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먹기 전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깐 엄마가 맛있겠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맛이 제일 덜했다고 말했다. 8시 50분쯤 식당으로 갔더니 메뉴 하나가 사라졌다. 먹는다는 표시로 스푼과 포크를 포개 놓고 다 먹어갈 때쯤 어떤 메뉴인지 보러 갔는데 토마토에 치즈 얹은 거라서 안 집었다.
(사진)
Morning Session
10:00
64 Tomoharu Ushida (Japan) / 도모하루 우시다 (일본) Steinway & Sons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Mazurkas, Op.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Fantasy in F minor, Op. 49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2008~2011 아시아 쇼팽 콩쿠르 1위, 2012 아시아 쇼팽 콩쿠르 1위 없는 공동 2위, 2012 하마마쓰 아카데미 페스티벌 콩쿠르 공동 2위, 2018 하마마쓰 콩쿠르 2위, 은메달, 바르샤바 시장상 및 청중상, 2024 리즈 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 및 메디치 TV 청중상. 쇼팽 음대에서 표트르 팔레치니의 제자. 마주르카는 괜찮은데 환상곡이나 소나타 3번이나 특별하지 않다. 2라운드보다는 나은 모습. 얼굴이 병약해 보이는데 그동안 맘고생 많이 했나? 연주를 쭉 들어보니 자신만의 해석을 배제한 느낌. 2005년 참가자들의 해석을 보는 것 같다. 2010년부터는 대부분 자신만의 쇼팽을 들고 나왔는데... 정석대로만 치려는 느낌이 강하다. 난 여전히 입상 경력이 못마땅한데 결선에 진출하면 하마마쓰 콩쿠르 2위니까 못해도 3위 주려 들겠네?
10:00
66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Shigeru Kawai
3 Mazurkas, Op. 50
No. 1 in G major
No. 2 in A flat major
No. 3 in C sharp minor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Variations in B flat major, Op. 12
Waltz No. 15 in E major, WN 18
Scherzo No. 1 in B minor, Op. 20
2010 뉴욕시티 로잘린 투렉 바흐 콩쿠르 1위, 2014 에틀링겐 청소년 콩쿠르 장려상, 2020 프린스턴 콩쿠르 1위, 2021 리즈 콩쿠르 1차, 2021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 1차, 2022 페롤 콩쿠르 1위, 2023 볼차노 부조니 콩쿠르 6위. 소나타 2번 1악장을 들어보니 이번에도 가와이로 치니 소리가 세질수록 시끄러움과 비례하여 들린다. 4악장은 왼쪽 페달을 계속 밟은 것 같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자, 서로 손을 잡고>(라 치 다렘 라 마노)에 의한 변주곡을 가장 잘 친 것 같다. 왈츠 15번은 많이 안 하는데 보통 쇼팽 왈츠를 한 장짜리 음반에 녹음한다면 1~14번이 들어간다. 전곡을 다 친다면 19개 왈츠가 다 수록되는 것이고. 가와이 피아노라서 내 맘에 안 드는 건지? 이번 대회를 지켜보면서 2015년 대회에서 들었던 생각이 떠올랐는데 연주자가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하는 걸 가와이 피아노 자체가 죽이는 것 같아서 싫어했던 기억이 났다. 내가 아는 게 많은 분한테 가와이 피아노 소리가 싫다고 하니깐 그분이 말씀하시길 제작자의 철학일 수도 있다고.
11:55 Intermission
쉬는 시간에 매장으로 나왔더니 지통 왕이 인터뷰하면서 지나간다. 카메라맨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방송국용인지 개인용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분간이 안 된다. 사람들이 몰려있기만 하고 가만히 구경하는 걸 보니 크게 인기 없는 듯. 꺅 소리 같은 건 안 나왔다. 자리로 복귀하니 내 뒤에서 한국인 목소리가 들린다.
