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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piano bachelor, piano music lover, CD collector and classical music information's translator. Also KakaoTalk character Tube mania! Naver Blog: http://blog.naver.com/snowseol 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channel/UCDPYLTc4mK7dOXYTQEOiPew?view_as=subscriber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17 (14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Stage III Day 1

전날 피곤해서 일찍 잤더니 새벽 6시 되기 전에 깼다. 그래서 7시에 아침을 먹고 프로그램을 미리 정리했다. 이날은 우승 후보가 나오니까 필사적으로 지각하면 안 되는 날! 그래서 체력을 충전했다. 프로그램을 한 시간에 걸쳐서 정리했는데 심사위원의 제자인지도 표시했다. 내 생각에 심사위원의 제자인 경우 입상에 이득을 볼지 몰라도 쇼팽 콩쿠르에서는 우승까지 안 이어질 것 같은데? 가족들에게 전날 한식당에서 먹은 얘기를 하면서 여기선 물을 안 준다고 했다. 외국에서는 돈 내고 물 마셔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국에서는 식당에 가면 기본으로 나오는 게 물인데... 내가 가져가서 먹다시피 했다.



Session 1

10:00

01 Szymon Nehring (Poland) / 시몬 네링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995년 9월 29일 → 26세


Nocturne No. 18 in E major, Op. 62 No. 2 / 녹턴 18번


Scherzo No. 4 in E major, Op. 54 / 스케르초 4번


3 Mazurkas, Op. 56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이전 라운드보다 등장할 때 박수 소리가 더 커졌다. 3라운드에서 가장 처음 나와서 그런지 부담되는 것 같은 모습. 녹턴 17번 첫 페이지에서 오른손 살짝 미스터치 나면서 불안했다. 약간 느릿해서 자칫하면 지루하게 들릴 위험이 있다. 스케르초도 불안하지만 나한테는 쇼팽다움. 첫 번째 마주르카는 예상대로 중간에 템포를 당겨서 연주한다. 전에 봐서 알거든. 다닐 트리포노프와는 다른 똥줄... 다닐은 그래도 음이 빠질 듯 말 듯 디테일에 대해서 똥줄 타는 거라 그걸 즐겼던 거고... 나 쥐구멍 좀 벗어나자~~~ 폴란드는 네링 아니면 안 된다. 악보 까먹었는지 불안한 모습도 보이고... 소나타도 불안하다. 소나타 연주할 때 벨소리가 유튜브에서도 들린다. 난 네링의 연주가 불안했다. 그래서 유튜브로도 따로 봤다. 그랬더니 정말 불안한 게 맞다. 마주르카 특별상과 소나타 특별상이 허망하게 날아간 느낌.


내가 네링에 대해 믿는 건 10명 밖으로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심사위원을 기권했을 때 아쉬움과 함께 뭔가 복선을 느끼기도 했다. 2005년에 건강 문제 때문에 불참했는데 그때 폴란드가 우승한 것! 지금은 절친 넬손 프레이레가 아파서 심사위원 나오지 못하니까 의리로 빠진 거지만. 난 폴란드 국민인 것처럼 네링을 응원해주고 있는데 쥐구멍으로 숨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왜 나를 애타게 하는 거니? 듣는 내내 불안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유튜브 채팅창을 보니 네링이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으로 만족이 안 되나보다고도 했다. 난 네링이 과거를 싹 지웠으니까 쇼팽 콩쿠르에 처음 나온 것처럼 연주하길 바랐다. 하지만 본인 뜻대로 안 되었던 모양. 다른 참가자들은 과거랑 한두 곡이라도 일치하는데 네링은 협주곡도 2번으로 바꿨다. 다른 건 몰라도 협주곡은 정말 고민이 많았을 것.


소나타는 불안해도 나한테는 포근한 소리였다. 어떻게 보면 힘과 소리가 조화를 이룬 연주. 녹턴과 스케르초만 봤을 때 되게 불안한 쇼팽다움?! 네링은 사실 지난 대회에서 점수로는 결선에 진출할 것이 못 되었으나 투표로 크시쉬토프 크시옹제크를 제치고 결선에 올라갔다. 결국 9등이 되었지만 그래도 심사위원들이 자신을 뽑은 게 옳았다는 것을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증명했다. 쇼팽 콩쿠르 우승만 있었던 폴란드가 루빈스타인 콩쿠르를 뚫었다. 그것도 거의 만장일치로 우승! 폴란드는 네링이 아니면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인데 네링은 여기서 쥐구멍을 생각할 정도로 나를 속 터지게 만들고 있다. 입상 경력은 우위에 있으면서 연주는 살얼음판에 있는 것 같아서 2010년 대회처럼 참가자들의 실력이 엇비슷하다고 보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네링이 연주할 때만이라도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는데 물건 떨어뜨리고 벨소리 나고 내 뒤에서 또 누가 코 골면서 졸고 있었다. 뒤에서 주무시고 계신 분은 어떤 일본인 할머니인 듯. 소나타 3번 4악장의 마지막 여운이 지나기 전에 사람들이 박수.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는 소나타 2번으로 쇼팽 특별상을 받았다.



