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일어나서 먹었는데 이미 아침 8시가 넘었다. 우버 불러서 가려다가 20분 걸려서 오페라 극장까지 걸어갔더니 8시 40분이 지났다. 이것도 엄청 늦었다고 생각했다. 정문으로 갔더니 왼쪽 날개로 가라고 문에 종이가 붙어 있었다. 의외로 한산했는데 16시 30분까지 입장 가능. 왼쪽으로 걸어가서 매표소를 찾았는데 내 앞에 있는 사람한테 대뜸 폴란드인이냐고 물었더니 미국인이라고 했다. 미국인 부부가 있었는데 돗자리 같은 걸 깔고 입구 앞에 앉았다. 부인은 마실 것을 사러 갔다. 9시가 지나 예민했는지 약간 설사 끼가 있었다. 외국 나가면 화장실 때문에 고생이다. 아침에 덜 먹었는데 과일이랑 우유를 괜히 먹었나 보다. 객실에 있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미리 봤고, 커피랑 물을 싸 와서 안 먹고 있었다. 미국인 부부가 자꾸 따뜻한 커피를 권하는데 나도 가방에 커피랑 물이 있고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한테 방법을 알려줬는데 길 건너편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먹을 것을 조금 사면 화장실을 갈 수 있다고 했다. (내가 한국에서는 화장실 찾는 게 쉽다고 하니 미국은 화장실이 여기저기 널렸단다.) 남자는 바닥에 돗자리 비슷한 것을 깔고 앉았는데 부인은 그냥 맨바닥에 앉았다. 3번째면 충분히 될 것 같은데... 목도리하고 패딩 입고 장갑 끼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왔지만, 이러다가 오페라 극장이랑 감기를 맞바꾸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이게 다음 대회 생각하다가 빚어진 일...


미국인 남성이 나한테 시애틀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라고 했다. 나한테 피아노를 치는지 질문했는데 4년 동안 대학교에서 공부한 학사일 뿐이고 예술학교도 아닌 일반중고 출신이며 피아니스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나한테 인터넷으로 올라와 있는 자신의 녹음도 알려줬다. 어쩌다 보니 통성명하게 되었고 대회 내내 절대 알려주지 않았던 내 온라인 신상을 외국에서 오프라인 최초로 알려주게 되었다. 유튜브랑 블로그를 한다면서 한 달에 한 번씩 구글 드라이브에 자료를 올린다고 말해줬다. 서로 음원을 교환하는 멕시코인 1인을 위해 포스팅 제목을 영어로 써주고 있으며 한국인 중에서 아무도 그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어 지문을 한글로 번역해서 올린다고 덧붙였다. 나한테 언제 피아노를 시작했는지 물어봐서 2세나 3세라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는 4세였다.) 2017년 유방암으로 돌아가신 미국 선생님과 음원을 교환했던 얘기도 했는데 나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여기셨던 분이셨다.
얼마나 취소표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밤 8시 공연이면 7시 40분에 풀리지 않을까? 오페라 극장 앞에는 경찰이 한 5명 있었다. 미국인 피아니스트와 서로 무료하지 않게 음악 얘기를 나눴다. 나 지적인 얘기는 정말 영어로 못하고 대놓고 생활영어 수준인데 어쩌다 보니 안티맨 얘기까지 나왔다. 나한테 안티짓하다가 조성진 음원 하나 주니깐 이후 침묵이라고 말했더니 그런 상황을 느낌으로 아는 눈치였다. 조성진의 팬은 아니지만 그의 팬들을 돕고 있으며 그들이 나한테 의존한다고 말해줬다. 그러다가 의존한다는 말은 빌붙는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흐흐흐~ 둘이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할 수 없이 기둥에 앉았는데 수건이라도 가져올 걸 그랬다. 미국인 부부는 이틀 전 베네치아를 여행하다가 여기 갈라 콘서트를 보러 온 거였다. 미국에 오고 싶냐고 물어봐서 내년 월드컵이 보고 싶다고 했다.

