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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piano bachelor, piano music lover, CD collector and classical music information's translator. Also KakaoTalk character Tube mania! Naver Blog: http://blog.naver.com/snowseol 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channel/UCDPYLTc4mK7dOXYTQEOiPew?view_as=subscriber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23 (20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Final Stage Day 3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

Warsaw Philharmonic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드레이 보레이코 지휘


8시에 일어나서 쉬다가 10시에 아침을 먹었다. 어차피 다 먹을 것 하루 돈 버리는 셈 치지 호텔 예약할 때 조식을 신청하지 않아서 이 고생! 시상식이 열리는 첫 번째 갈라 콘서트 예매에 실패하면 새벽부터 오페라 극장 매표소 앞에서 줄 서려고 했으나 네링의 결선 진출 실패로 인해 그럴 일이 없어졌다. 그날은 편하게 유튜브로 지켜볼 거니까. 결선에서도 네링이 생각나면 속 터졌다. 몇몇 참가자들이 이렇다 할 연주를 못 보이는데 이 좋은 기회를 날려가지고! 정말 컨디션만 좋다면 짱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왜 못 받아먹니? T.T 2015년에는 지금보다 어리고 차라리 편하게 결선에 올라갔지만, 이번에는 나이가 들어서 나오니 쉽지 않다는 걸 헤아리려고 애썼다. 폴란드 국민인 것처럼 네링을 응원해주고, 다른 폴란드 참가자들도 생각해주고, 네링 아니면 안 되는 폴란드의 현실도 안타까워하고 그랬는데... 2025년에는 폴란드가 우승할 수 있는 시기가 될까? 네링이 탈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 타이틀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내 블로그가 만약 나무위키에 오른다면 논란 항목에 2015년과 2021년 대회에서 우리나라 응원하지 않고 폴란드 편들었다는 게 생길지도 모르겠다.) 예능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면서 호텔에 있었는데, 오후 1시에 어떤 사람이 방문을 두드렸다. Halo! 그래서 문을 열면서 폴란드어로 인사했더니 잘못 찾아온 거였다. 조식이 19일치로 계산되어 있어서 6일치를 더 먹어야 한다고 프런트에 말하면서 미니바에서 꺼내먹은 펩시 1병, 사과주스 1병, 초코바 1개도 함께 결제했다. 홀에 도착하여 악장이 누군지 보니 첫째 날의 젊은 여성 바이올린 수석. 5시에 한식당에 도착하여 레모네이드랑 두부조림 시켜서 5시 10분부터 먹고 30분에 공연장으로 걸어갔다.





18:00

09 Aimi Kobayashi (Japan) / 아이미 고바야시 (일본) - Steinway & Sons 479

1995년 9월 23일 → 26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지난 대회에서 실제로 들어보면 음폭이 적었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표현은 좋은지 몰라도 1층에서 듣는데도 과장을 좀 더 보태면 3층에서 듣는 것 같다. 2층에 앉아있는 심사위원들한테 잘 안 들릴 것 같다. 1층에서 들어도 작은데, 피아노가 오케스트라를 뚫지 못한다. 독주에서는 그리도 당당하더니 협연에서는 귀신같이 소리가 작다. 3악장 절정이라도 그럼 그렇지 결선만 보면 입상하기 힘들어 보인다. 루바토가 과한 것 같다. 1악장 어디선가 소리가 뭉개지던데 다이내믹을 표현해도 소리가 작아서... 체구가 작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이래서 쇼팽은 여리기만 해서도 안 되고 남성스러움도 갖춰야 한다. 지난 대회 직관하신 분이 아이미가 입상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2015년처럼 결선 점수로 순위가 정해지면 입상 실패라고 보는데? 이번에 입상 못했다고 또 나오진 말거라~ 그러게 다른 대회도 나가보지 입상 경력이 별로인 사람의 한계를 드러냈다. 피아노가 오케스트라를 뚫지 못하고 묻히더라고...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느낌이랄까? 3차까진 입상할 것처럼 잘했지만 결선만 볼 때 그렇다.



18:40

10 Jakub Kuszlik (Poland) / 야쿠브 쿠쉴리크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996년 12월 23일 → 24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2차와 3차에서 잘하는가 싶더니 결선에서는 다이내믹이 약하고 그냥 그런 연주. 결선에서 둘 중의 한 명은 네링의 빈자리를 차지했을 텐데... 그냥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 피아노 연주할 때 오케스트라 반주가 비장하다.



19:20 Intermission


저녁 사먹고 속이 안 좋아서 커피를 안 마셨더니 또 첫 참가자부터 졸렸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고 체력 충전!