11:00

02 Kamil Pacholec (Poland) / 카밀 파홀레츠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998년 11월 11일 → 22세


Rondo in E flat major, Op. 16 / 론도 작품 16


4 Mazurkas, Op. 30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0

No. 1 in C minor

No. 2 in B minor

No. 3 in D flat major

No. 4 in C sharp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심사위원 에바 포브워츠카의 제자. 한때 폴리시 파이널리스트 후보로 생각했으나 2016 바르샤바 쇼팽 국내 대회 우승자라 여기서 믿고 거른다. 네링보다는 듣기 편했다. 첫 번째 순서는 면해서인지 편안하게 나와서 치는 것 같았다. 소나타에서는 군데군데 불안한 모습이 보였다. 이번에도 역시 폴리시라 사람들이 환호한다.



12:00 Intermission


12:20

03 Hao Rao (China) / 하오 라오 (중국) - Steinway & Sons 479

2004년 2월 4일 → 17세


Berceuse in D flat major, Op. 57 / 자장가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4 Mazurkas, Op. 33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3

No. 1 in G sharp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D major

No. 4 in B minor


Polonaise No. 6 in A flat major, Op. 53 "Heroic" / 영웅 폴로네즈


3차도 누가 폭망하는지 보기 시작! 히히히~ 하오 라오는 잘하는데 글쎄... 베이징 청소년 쇼팽 콩쿠르 5위. 정말 네링보다 잘한 것처럼 보이는데 어리고 입상 경력도 약하고... 17세 국내파. 문득 중국이 이번 대회 결선에 오르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2010년 대회에서 유럽만 결선에 올라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13:20

04 Miyu Shindo (Japan) / 미유 신도 (일본) - Steinway & Sons 479

2002년 4월 26일 → 19세


4 Mazurkas, Op. 17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17

No. 1 in B flat major

No. 2 in E min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A minor


Rondo à la mazur in F major, Op. 5 / 마주르 풍의 론도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미유 신도가 연주하기 전에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질문해서 얼떨결에 미유 신도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본다는 걸 눈치 챘다. 그래서 Japan, Japonia 이렇게 대답했다. 박수 소리에 안 들릴까봐 프로그램 북도 보여줬다. 폴란드에서 일본을 야포니아라고 하는 걸 옛날에 알았거든. 그런데 미유 신도의 연주에 맞춰 멜로디를 흥얼거리셨다. 그래서 연주에 몰입하는 게 방해되었다. 2005년 대회에서 폭망했는데 3차에 올라온 게 신기하다. 예선에서는 3차 후보로도 봤는데, 팔이 가벼운 건지는 몰라도 너무 높게 들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차피 도쿄 아시아 쇼팽 콩쿠르 출신이라 믿고 거른다.


14:20 Intermission


3차는 다행히 2시 20분 되기 전에 끝났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며칠 전에 먹은 피에로기로 가서 먹었다. 이번에는 양배추 맛(Kapusta)으로 시켰는데 생각보다 썩 맛있진 않았다. 이제 그만 먹어야겠다. 제로 콜라도 사서 같이 먹고 호텔로 잠시 갔다. 오전 세션 후기를 옮겨 적으려고 했다가 검은색 쇼팽 티셔츠를 알아봤다. 비톰(Bytom) 브랜드로 폴란드 내에서만 배송이 되는 상품. 폴란드는 배송이 얼마나 걸리는지 몰라서 호텔로 시킬지 머뭇거리고 있었다. 홀에서는 89즈워티에 파는데 실제 가격은 59즈워티로 9천 원 이윤을 붙여서 파는 것이더라고... 그래서 바르샤바의 비톰 매장을 알아보니 6군데 모두 재고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은 호텔에서 걸어서 18분. 매번 보는 멕시코 식당이 보여서 사진으로 한 장 남겼다.





