따를 때 원액이 바닥났나보다. 물맛에 가까웠다. 폴란드 시간으로 12시면 갈라 콘서트 첫째 날 예매하는 순간! 동생에게 부탁을 했다. 그러면서 공연장으로 향했다. 1층에서 코로나19 예방 접종 완료 증명서와 티켓을 검사하고 들어가는데 2층 화장실 문턱에서 표를 흘린 줄 알았다. 그래서 내 표를 검사한 사람한테 티켓을 잃어버렸다고 하면서 이동 동선을 알려줬다. 그분이 같이 찾아줬는데 다행히 내가 표 뭉치를 넣어둔 비닐에 있었다. 3층 홀 앞에서 또 검사하니까.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니깐 좋은 하루 보내라고 했다. 이게 나한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에 대한 암시였나 보다. 거의 매일 다니던 시내에서 트램과 버스를 보곤 했는데 며칠 후면 더 이상 보지 않게 되니 사진으로 담았다.





Session 1

10:00

09 Leonora Armellini (Italy) / 레오노라 아르멜리니 (이탈리아) - Fazioli F278

1992년 6월 25일 → 29세


Polonaise-Fantasy in A flat major, Op. 61 / 환상 폴로네즈


4 Mazurkas, Op. 41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41

No. 1 in E minor

No. 2 in B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C sharp minor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결선에 가도 나이가 있고 1등 아니면 안 되는 유형이라 파이널리스트로 남을 것 같다. 소나타 2번 3악장 <장송 행진곡>에서는 중간에 서정적인 선율이 나오는데 우리가 사랑했던 시절이 있었지 하면서 쇼팽이 회상하는 내용. 이후 죽음의 그림자가 더 크게 다가온다.



11:00

10 J J Jun Li Bui (Canada) / J J 준 리 부이 (캐나다) - Kawai Shigeru EX

2004년 6월 10일 → 17세


Ballade No. 2 in F major, Op. 38 / 발라드 2번


4 Mazurkas, Op. 24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24

No. 1 in G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B flat minor


Rondo à la mazur in F major, Op. 5 / 마주르 풍의 론도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심사위원 당 타이 손의 제자. 가와이로 결선 가려나? 난 결선에서 가와이 피아노 보는 걸 굳이 바라지도 않는데... 여기까지 보든지 아니면 준 리 부이 나오기 전에 어떻게든 쇼팽 박물관으로 가야 했다.



12:00 Intermission


점심에 매장에서 텀블러, 에코백, 하얀 쇼팽 티셔츠를 샀다. 내가 선물에 정신 팔렸나보다. 동생에게서 10분 동안 먹통이라는 소식을 카카오톡을 통해 전달받았다. 매진이라면서 한국 시간으로 저녁 7시 1분부터 박물관 매표소 가서 문의하라고 뜬다는 것이다.


12:20

11 Michelle Candotti (Italy) / 미쉘 칸도티 (이탈리아) - Steinway & Sons 479

1996년 5월 18일 → 25세


Ballade No. 2 in F major, Op. 38 / 발라드 2번


Scherzo No. 2 in B flat minor, Op. 31 / 스케르초 2번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3 Mazurkas, Op. 59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9