12:25
72 Yifan Wu (China) / 이판 우 (중국) Steinway & Sons
Berceuse in D flat major, Op. 57
Ballade No. 2 in F major, Op. 38
3 Mazurkas, Op.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2023 댈러스 클라이번 청소년 콩쿠르 2위, 선전 피아노 협주곡 콩쿠르 5위. 마주르카는 잔잔하다. 소나타 3번 4악장에서 체력이 빠진 것 같았으나 코다에서 힘내면서 마무리. 입상 경력 때문에 결선까진 아닌 듯. 모닝 세션 끝나고 나가는데 사람들 줄이 한가하다. 일단 10명도 안 되는데 어차피 이브닝 세션이 다가오면 많아진다. 줄 선다고 하루 동안 두 세션을 다 볼 순 없다. 모닝 세션 끝나면 다시 줄 서야 하니까.
오후 2시 30분, 오랜만에 시내로 나왔다. 4년 전 자주 다니던 거리라 정겹다. 한식당(Yache Korea) 왔는데 여기서 43즈워티 김치찌개를 시켰다. 폴란드인이 만드는 한식이라 입맛은 다르다. 딱히 당기는 게 없어서 시켰더니 역시나 맛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만들면 망한다. 아리랑식당을 가야 한국 맛이 난다. 폴란드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한식이라 물론 이해는 한다. 호텔 그로마다 기준으로 걸리는 시간은 비슷한데 여기 오지 말고 지나가다 본 KFC에도 밥 메뉴 있는데 차라리 거기서 점심 먹을 걸... 먹고 나오니 비가 왔다. 이대로 10분 넘게 가야 호텔이 나오는데... 방으로 복귀했더니 기침이 나왔다. 감기에 걸릴 것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전날 사둔 커피를 두 병 마시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내 옆에 앉은 중국계 캐나다인 남성이 주변에 앉은 사람들에게 19일 결선을 앞두고 필하모니 근처에 있는 스테이크점에서 단체 모임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일본계 미국인은 수락했고 나는 일단 거절했다. 처음에는 갈라 콘서트 기간인 줄 알았다. 언젠가 내 주변에 풀패스인 사람들이 앉는다면 서로 얘기를 더러 하겠지 생각한 적은 있었는데 회식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영어를 잘못한다고 말하니깐 그런 건 괜찮다고 했다. 3라운드 마지막 세션에선 내내 마스크를 꼈다.
(사진)
Evening Session
17:00
76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Steinway & Sons
Scherzo No. 4 in E major, Op. 54
4 Mazurkas, Op. 33
No. 1 in G sharp minor
No. 2 in C major
No. 3 in D major
No. 4 in B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2015 클리블랜드 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 및 바흐 특별상, 2018 오벌린 쿠퍼 콩쿠르 6위, 2025 마이애미 쇼팽 국내 콩쿠르 1위, 마주르카 특별상 및 소나타 특별상. 줄리아드 음대에서 로버트 맥도널드의 제자. 소나타 3번 3악장 도중에 누가 콜록거리더니 홀 밖으로 나갔다. 에튀드에서 알아봤지만 역시나 기교가 장난이 아니다. 여기에서 소나타 특별상을 생각해야 하나? 2005년 3번, 2010년 2번, 2015년 3번, 2021번 2번이라 2025년에는 3번이 할 차례 같은데?
18:00
01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Shigeru Kawai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I. Grave - Doppio moviment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Marche funèbre
IV. Finale
4 Mazurkas, Op. 41
No. 1 in E minor
No. 2 in B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C sharp minor
Andante spianato & Grande Polonaise brillante in E flat major, Op. 22
2018 하마마쓰 콩쿠르 1차, 2020 바르샤바 쇼팽 국내 콩쿠르 1위, 2025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턴 헤드 콩쿠르 2위. 전주곡의 마지막 C#음을 소나타 2번의 첫 내림B음으로 쉬지 않고 바로 연결한다. 소나타는 화음이 나올 때 빈약하게 들린다. 소나타 2번 4악장의 마지막 내림B음은 마주르카의 첫 B음으로 연결한다. 자국 참가자라 그런지 폴로네즈 마지막 음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박수.