19:50

11 Hyuk Lee (South Korea) / 이혁 (대한민국) - Kawai Shigeru EX

2000년 1월 4일 → 21세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하마마쓰 콩쿠르 3위면 쇼팽 콩쿠르에서 1위나 2위를 바라보긴 힘들고 3위나 4위가 가능하다. 폴란드로 오기 전에 가족들한테 우리나라 응원하지 않는다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중엔 애국심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냐고 하더라고. 흐흐흐~ 그래서 난 스포츠는 몰라도 음악은 그런 게 안 되고 우리나라라고 응원하다간 병난다고 말했다. 대놓고 우리나라 참가자들을 편들지 않고 냉정하게 보는 게 한편으로는 왜 우승이 아닌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거나 오히려 콩쿠르에 대해서 이것저것 더 많이 알게 해줬다. 다이내믹 표현이 좋고 충분히 입상권에 들 만한 연주. 중간에 살짝 아쉽기도. 소리가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온다. 콩쿠르란 경쟁이라기보다는 여러 연주자들이 참가하는 축제라고 했는데, 인사할 때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지녔고 경쟁한다기보다는 즐기는 자세가 보였다.



20:30

12 Bruce Xiaoyu Liu (Canada) / 브루스 샤오위 류 (캐나다) - Fazioli F278

1997년 5월 8일 → 24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결선에서도 파치올리 그대로. 결선에서 누군가가 스타인웨이로 바꿀 거라 생각했으나 아무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갔다. 1악장에서 컨디션이 안 좋아보이던데... 3악장에서는 만회했다. 3차부터 내 취향이 아니더니만, 다른 대회 같으면 파이널리스트로 남을 텐데 이번 대회가 폭망이라... 당 타이 손의 제자라 순위를 줄 것 같긴 하다. 루빈스타인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둘 다 내 취향이 아니었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바로 박수가 터진다. 콩쿠르의 모든 연주가 끝나자 사람들이 기립 박수를 친다. 나도 정말 끝이라 기립 박수! 9시 40분에 결선 끝!





XVIII Chopin Competition Final Stage Results

이번에는 우승자가 발표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홀에 남아서 기다렸다. 직관하느라 한 사람의 연주가 끝나면 나한테 카카오톡을 써서 후기를 간략하게 적은 다음 노트북에서 복사하여 다듬었는데, 방구석 1열에서 보는 것처럼 그때그때의 느낌을 기록하는 게 쉽지 않았다. 시간 제약도 있었지만 될 수 있으면 내 후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콩쿠르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들을 최대한 끄집어내려고 애썼다. 네링이 떨어지고 나서 한때 포스팅에 대한 열정이 식으면서 의욕이 꺾이기도 했다. 추스르고 나서 회복했지만 이제 정말 블로그를 그만 둘 시기가 다가왔다는 걸 실감했다. 2020년 말에 멈추려던 걸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연기되면서 2021년까지 달려왔다. 2021 쇼팽 콩쿠르는 내게 마지막 콩쿠르 후기가 되었다.


10시 30분이 지나자 1층으로 사람들을 보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 1층에서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최종 결과는 직접 듣고 싶어서. 코로나19라 한산하다. 밤 11시 20분에 미러 홀 입구로 갈 수 있게 문을 열어줬다. 그런데 목에 거는 카드를 소지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어서 미러 홀에 계속 서있어야만 했다. 난 그걸 매장에서 안 샀으니까. 미러 홀 입구에 사람들이 몰렸다. 자리 뺏길까봐 화장실도 못 가고... 아주 급한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라도 보려면 키가 커야 유리하다. 자정이 다가온다... 카드만 있으면 화장실 편하게 가는 건데... 이번에도 새벽 1시까지 기다려야 하나? 괜히 바구니에 있는 초콜릿 집어서 먹었나보다. 준 리 부이, 소고 사와다랑 게이고 무카와도 봤다. 준 리 부이가 들어가는 것도 봤고. 1시 30분이 넘도록 심사위원이 안 나온다. 결국 계속 기다리다가 새벽 1시 40분이 지나서 화장실에 갔다. 결과가 11시 30분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새벽 2시 전후에 파이널리스트들이 등장하고 이어서 심사위원들이 등장했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소고 사와다랑 게이고 무카와가 얘기하는 걸 봤다. 다른 일본인 여성도 보였고. 셋이 입상자 발표할 때 일본 참가자 누가 입상했는지 종알대더라고.


호텔로 돌아오니 새벽 2시 30분. 내 앞에 어떤 여성이 지나가서 뒤따라 왔다. 도중에 끊어지긴 했지만 무사히 호텔로 도착했다. 최종 결과는 호텔로 돌아와서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다시 보고 호명된 순서대로 정리했다.