No. 1 in A minor

No. 2 in A flat major

No. 3 in F sharp minor


심사위원 드미트리 알렉세예프의 제자. 발라드 2번에서 이미 결선이 어려울 것 같았다. 괜히 봤다고 생각하면서 여기까지 보고 나갔다. 안 될 걸 알면서도 10분 걸려서 쇼팽 박물관으로 걸어갔으나 2분 만에 매진이라고 했다. 아침부터 줄을 서든지 아니면 첫 번째 참가자만 보고 나가든지 하는 게 정답이었다. 결선보다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사실 콩쿠르 전체 티켓 집는 것도 PC방에서 한 10분 넘게 걸렸는데... 이왕 이렇게 된 것 직관이 네링한테 달렸다. 내가 욕심이 과했나보다. 조성진 오프닝 콘서트부터 시상식까지 보려는 욕심이 지나쳤다. 사실 네링의 결선 진출 여부를 떠나서 오페라 극장에서 다신 보기 힘들 피아노 공연이라 가보려고 했던 것. 2010년 쇼팽 탄생 200주년 기념 입상자 갈라 콘서트에서 파란 배경의 무대가 예뻤거든. 새벽부터 오페라 극장 매표소 앞에서 줄 서야 하나? 그날 조식 신청은 안 했다. 10월 15일에 갈라 콘서트 티켓팅이 있으니 되면 먹겠다고 했다. 호텔로 가서 잠시 쉬면서 유튜브로 스케르초 2번부터 봤다. 동생한테 2분 만에 매진이었다고 얘기하면서 폴란드가 이번에 네링을 우승시키려고 밥상 차려주는 거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3라운드 연주가 유튜브로도 불안했다면서 네링이 밥상 엎게 생겼다고 말했다. 동생이 그래도 콩쿠르 다 보는 게 어디냐고 위로해줬다. 나만큼 본 사람이 몇이나 되냐고 하면서. 새벽에 우버 택시 신청해서 나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네링의 연주는 나한테 마력이 있나보다. 콩쿠르 밖에서는 아쉽지만... 그래서 지난 대회에서 끌렸던 건데 이번 대회에서도 쥐구멍을 찾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 사실 갈라 콘서트는 연주에 좀 맥이 빠질 수도 있다. 콩쿠르 같은 긴장감이 풀리니까. 칸도티의 연주를 유튜브로 보니 소나타 2번 1악장에서도 결선은 아니란 게 보인다. 새벽부터 줄 서고 있었으면 차라리 앞에 두 명 놓치고 뒤에 두 명을 볼 수 있었다. 크게 중요한 참가자들도 아닌데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려는 욕심이 지나쳤다. 난 지난 대회에서 먼저 연주할 성을 추첨했을 때 B가 나왔고 C인 조성진이 우승해서 이번에는 M이 먼저 연주하고 N인 네링이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고는 기댈 데가 없다. 홀에서 물건 사면서 받았던 진저브레드 2개를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찰떡파이 느낌? 벤치에 앉아서 커피 마시면서 먹다가 호텔로 가서 못 본 연주를 마저 보면서 잠시 쉬었다. 호텔로 가보니 빨래 부탁한 것이 방에 놓여 있었다.




13:20

12 Yasuko Furumi (Japan) / 야스코 후루미 (일본) - Steinway & Sons 479

1998년 2월 5일 → 23세


Rondo in E flat major, Op. 16 / 론도 작품 16


3 Mazurkas, Op. 59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9

No. 1 in A minor

No. 2 in A flat major

No. 3 in F sharp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도쿄 아시아 쇼팽 콩쿠르 파견 부문 입상자라 믿고 거른다. 지난 대회에서는 1차. 어차피 2차에서 안 될 것 같았으나 3차까지 올라왔고 여기가 끝일 것 같다. 호텔에서 노트북 켜놓고 유튜브로 봤다. 론도를 들어보니 폴란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곡을 표현하는 게 한편으로는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쇼팽의 작풍이 무르익은 프랑스 시절을 더 사랑하지만.



14:20 Intermission


호텔에서 못 본 참가자 두 명을 마저 보고 4시 10분이 지나 프런트에서 빨래 비용을 지불하고 공연장으로 걸어갔다. 비용이 646즈워티로 20만 원 가까이 나왔다. 이래서 빨래 세제 사서 손빨래를 한다든지 근처에 있는 빨래방을 알아보라고 하는 건가보다. 어쩐지 빨래가 너무 깨끗하게 배달되어 있었다. 평소에는 내 발음 못 알아듣더니 이날은 직원이 엄청 잘 알아듣고 거액을 긁었다. 옷은 다섯 벌 정도밖에 안 되는데 속옷과 양말 포함해서 양이 늘어나 있었다. 속옷과 양말의 개수를 세어보고 중간에 할 걸 그랬나보다. 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2라운드 끝나고 겨우 요청했다. 4시 30분에 홀에 도착하여 들어가기 전에 일본 참가자 소고 사와다를 봤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왜소한 체구이기도 해서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이후 3층 홀에서도 봤다. 오페라 극장 갈라 콘서트에서 가장 비싼 티켓이 600즈워티인데 결국 나는 이 돈을 빨래 비용으로 쓴 셈이 되었다.