18:55 Intermission
쉬는 시간에 캐나다인이 파파고 앱으로 나한테 말할 용건을 한국어로 보여주는 성의를 보였다. 난 이미 대충은 알아들었던 건데? 난 구글 번역기로 용건을 전달하고 있었다. 파파고 앱으로 글이 있는 이미지 파일을 스캔하면 다른 언어로 번역되는 기능도 알려줬다. 매장에 나가서 며칠 동안 가격이 220즈워티 이상이라 비싸서 계속 고민하고 있었던 옷을 입어봤더니 나한테는 작았다. 그래서 XL 사이즈가 있냐고 했더니 찾아줬다. 그런데 당장 필요하지 않다면서 나중에 사겠다고 했다.
19:25
06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Steinway & Sons
4 Mazurkas, Op. 41
No. 1 in E minor
No. 2 in B major
No. 3 in A flat major
No. 4 in C sharp minor
Ballade No. 4 in F minor, Op. 52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2019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피아노 패션 콩쿠르 공동 3위, 2020 스위스 모차르트 온라인 콩쿠르 주니어 부문 1위, 2020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턴 헤드 콩쿠르 1위, 2021 부다페스트 리스트 콩쿠르 1위, 2022 제네바 콩쿠르 1위, 2023 텔아비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1위. 마주르카 연주가 좋은데 이번 대회는 아무래도 작품 56이 유력해 보여서... 여기서 이번 대회에 신설된 발라드 특별상을 생각해야 하나? 어쩌다 보니 3번 소나타를 찍게 되는데 물론 소나타 특별상 후보로도 생각... 최대 2위까지 편들 수 있다.
20:20
39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Fazioli
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 60
Polonaise No. 7 in B flat major, Op. 71 No. 2
3 Mazurkas, Op. 56
No. 1 in B major
No. 2 in C major
No. 3 in C minor
Sonata No. 3 in B minor, Op. 58
I. Allegro maestoso
II. Scherzo. Molto vivace
III. Largo
IV. Finale. Presto non tanto
2010 에틀링겐 청소년 콩쿠르 1위, 2011 에판 아카데미 공동 1위, 2014 포산 쇼팽 청소년 콩쿠르 주니어 부문 공동 1위, 2015 마이애미 쇼팽 국내 콩쿠르 1위, 2015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 4위, 2017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저먼국제피아노어워드 1위, 2017 텔아비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 2018 리즈 콩쿠르 1위. 전날 건강 문제로 불참했던 에릭 루가 마지막 날 마지막 순서로 복귀했다. 뱃노래를 들으면서 졸지에 내가 생각하는 Top 3 후보가 되어버렸다. 마주르카와 소나타도 특별상 후보로 생각해야 하나?
64 Tomoharu Ushida (Japan) / 도모하루 우시다 (일본) Steinway & Sons
66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Shigeru Kawai
72 Yifan Wu (China) / 이판 우 (중국) Steinway & Sons
76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Steinway & Sons
01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Shigeru Kawai
06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Steinway & Sons
39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Fazioli
스타인웨이 4, 시게루 가와이 2, 파치올리 1명 연주. 마지막 날 오후 세션에서 드디어 안 졸고 온전히 봤다! 표트르 알렉세비치는 결선까지 편들기가 힘든데 이번 대회에서도 참가 번호 10번 이내에 드는 사람이 입상하는지 지켜보고 있어서 케빈 첸만 찍어줄 수 있다. 준결선이 다 끝나고 내가 사려고 했던 후드 집업 베이지색 옷은 XL 사이즈가 이미 다 나가고 없었다. 결선에 재입고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이거다 싶으면 있을 때 딱 사야 한다. 가격 때문에 고민이 너무 길었다. 보통 싸구려 옷을 산다고 해도 이것 맘에 드는데 하고 가격표를 보면 대부분 비싸다. 내가 몇 년 전에 비즈로 만든 물건 파는 상인한테 이걸 얘기했더니 보는 눈이 있는 거라고... 점퍼처럼 더 크게 입어도 괜찮은데 XXL 사이즈라도 있냐고 물어볼 걸 그 생각을 못 했네! 이번에도 3라운드 결과 발표를 현장에서 지켜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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