Session 2

17:00

05 Kyohei Sorita (Japan) / 교헤이 소리타 (일본) - Steinway & Sons 479

1994년 9월 1일 → 27세


3 Mazurkas, Op. 56 / 3개의 마주르카 작품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Largo in E flat major "Boże coś Polskę" [God Thou Hast Poland] (harmonization of the old version of the song for piano), Op. posth. / 라르고


Polonaise No. 6 in A flat major, Op. 53 "Heroic" / 영웅 폴로네즈


심사위원 표트르 팔레치니의 제자. 라르고는 나한테 정보가 전혀 없는 곡인데, 신이 폴란드를 보호하신다는 의미? 들어보니 알고 있는 마이너 작품. 연주가 차분했다. 마이너 작품 선택한 사람들은 결선까진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2차에서 맛이 떨어져서 3차에서 보고 싶지 않았다. 2차보다 나아졌지만 결선에 간다고 해도 입상까진 아닐 듯.



18:00

06 Hayato Sumino (Japan) / 하야토 스미노 (일본) - Steinway & Sons 300

1995년 7월 14일 → 26세


4 Mazurkas, Op. 24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24

No. 1 in G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B flat minor


Polonaise-Fantasy in A flat major, Op. 61 / 환상 폴로네즈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소나타 2번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Scherzo No. 3 in C sharp minor, Op. 39 / 스케르초 3번


마지막으로 연주한 마주르카에서 뭔가 갈구하는 소리가 부족하다. 스타인웨이 300 모델 고른 사람들 대부분이 별로라는 걸 1차에서 이미 간파했다. 소나타 2번은 야마하에서 치는 것처럼 들린다. 1악장과 4악장에서 웅얼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깊이가 부족하다. 아무리 유튜브 스타라고 해도 내가 볼 땐 여기가 끝! 도쿄 아시아 쇼팽 콩쿠르 금메달이면 여기서 믿고 거르는데?



19:00 Intermission


비톰 브랜드의 검은색 쇼팽 티셔츠가 홀에 새로 들어와서 얼른 4장 집었다. 계산대에서 줄을 서고 있는데 바로 앞에 한국인 남녀가 있었다. 저녁 7시 30분이 다가오면서 가까스로 티셔츠와 우산을 샀다.


19:20

07 Andrzej Wierciński (Poland) / 안제이 비에르친스키 (폴란드) - Steinway & Sons 300

1995년 11월 21일 → 25세


4 Mazurkas, Op. 24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24

No. 1 in G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B flat minor


Scherzo No. 4 in E major, Op. 54 / 스케르초 4번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 소나타 3번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 Agitato


심사위원 보이체흐 시비타와의 제자. 2015 바르샤바 쇼팽 국내 대회 1위로 본선에 직행했으나 이번에는 예선을 거쳐서 왔다. 소나타 3번에서 결선에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독기를 품은 연주였다. 4악장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사람들이 환호했다. 믿고 거르는 유형인데 이번에는 과연?



20:20

08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2000년 4월 9일 → 21세


4 Mazurkas, Op. 24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24

No. 1 in G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B flat minor


24 Preludes, Op. 28 / 24개 전주곡

No. 1 in C major

No. 2 in A minor

No. 3 in G major

No. 4 in E minor

No. 5 in D major

No. 6 in B minor

No. 7 in A major

No. 8 in F sharp minor

No. 9 in E major

No. 10 in C sharp minor

No. 11 in B major

No. 12 in G sharp minor

No. 13 in F sharp major

No. 14 in E flat minor

No. 15 in D flat major (Raindrop) / 빗방울

No. 16 in B flat minor

No. 17 in A flat major

No. 18 in F minor

No. 19 in E flat major

No. 20 in C minor

No. 21 in B flat major

No. 22 in G minor

No. 23 in F major

No. 24 in D minor


마주르카는 무난했는데 프렐류드 3번에서 깨졌다. 그 기분 탓이 24번 끝까지 갔다. 2020 바르샤바 쇼팽 국내 대회 1위로 본선에 직행했는데 여기까지 예우해줄 것 같다 싶었다. 사실 24개 전주곡 음반을 들으면서 폴란드 연주자들이 많이 녹음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러시안이나 프렌치가 오히려 더 흔했다. 어차피 2018 하마마쓰 콩쿠르 1차 탈락이라 거기에서 이미 걸렀다.




전날 푹 잤는데도 피곤해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커피를 샀다. 에코백, 티셔츠, 화장품 등 어떤 걸 선물로 하면 좋을지도 강구해봤다. 귀가하니 10시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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