Session 2

17:00

13 Alexander Gadjiev (Italy/Slovenia) / 알렉산더 가지예프 (이탈리아/슬로베니아) - Kawai Shigeru EX

1994년 12월 23일 → 26세


Polonaise-Fantasy in A flat major, Op. 61 / 환상 폴로네즈


3 Mazurkas, Op. 56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환상 폴로네즈는 네링보다 잘 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주르카에서 아니다 싶었다. 소나타 2번도 거칠고 자의적인 해석. 가와이 고를 때부터 알아봤다. 조성진이 지난 대회에서 우승한 것 때문에 이번에도 하마마쓰 콩쿠르 1위에게 연속으로 우승을 내주지 않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어차피 네링 때문에 2위까지만 편들 수 있었다. 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3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쇼팽 콩쿠르 우승이 어렵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거든. 그 반대로 봐도 마찬가지인데,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손열음이 러시아 편향인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해도 냉정하게 우승에 대해서는 다닐 트리포노프를 편든다. 하마마쓰 콩쿠르보다 당연히 루빈스타인 콩쿠르가 우위. 난 가지예프가 3차에서 탈락해도 전혀 놀랄 게 없다. 내가 볼 때 가지예프한테 쇼팽 콩쿠르는 한 번 거쳐 가는 것이지 종착역이 아니다. 이중 국적은 큰 대회 우승으로 이어지기 힘든 것도 있고. 네링은 준 리 부이도 가와이고 가지예프도 가와이인데 왜 본인한테 유리한 위치를 불안하게 만드니? 처음에는 후기에 그냥 스타인웨이라고 적었다가 네링 때문에 어떤 모델인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가지예프가 환상 폴로네즈 연주하는 걸 보면서 전날의 네링에 대해 속 터졌다. 네링은 이 곡을 2라운드에서 연주했지만. 네링한테 나 쥐구멍 좀 빠지지 않게 해달라고 사정해야 될 판이다.


전에 쇼팽 콩쿠르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를 동급으로 보기도 해서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니... 둘 다 나간 사람들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둘 중의 하나라도 말아먹으면 다른 하나는 우승할 수 없다. 그래서 가지예프가 아무리 하마마쓰 콩쿠르 1위라고 해도 쇼팽 콩쿠르 우승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오디션에서 탈락하여 1차에 못 나오고 2019년에는 재도전하였으나 2차에서 탈락하여 결선에 못 나왔다. 네링은 2015년부터, 가지예프는 2016년부터 챙기고 있었다.


내가 우리나라 참가자들을 응원하고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위주로 관심이 있었다면, 난 오히려 콩쿠르에 대해서 어떤지 잘 몰랐을 것 같다. 그러면 후기도 우리나라 위주로 대충 쓰고 다른 나라는 설렁설렁 쓰고 말았겠지... 해외 연주자 팬질이 든든한 내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고 나한테 클래식 음악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걸 알게 해줬다. 그래서 본인 맘이지만 조성진만 팬질하지 말고 다른 해외 연주자를 한 명이라도 선정해서 팬질을 같이 해보라는 것. 내가 조성진 팬이라면 맨날 조성진만 찾는다고 떡이 나오지 않는다.


사람 일은 알 수 없어서 새옹지마! 방구석 1열에서 쇼팽 콩쿠르 후기를 달릴 줄 알았더니 직관하고 있다. 어차피 쇼팽 콩쿠르를 예매하기 전에 어떤 참가자들이 나오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난 대회에서 조성진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고 갔던 사람들이 조성진이 우승하는 장면을 지켜봤듯이 나는 이번 대회에서 네링의 참가 여부를 알 수 없었지만 네링을 보러 날아가서 응원하고 있다.



18:00

14 Avery Gagliano (USA) / 에이버리 갈리아노 (미국) - Steinway & Sons 300

2001년 7월 15일 → 20세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3 Mazurkas, Op. 56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Scherzo No. 2 in B flat minor, Op. 31 / 스케르초 2번


1차에서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으나 3차까지 올라왔다. 2020 마이애미 쇼팽 콩쿠르 우승자에 대한 예우인 건지? 여기까지 올라온 게 신기할 정도. 어차피 입상 경력이 워낙 없어서 결선까지 생각해주긴 힘들다. 스케르초 2번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박수.



19:00 Intermission


물 좀 잠시 마시려고 2층에 가니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점심이고 저녁이고 홀에서 사먹는 것도 일이다. 그래서 차라리 오전 세션이 끝나면 점심 겸 저녁을 사먹는다. 감기약도 먹어야 하니까.


19:20

15 Martín García García (Spain) /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 (스페인) - Fazioli F278

1996년 12월 3일 → 24세


24 Preludes, Op. 28 / 24개 전주곡 발췌

No. 17 in A flat major

No. 19 in E flat major

No. 23 in F maj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3 Mazurkas, Op. 50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0

No. 1 in G major

No. 2 in A flat major

No. 3 in C sharp minor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 전주곡 작품 45