오전 10시에 가족들에게 오페라 극장 밖 매표소 앞에서 줄 서 있다고 알렸다. 오전 11시부터 매표소 문을 열고 오후 4시 30분부터 티켓 소지자는 입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콧물이 나오려고 해서 10시 30분이 지나서 결국 마스크를 꼈다. 저녁 5시까지 잘 기다리면 될 것이라 믿고 있었다. 오전 11시가 지나자 내 뒤에 폴란드인 2명이 줄 섰다. 여기 사람들은 영어를 잘한다. 어떤 여사님이 실내로 들어가서 폴란드어로 공연 관계자들이 말한 것을 미국인 부부한테 바로 통역했다. 오후 1시가 지나서 사람들이 자꾸 안으로 들어가서 질문했는데 미국인 남성이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에게 몇 시부터 티켓 배부하는지 설명도 해주고 상황을 알려줬다. (아무래도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한테 물어보긴 그렇고 안에 가서 물어봐야 정확하다.) 4명이 통성명했는데 카롤리나라는 이름 말고는 기억나지 않는다. 미국인과 폴란드인에게도 일본이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를 번역기 돌려서 퍼뜨렸다. 미국인이 즈워티 지폐를 흘려서 내가 주워다 드렸는데 받지 못하고 또 흘려서 사람들이 이래저래 농담하면서 웃었다. 미국인 1명, 폴란드인 2명과 얘기를 나눠보니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으나 수준이 높아지자 거기서 그만뒀다고 했다. 미국인이 순서를 체크했다. 내 뒤에 4명이 추가되었고 사람들이 산책할 테니깐 자기 순서를 지켜달라고 했다. 나 7번째다~ 이러면서 잉글랜드 1인 포함 4명이 자리를 떴다. 감기 옮을까 봐 전날까지 조심했는데도 밖이라 훌쩍였다. 내가 미국인에게 베트남 이긴 나라 없다고 번역기로 돌려서 보여줬더니 맞다고 했다. 사람들이 이번 대회는 빈집털이라고 했는데 당 타이 손은 우승자를 두 명이나 배출했다. 조성진이랑 브루스 리우랑 에릭 루 셋이 계모임 할 듯? 1시 40분이 지나서도 사람들이 계속 안에 들어가서 물어봤다.
오후 1시 50분이 지나도록 오페라 극장 경쟁률이 생각보다 덜한 건 뭐지? 여기 좌석도 많은데? (필하모니는 1,100석도 안 돼서 경쟁이 치열하다.) 2시가 가까워지자 에릭 루와 케이트 리우가 캐리어를 끌면서 오페라 극장으로 걸어왔다. 둘이 같은 중국계이고 같이 다녀서 사람들이 커플인지 의심한다. 미국인 남성도 나한테 둘이 사귀는 사이냐고 물어봐서 모른다고 했다. 2시 30분 전후에 미국인 피아니스트가 나한테 쇼팽 협회 페이스북에 뜬 배드 뉴스라면서 보안 문제 때문에 온라인 티켓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알려줬다. 넷북 같은 작은 걸로 보여주는데 18분 전이라고 떴다. 나랑 같이 실내로 들어갔는데 공연 관계자들이 당일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영어로 알려줬다. 그냥 가야만 했다. 미국인 부부는 2시 50분경 우버 불러서 숙소로 떠났다. 3시가 지나기 전에 미국인 피아니스트 레이첼 나오미 구도(Rachel Naomi Kudo)가 오페라 극장으로 들어가려는 모습을 봤다. 쇼팽 콩쿠르 삼수생인데 이후에도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동생이 6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절망적이겠다고 말했다. 내가 떠나기 전에도 아시아계를 포함하여 사람들이 들어가서 물어봤다. 동생이 밖에 있는 사람들한테 언지 좀 해주지 그랬냐고 하니깐 나는 원래 유럽이 일 처리가 그렇지 않냐면서 스스로를 달랬다. 동생이 단 한 명이라도 취소표는 반드시 있을 거라고 했다. 나는 그나마 대회 내내 다 봤던 참가자들이라 덜 억울하겠지만, 콩쿠르를 못 본 사람들은 허탈했을 것 같다. 쇼팽 협회 페이스북을 영어로 보려고 해도 나한테는 한글로만 지원되었다. 다들 어리석은 짓을 한 꼴이 되었다. 다들 허탕 치고 나왔다. 공연 관계자들은 밖에서 기다린 사람들을 온라인 티켓 소지자들로 오해했던 건가? 이렇게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자리를 떴다. 3시 30분이 지나 호텔 도착. 호텔로 돌아가서 4시 가까이 되어 인터넷을 다시 찾아봤다.
