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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6일 일요일

Daniil Trifonov & Antonio Pappano at Seoul Arts Center (15 November 2018)


2018년 11월 15일 20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Daniil Trifonov, piano / 다닐 트리포노프, 피아노
Orchestra dell'Accademia Nazionale di Santa Cecilia / 산타 체칠리아 국립 음악원 오케스트라
Antonio Pappano, conductor /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 안토니오 파파노 (다닐 트리포노프 협연)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110주년, 도이체 그라모폰 1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내한하는 열정의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와 DG의 두 스타 피아니스트!

110년 전통의 이탈리아 명문 음악 단체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음악 감독 안토니오 파파노가 2018년 11월 15~16일 양일에 걸쳐 내한 공연을 펼친다.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는 전임 음악 감독인 정명훈 지휘자와 두 차례 내한 공연을 펼친 바 있으나, 파파노는 이번이 첫 내한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소속으로 1908년 설립된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는 주제페 시노폴리, 다니엘레 가티, 정명훈 등 화려한 명성의 지휘자들의 조련을 거치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했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말러, 드뷔시, 생상스,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시벨리우스, 힌데미트와 같은 유명 작곡가들과 토스카니니, 푸르트뱅글러, 카라얀, 아바도와 같은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산타 체칠리아를 지휘한 바 있다.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위상은 여러 매체를 통해 드러난다. 영국의 음악지 `클래식 FM 매거진`은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런던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등과 함께 ‘세계 10대 오케스트라’에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를 선정했고, 그라모폰에서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성공의 비결’이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이들을 집중 취재했다. 작년 미주 투어 후에는 워싱턴 클래시컬 리뷰 선정 ‘2017년 톱 10 공연’에 오르기도 하였다.

한편, 안토니오 파파노는 그 동안 내한이 손꼽아 기다려지던 거장 지휘자 중 한 명이다. 1990년 첫 국제 데뷔를 한 이후, 1993년 빈 슈타츠오퍼, 1997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1999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등에서 지휘하며 승승장구했다. 2002년부터 영국 코벤트 가든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2005년에는 산타 체칠리아의 음악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화룡점정은 누가 뭐래도 두 피아노 협연자이다. 현재 클래식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스타, 조성진과 다닐 트리포노프가 그들이다. 이들은 많은 면에서 비슷하고, 또 다르다.

다닐 트리포노프는 2010년, 제16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고 이듬해인 2011년에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 도전해 1위를 수상했다. 같은 해 조성진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3위, 2015년 제17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1위 수상의 쾌거를 이루었다.

비슷한 음악 커리어를 걷고 있지만, 이들의 음악을 들여다보면 둘은 매우 다르다. 트리포노프의 첫 DG 앨범은 리스트, 스크랴빈, 쇼팽 등을 연주했던 카네기홀 데뷔 실황이었다. 이후 라흐마니노프와 리스트를 거쳐 가장 최근에는 쇼팽 음반을 발매했다.

조성진의 첫 정규 DG 앨범은 쇼팽이었다. 두 번째 앨범은 드뷔시, 다음 음반은 모차르트로 이어진다. 트리포노프가 화려한 테크닉을 내세운 서정성으로 승부한다면, 조성진은 좀 더 음악적으로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는 느낌이다.

이번 공연에서 트리포노프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택했다. 본인들의 강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선곡이다.

영국 가디언지가 ‘화려하고, 격정적이며, 황홀한 최상의 연주’라 극찬했던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의 산타 체칠리아와 이 시대 가장 매력적인 두 피아니스트의 조합.

어떤 공연을 골라야 할지 고민은 우리 몫이다.


Program
Glinka: Overture to the opera "Ruslan and Ludmila" / 글린카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 3 in d, Op. 30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I. Allegro ma non tanto
II. Intermezzo. Adagio
III. Finale. Alla breve

Debussy Images, Book I: I. Reflects dans l'eau (encore) / 드뷔시 영상 1집 1번 <물 위의 그림자>

Intermission

Tchaikovsky Symphony No. 4 in f, Op. 36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I.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II.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III. Scherzo. Pizzicato ostinato. Allegro
IV. Finale. Allegro con fuoco

Encores
Elgar Nimrod from "Enigma Variations" /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
Rossini Overture "William Tell" /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


지난 11월 15일,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다. 모처럼 일찍 가서 예당에 있는 음반 가게를 둘러보다가 조성진의 모차르트 음반을 구매했다. 음반 사러 갔는데 사인회 안내가 있었다. 혹시 몰라서 다닐의 음반을 들고 왔는데 가지고 오길 잘 했다. 포스터도 받았는데 조성진의 팬은 아닌 관계로 소장을 하거나 벽에 브로마이드처럼 붙여놓고 싶지도 않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싶다. 나중에 나랑 같은 공연에 가는 사람에 한해서 직접 건네고 싶다.

음반을 사고 나서 예매한 표를 찾았는데 신분증 조회까지 했다. 클럽발코니 유료회원이라면서 클럽발코니 유료회원이라면서 프로그램북을 무료로 줬다. 10월 중으로 유료회원이 만료되었는데 다음에 키신이 온다면 인터파크든지 예당이든지 어디든지 또 다시 유료회원이 될지도...

프로그램이 변경되었는데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오페라 <보이지 않는 도시, 키테즈의 전설> 모음곡 중에서 하려던 것이 글린카로 바뀌었다. 글린카의 곡은 워낙 유명한 곡이라 옛날에 TV에서도 많이 들었다.

다닐을 언제 봤는지 찾아보니 5년 전이네... 라흐 3번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3층에서도 피아노 소리가 또렷하다. 꽤 복잡한 곡인데 가뜩이나 요즘에 이래저래 복잡했던 마음을 더 복잡하게 하면서 몰입이 안 되기도 했다. 이럴 땐 공연을 안 가는 게 좋은데 때가 되면 볼 수밖에 없다. 연주에 몰입이 잘 안 되어서 지나간 순간들이 아깝게 느껴졌다. 이 공연을 기다려와놓고선... 2010 쇼팽 콩쿠르에서 알게 된 이후 다닐이 내 귀를 즐겁게 해줬잖아... 조성진 예매를 연습해야 될 판에 다닐을 먼저 집었으면서... 앙코르로 드뷔시 <물 위의 그림자>가 나오고 나서 마음의 안정을 취했다. 트리포노프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가 싶기도 하고... 박수 소리가 컸지만 키신보다는 작았다. 그런데 1층이 드문드문 비었다. 2층에서 건반이 보이지 않는 블록은 60석 넘게 비었다.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공연 매진이 가능한 사람들은 조성진이랑 키신이 유이하다.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기 전에는 키신뿐이었겠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은 예습을 안 해서 모른다. 그나마 아는 게 6번. 3악장은 현악기의 피치카토가 지배했다. 4악장은 어디선가 들어본 선율이 등장했다. 앙코르로 들려준 첫 곡은 시벨리우스인가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엘가였다. 마지막으로 들려준 로시니는 재미있었다.

잘 하면 사인회 줄이 조금이라도 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나 길었다. 파파노의 사인은 프로그램북에 받았다. 결국 사인 받고 나서 막차 놓쳐서 찜질방으로 가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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