6th Prize – Mr J J Jun Li Bui (Canada) / J J 준 리 부이 (캐나다) - Kawai Shigeru EX


5th Prize – Ms Leonora Armellini (Italy) / 레오노라 아르멜리니 (이탈리아) - Fazioli F278


4th Prize ex aequo – Ms Aimi Kobayashi (Japan) / 아이미 고바야시 (일본) - Steinway & Sons 479


4th Prize ex aequo - Mr Jakub Kuszlik (Poland) / 야쿠브 쿠쉴리크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The Polish Radio Prize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폴란드 라디오가 수여하는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 특별상

4 Mazurkas, Op. 30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0


3rd Prize – Mr Martín García García (Spain) /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 (스페인) - Fazioli F278

The Warsaw Philharmonic Prize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바르샤바 필하모닉이 수여하는 협주곡 최우수 연주 특별상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 피아노 협주곡 2번


2nd Prize ex aequo – Mr Alexander Gadjiev (Italy/Slovenia) / 알렉산더 가지예프 (이탈리아/슬로베니아) - Kawai Shigeru EX

The Krystian Zimerman Prize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수여하는 최우수 소나타 연주 특별상

Piano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피아노 소나타 2번


2nd Prize ex aequo – Mr Kyohei Sorita (Japan) / 교헤이 소리타 (일본) - Steinway & Sons 479


1st Prize – Mr Bruce Xiaoyu Liu (Canada) / 브루스 샤오위 류 (캐나다) - Fazioli F278


입상자들을 보니 몇 가지 공식이 깨졌다.


이혁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2012 대구 아시아-태평양 콩쿠르 참가자 명단에 있었는데 입상자 명단에는 없는 게 걸리더니만... 하마마쓰 콩쿠르 3위라 쇼팽 콩쿠르에서도 결선에 올랐으니 3위나 4위를 받아낼 것 같았지만 결국 입상하지 못했다. 하마마쓰 콩쿠르 1, 2, 4위가 쇼팽 콩쿠르에서 1~5위에 입상했다. 가지예프는 예상대로 아무리 하마마쓰 콩쿠르 1위라고 해도 한 계단 낮은 순위를 받았다.


한편 2라운드 폴로네즈 특별상이 비었는데 가능성이 낮겠지만 결선이 끝나기 전에 시몬 네링한테 갔으면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네링이 탈락하고 나서 난 콩쿠르랑 맞지 않는다는 걸 결정적으로 깨달았다. 어차피 음반 모으는 게 취미라 이제 네링에 대해서도 레코딩 아티스트 쪽으로 초점을 맞추자고 생각했다.


샤오위 류가 말아먹은 대회의 개수는 내가 아는 것만 4개. 여기에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하지 못하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공식이 하나 깨졌다. 2014 몬트리올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2016 파데레프스키 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 2017 루빈스타인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2019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1차 탈락.


아이미 고바야시와 준 리 부이를 제외한 나머지 입상자들은 쇼팽 관련 대회 입상 경력이 안 보인다.


일본은 이번에도 특별상을 뭐라도 건지지 못했다. 우승하지 못할 거면 그거라도 건져야지! 특정 장르라도 1인자가 허락되지 않았다. 일본차 렉서스가 스폰서라 교헤이 소리타가 우승할 거란 소리도 있었다. 심사위원 제자라고 입상까지 갔지만 결정적으로 우승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J J 준 리 부이에게는 17세에 입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레오노라 아르멜리니에게는 29세에 재수생으로서 입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이미 고바야시에게는 재수생으로서 입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야쿠브 쿠쉴리크에게는 마주르카 특별상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에게는 스페인 최초 입상자인 것과 함께 3위로서 협주곡 특별상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협주곡 특별상은 보통 1위, 드물게 2위까지만 가는 편이다.


알렉산더 가지예프에게는 준우승과 함께 소나타 특별상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교헤이 소리타에게는 1970년 이후 51년 만에 일본인 준우승자가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브루스 샤오위 류에게는 파치올리 피아노 최초로 우승한 것과 함께 캐나다 최초 우승자가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승자가 되었지만 특별상은 주어지지 않았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 중에는 24세가 없었는데 드디어 채워졌다. 중국계 참가자들의 활약이 대단했는데 결국 중국계 캐나다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Chopin Talk

입상자 발표가 끝나고 1~3위 입상자들과 심사위원장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 쇼팽 협회장 아르투르 슈클레네르가 인터뷰를 가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연주 기회를 주려고 후하게 뽑아준 듯. 사실 우리나라가 입상할 때 박한 경향이 있었다. 2005년에는 2위 자리를 비우고 2015년에는 순위를 하나씩 분배하고 협주곡 특별상은 안 나오고. 2010년과 2021년 대회는 순위가 후한 대회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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