신사숙녀 여러분, 10월 21일 비엘키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오후 7시로 예정되었던 시상식 갈라와 첫 수상자 콘서트가 오후 8시에 시작됨을 알려드립니다. 필수 보안 검사와 국가보안부(SSA)의 방문으로 인해 최소 한 시간 전에 극장에 도착해 주시기 바랍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준전시 상태라 이렇게 된 것 같다. 온라인 티켓 예매자들만 입장시킬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 내내 보안 검사했는데 한글 페이스북에는 전날 이미 당일 입장권 판매 안 한다고 나와 있었다. 오프닝 콘서트를 갔을 때는 홀 안에 남는 자리가 있는지 전화 통화로 확인해 보고 티켓을 막 발급해 줬으니 당연히 예약한 내역 같은 게 폰에도 없거니와 보안 검사의 여유가 별로 없었다. 10분 이내로 신원 조회하고 그러는 게 쉽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 같다. 표를 못 구한 사람들은 신분증이 바로 있는 것도 아니니 신원 확인이 안 돼서 그런 듯. 대통령 같은 유명 인사들이 오니깐 그렇게 된 것 같다. 일단 자리가 없어서 못 본다고 해도 공연장 위치가 어딘지, 매표소가 어딘지 파악하려고 가본 거긴 했다. 한국판 쇼팽 협회 페이스북에는 당일 입장권 판매를 안 한다고 21일 새벽에 올라왔던 건데 인터넷을 몇 군데 뒤져봤으면 당일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 걸 알 수 있었는데 나 포함해서 사전에 정보를 몰랐으니 직접 찾아왔다가 허탈하게 돌아갔다. 그래서 난 아침 8시 넘어서 간 것도 지각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고 한산했던 것. 내 뒤에서 대기했던 4명은 오후 4시 30분쯤 돌아왔을 텐데 어떤 사정인지, 왜 앞의 3명이 없어졌는지 비로소 깨달았을 것이다.
계속 바깥에 있었더니 미지근했던 커피와 물이 차가워져 있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커피만 마시고 침대에 누워서 차가워진 몸을 녹여야만 했다. 그게 우선이었다. 갈라 보기 전에 미니 프린스 폴로 과자가 있는지 찾아봤다. 대부분 커서 작은 것 좀 사서 한국 가면 나눠 주려고. 작은 거라고 하면 모르고 thin size 이렇게 말해야 이해한다. 난 짧은 게 있다면 그거로 사고 싶었는데 그게 없으니 가느다란 것으로 만족! 자브카에서 계산할 때 나는 잘 모르니 점원에게 맡기지만, 마치 무인 가게처럼 기계로 본인이 직접 계산하는 사람들도 있다.
2025년 10월 21일 20시 제19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
Sala Moniuszki Teatru Wielkiego – Opery Narodowej w Warszawie
Moniuszko Auditorium of the Teatr Wielki – Polish National Opera
폴란드 비엘키 국립 오페라 극장 모니우쉬코 강당
XIX Międzynarodowy Konkurs Pianistyczny im. Fryderyka Chopina KONCERT LAUREATÓW
The 19th International Fryderyk Chopin Piano Competition FIRST PRIZE-WINNERS' CONCERT
4년 전에는 삼성 대형벽걸이 TV였는데 호텔 그로마다에서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LG 모니터형 TV. 이번에도 밤 8시가 가까워지자 TVP Kultura 채널을 틀었더니 역시나 갈라가 중계될 차례였다. 노트북에서 유튜브도 무음으로 해놓고 틀었는데 TV가 몇 초 더 빨리 재생. 이런저런 쇼팽 관련 영상들을 TV로 보게 되었는데 야누쉬 올레이니차크(Janusz Olejniczak)가 많이 등장했다. 카타지나 사노츠카(Katarzyna Sanocka)와 알렉산데르 라스코프스키(Aleksander Laskowski)가 갈라 콘서트를 진행하는 사회자를 맡았다. 라스코프스키는 오프닝 콘서트 이후에도 공연장 안에서 몇 번 보였다. 유튜브로 다시 보니 영어로 더빙되어 나왔다. 폴란드 대통령 카롤 나브로츠키(Karol Nawrocki)와 영부인 소개. 이어서 폴란드 하원 국회의장 시몬 호워브니아(Szymon Hołownia)와 그의 부인 외 몇몇 유명 인사들을 소개한다. 이제 심사위원 소개할 차례.