Waltz No. 4 in F major, Op. 34 No. 3 / 왈츠 4번 <고양이 왈츠>


G로 시작하는 성에는 흥미로운 참가자들이 있다. 2021 클리블랜드 콩쿠르 우승자로서 자연스럽게 본선을 앞두고 기권하는 수순을 밟을 것 같았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콩쿠르 생활을 연장했다. 다음 라운드 진출과 상관없이 무대를 즐기는 모습. 폴란드를 우승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은 네링보다 낫다. 결선에서도 보고 싶지만 여기까지 우승 기념 리사이틀(?)을 선사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결선에 가면 이 사람이 청중상 받아야 할 듯.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길다. 전날부터 속 터지는 네링 때문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악마오리 모드가 되었다. 입상할 것 같은 사람들이 가와이로 비켜줬잖아! 우승의 기운이 자기한테 모아지는데도 애태운다. 스페인 참가자는 성악가처럼 입으로 노래하면서 연주한다. 프로그램이 지저분한데 서너 가지로 간단한 게 깔끔하니 보기 좋은 것 같다. 전주곡 몇 개 골라서 연주하는 건 오히려 별로라 생각. 그런데 소나타에서 좋아졌다. 네링 구제하려면 결선에 10명이 아닌 12명으로 해야 될 것 같기도 하다.



20:20

16 Eva Gevorgyan (Russia/Armenia) / 에바 게보르기안 (러시아/아르메니아) - Steinway & Sons 479

2004년 4월 15일 → 17세


Fantasy in F minor, Op. 49 / 환상곡


4 Mazurkas, Op. 17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17

No. 1 in B flat major

No. 2 in E min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A minor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긴 머리를 땋고 등장. 여성 참가자 중에서 입상자가 나온다면 유일할 것 같다. 물론 쇼팽 콩쿠르는 결선에 올라간다고 해서 입상하는 게 아니라서 변수가 있다. 러시아는 쇼팽 콩쿠르에서 결선 단골! 마주르카 작품 17-4는 되게 좋아하는데 17세 소녀가 애처롭게 호소한다. 초기 마주르카를 선택한 건 나이에 맞게?! 소나타 2번은 연주가 시원하고 좋았다. 내가 러시안 쇼팽을 무지 사랑하지... 러시안 피아노 스쿨도 사랑한다. 나한테 러시안 피아니즘에 대해 많은 걸 알게 해줬다.




갈라 콘서트 첫째 날 티켓팅에 실패하고 나니 새벽에 우버 택시 신청해서 나가는 것 말고는 없겠구나 싶다. 그러면 최소 저녁 5시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되든 안 되든 시도는 해봐야 할 것 같다.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쇼팽 박물관에 늦게라도 가봤던 것처럼. 동생이 행운을 빌어줬다. 9시 반이 넘어서 귀가하여 샤워하면서 생각해봤는데 네링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여 나한테 만들어준 좋은 기회를 내가 오히려 걷어찼다. 동생한테 내뱉은 말이 나한테 돌아왔다. 실패하고 나서 느낀 점은 대통령이 우승자에게 시상하는 첫 갈라 콘서트는 정말 가고 싶으면 어떻게든 쇼팽 박물관 매표소 앞에서 새벽부터 줄을 서서 사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조성진 티켓팅과는 다르다. 5년에 한 번이라 어떻게 보면 더 힘들고 오프라인이 가장 안전하다. 오페라 극장은 1,800석인데 1인당 10장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줄선 사람들이 각각 10장씩 사간다고 치면 180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건데, 대신 줄 서주는 도움 받을 사람이 없을 경우 그날 콩쿠르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아침 연주를 몇 명 버려야 하는 용단이 필요하다. 10월 21일 조식을 건너뛰는 게 아니라 10월 15일 조식을 건너뛰어야 하는 거였다. 참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 갈라 콘서트는 결선보다 티켓을 더 구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오전 세션 끝나고 쇼팽 박물관에 가서 자세히 물어봐야겠다. 누군가가 비켜주지 않는다면 가기 힘들겠지만 방법이라도 알아보려고. 오페라 극장 매표소에서 여분을 파는지도 물어봐야 하고. 시간을 새벽이나 아침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이런 아쉬움이 컸다. 동생이 나와 대화하면서 내가 뭔가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눈치 챘다. 되든 안 되든 부딪혀보는 타입이랄까? 그래서 영어로 말하는 게 안 되면 인터넷 채팅으로 익힌 영어를 이면지에 볼펜으로 써서라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주고 그랬던 것. 16일 12시에는 갈라 콘서트 둘째 날과 셋째 날 티켓을 오프라인으로도 판다. 하지만 그것까진 미련이 없고 첫째 날만 보면 된다. 원래 그 두 개는 내가 전체 티켓 잡을 때 있었던 건데 코로나19 때문에 취소표가 풀린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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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1985 공동 1위 Leonidas Kavakos (Greece) /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그리스) 01 Leonidas Kavakos - Brahms Violin Concerto, Hungarian Dances & Bartok Rh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