Piotr Paleczny (Poland) / 표트르 팔레치니 (폴란드)
John Allison (South Africa) / 존 앨리슨 (남아공)
Yulianna Avdeeva (Russia/Jewish) /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러시아/유대계)
Michel Béroff (France) / 미셸 베로프 (프랑스)
Sa Chen (China) / 사 첸 (중국)
Dang Thai Son (Vietnam) / 당 타이 손 (베트남)
Akiko Ebi (Japan) / 아키코 에비 (일본)
Nelson Goerner (Argentina) / 넬손 괴르너 (아르헨티나)
Krzysztof Jabłoński (Poland) / 크지슈토프 야브원스키 (폴란드)
Momo Kodama (Japan) / 모모 고다마 (일본)
Kevin Kenner (USA) / 케빈 케너 (미국)
Robert McDonald (USA) / 로버트 맥도널드 (미국)
Ewa Pobłocka (Poland) / 에바 포브워츠카 (폴란드)
Katarzyna Popowa-Zydroń (Poland) /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 (폴란드)
John Rink (UK) / 존 링크 (영국)
Wojciech Świtała (Poland) / 보이치에흐 시비타와 (폴란드)
쇼팽 협회장 아르투르 슈클레네르(Artur Szklener)를 끝으로 소개를 끝마쳤다. 심사위원장 개릭 올슨은 콘서트 일정으로 인해 불참했다.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는 반짝이가 있는 검은색 옷을 입고 나왔다. 사 첸은 옛날보다 예뻐지셨는데 혹시 성형하셨는지? 20대일 때도 충분히 예뻤는데 몇 년 전에 얼굴이 변한 것 같은 느낌은 뭐지? 당 선생님은 감기에 걸리셨는지 마스크 쓰고 등장.
Award Ceremony
Adam Kałduński (Poland)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Yehuda Prokopowicz (Poland)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David Khrikuli (Georgia) / 다비드 흐리쿨리 (조지아)
Tianyou Li (China) / 티앤여우 리 (중국)
Miyu Shindo (Japan) / 미유 신도 (일본)
6위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공동 5위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공동 5위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공동 4위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공동 4위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3위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2위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1위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먼저 6위 이내에 입상하지 못한 5명의 이름을 부른 다음 입상자 8명의 이름을 불렀다. 폴란드 하원 국회의장 시몬 호워브니아가 연설한다. (후기 정리하려고 집에서 다시 보니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 같다.) 표트르 팔레치니가 파이널 증서를 수여한다.
David Khrikuli (Georgia) / 다비드 흐리쿨리 (조지아)
Tianyou Li (China) / 티앤여우 리 (중국)
Miyu Shindo (Japan) / 미유 신도 (일본)
다음으로 특별상 시상식에서 먼저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감독 조피아 젬브주스카(Zofia Zembrzuska)가 협주곡 특별상 수여.
Warsaw Philharmonic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Tianyao Lyu (China)
Award for the best concert performance
7 000 €
Funded by Warsaw Philharmonic
최우수 협주곡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어워드 : 티앤야오 리우 (중국)
폴리시 라디오 에디터 파베우 마예헤르(Paweł Majcher)가 마주르카 특별상 수여.
Polish Radio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Yehuda Prokopowicz (Poland)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7 000 €
Funded by Polish Radio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폴리시 라디오 어워드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음악학자 에바 스와빈스카-달리그(Ewa Sławińska-Dahlig)가 폴로네즈 특별상 수여.
Fryderyk Chopin Society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Polonaise – Tianyou Li (China)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polonaise
7 000 €
Funded by Fryderyk Chopin Society
폴로네즈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프리데리크 쇼팽 협회 어워드 : 티앤여우 리 (중국)
문화 프로듀서 안제이 코소프스키(Andrzej Kosowski)가 소나타 특별상 수여.
Krystian Zimerman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Zitong Wang (China)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10 000 €
Funded by Krystian Zimerman
최우수 소나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어워드 : 지통 왕 (중국)
발라드 특별상은 심사위원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수여.
Bella Davidovich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Ballade – Adam Kałduński (Poland)
7 000 €
Funded by Dmitry Sitkovetsky
발라드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벨라 다비도비치 어워드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혹시 같은 유대계라 밀어줬나? 벨라 다비도비치는 2010년 율리아나가 우승할 당시 심사위원. 이어서 번외 상 수여.
Piotr Alexewicz (Poland)
Award for a remarkable stage personality
20 000 €
Funded by the Lexus brand
렉서스에서 제공하는 상은 표트르 알렉세비치.
Eric Lu (USA)
Award for the winner of the Competition
20 000 €
Funded by Orlen S.A.
오를렌에서 우승자에게 제공하는 상은 에릭 루.
6th Prize – William Yang (USA)
20 000 €
Funded by the Mayor of Warsaw
6위 윌리엄 양 (미국)
5th Prize (ex-aequo) – Piotr Alexewicz (Poland)
€25,000
Funded by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공동 5위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5th Prize (ex-aequo) – Vincent Ong (Malaysia)
€25,000
Funded by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공동 5위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4th Prize (ex-aequo) – Tianyao Lyu (China)
30,000 €
Funded by the Minister of Culture and National Heritage
공동 4위 티앤야오 리우 (중국)
4th Prize (ex-aequo) – Shiori Kuwahara (Japan)
30,000 €
Funded by the Minister of Culture and National Heritage
공동 4위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3rd Prize – Zitong Wang (China)
35,000 € and a bronze medal
Funded by the Prime Minister
3위 및 동메달 : 지통 왕 (중국)
2nd Prize – Kevin Chen (Canada)
40,000 € and a silver medal
Funded by the Marshal of the Sejm of the Republic of Poland
2위 및 은메달 : 케빈 첸 (캐나다)
1st Prize – Eric Lu (USA)
60 000 € and a gold medal
Funded by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Poland
1위 및 금메달 : 에릭 루 (미국)
우승자에게는 폴란드 대통령이 수여하는 것이 전통!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연설. 심사위원들, 시상자들, 입상자들이 모여서 기념 촬영하면서 시상식 마무리.
Intermission
TV로 보니깐 쉬는 시간에 쇼팽 토크 같은 걸 하는 모습이 보인다. 유튜브에서는 개릭 올슨의 인터뷰를 틀어준다. 9시가 되기 전에 2010년 대회 2라운드 진출자인 폴란드의 마레크 브라하(Marek Bracha) 등장. 가장 먼저 연주할 예정이었던 폴로네즈 특별상 수상자 티앤여우 리는 갈라 콘서트에 불참했다.
Program
Nocturne No. 13 in C minor, Op. 48 No. 1
... Adam Kałduński (Poland)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 Bella Davidovich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Ballade / 발라드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벨라 다비도비치 어워드
앗! 전에 홀 밖에서 본 사람이 폴란드 참가자 같다 싶었는데... 긴 머리라 기억하는데 여드름 많고 화장한 얼굴이었다. 이번 대회 포스터 표시가 들어간 목도리도 했던 것 같은데? 할 수 없이 파치올리 피아노로 연주. 2010년에는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피아노로 치게 해줬는데 2015년에는 오페라 극장 갈라가 없었고 2021년에는 우승자 브루스 리우가 선택한 파치올리로 연주했다. 아무래도 갈라라서 그런지 콩쿠르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없다. 예상대로 다소 맥 빠진 연주. 갈라 콘서트에서는 보통 자신이 특별상을 받은 곡을 선사하는데 발라드 4번이 아닌 녹턴 13번 연주.
Mazurka in B flat major, Op. 17 No. 1
Mazurka in A minor, Op. 17 No. 4
... Yehuda Prokopowicz (Poland)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 Polish Radio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폴리시 라디오 어워드
준결선에서 탈락한 애들도 특별상을 받는데 일본은 그것조차 안 된다니... 마주르카 작품 17-4를 들으면 때로는 슬픔에 잠기기도 하고 사색에 빠지기도 하고... 쇼팽이 자신이 처한 슬픔을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주르카로 애절하다. 앙~ 눈물 날 것 같다.
Nocturne No. 17 in B major, Op. 62 No. 1
... 6위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에고... 트릴하다가 미스터치가... 역시 갈라는 아무래도... 21세기 쇼팽 콩쿠르 갈라 콘서트는 뭔가 특징이 있는 듯? 2005년 라파우 블레하치랑 2015년 조성진이 스타인웨이로 우승할 땐 대회 경연장에서 그대로 했고 2010, 2021, 2025년 스타인웨이 말고 다른 피아노가 우승할 땐 오페라 극장에서 했다. 물론 2010년 대회는 아무래도 쇼팽 탄생 200주년이라 크게 기념할 만한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도 빈자리가 보이는데 내 동생도 분명히 완전히 취소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말했다.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 공동 5위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TV로 보는데도 버퍼링이 좀 있다. 실제로는 전주곡이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갈라는 맘에 든다.
Nocturne No. 18 in E major, Op. 62 No. 2
... 공동 5위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빈센트 옹을 빈첸트 옹으로 발음한다. 2010년처럼 피아노 변경이 가능하지 않으면 난 가와이 피아노로 봐야 하는 것에 돈 쓰는 게 아까워서 막상 대회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우승하지 않길 바랐다. 결과적으로 가와이 선택은 미스였던 것 같다. 내가 싫어했던 이유 중 하나는 연주자가 아름답게 소리 내려고 하는 걸 가와이 사운드 자체가 죽이는 느낌이었거든. 그게 나한테 아름답게 안 들렸는데 파치올리로 치니깐 좋다.
Scherzo No. 3 in C sharp minor, Op. 39
... 공동 4위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드레스가 기모노처럼 생겼는데? 일본 참가자 중에서 입상 경력이 가장 좋고 가장 나은 연주를 선사. 준우승만 몇 번 했던데 쇼팽 콩쿠르에서 3위 안에 들기는 무리였다. 2021년처럼 다른 나라들을 1명씩 1~6위로 만들고 나서 공동 4위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스케르초 3번이 생각보다 그냥 그런데? 스타인웨이로 치다가 파치올리로 쳐서 그런가?
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 60
... 공동 4위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 Warsaw Philharmonic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최우수 협주곡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어워드
중국이 빨강과 노랑을 좋아해서 그런지 빨간 드레스로 바꿨다. 이번에는 협주곡 특별상이 4위까지 내려갔다. 난 그러면 최소 2위나 3위는 만들어줄 줄 알았는데! 뱃노래를 파치올리로 치는데도 스타인웨이 같다.
Variations in B flat major, Op. 12
... 3위 및 동메달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 Krystian Zimerman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최우수 소나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어워드
보통 쇼팽 콩쿠르 1차 탈락이면 결선에서도 꼴찌인데 내가 듣기로도 결선에서 꼴찌였다. 당 타이 손의 제자라는 백이 있어서 그런 건지 기어이 입상했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자, 서로 손을 잡고>(라 치 다렘 라 마노)에 의한 변주곡 연주. 가와이를 안 좋아하는데 여성한테 왜 이리 안 맞을까 싶었는데 남성적인 소리처럼 들려서?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협연이 별로였어도 독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되더라고...
24 Preludes, Op. 28
No. 7 in A major
No. 8 in F sharp minor
No. 9 in E major
No. 10 in C sharp minor
No. 11 in B major
No. 12 in G sharp minor
... 2위 및 은메달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1980년 당 타이 손이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 타티아나 셰바노바를 제치고 우승했는데 이번에는 에릭 루가 그렇다. 셋 다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케빈 첸은 준결선까지 연주가 좋았는데 결선에선 좀 아쉬웠다. 전주곡 7~12번 연주.
Intermission
쉬는 시간에 다시 마레크 브라하 등장. 2010년 참가자들에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오랜만에 보면 반갑기도 하다. 당시에는 나도 율리아나의 우승에 불만이 있었던 1인이었음에도 나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되어버렸다. 크시옹제크가 나왔나? 아담 카우둔스키와 표트르 알렉세비치가 등장. 누군지 자막을 놓쳐서 누군지 모르겠다. 이마가 넓고 스포츠머리에 가까운데 누구지? 이어서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 출연. 다음으로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출연.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개. 갈라 콘서트가 끝나고 출연자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지나갈 때 쉬는 시간에 캐치하지 못한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알아냈는데 미하우 브룰린스키(Michał Bruliński)! 크시옹제크가 삭발했나 아리송했는데 아니었다.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 1위 및 금메달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 The Warsaw Philharmonic Symphony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제이 보레이코 지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는데 지난 10년간의 쇼팽 콩쿠르 여정을 되돌아보는 것일까? 오케스트라가 먼저 시작하는데 마치 회상하는 것 같다. 에릭 루도 추억에 젖은 것 같은데 아고... 1악장에서 힘이 빠져서 음을 놓쳤네... 갈라는 아무래도 그렇다. 3주의 여정이 힘들었을 테니 이런 건 이해해 줘야 한다. 마치 개릭 올슨이 2009년인가 바르샤바로 와서 쇼팽 협주곡을 연주하는데 회상하는 것 같은 분위기? 에릭 루는 10년 전만 해도 17세 유망주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나이 들어서 오니깐 마치 10년 전 자신이 처음 나갔던 대회를 회상하는 것 같다. 과거를 돌아보는 분위기? 그런데 뭐야? 나 아직도 에릭 루의 우승이 안 믿기는 거야? 결선 내내 꿈꾸는 것 같았는데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심사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봤는데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에릭 루가 조성진과 함께할 때는 2015년 대회 동기이자 입상자로 만난 거였을 텐데 이제는 동등한 우승자로 재회하게 된다. 2015년 대회 입상자들의 동기애가 가장 끈끈한 것 같다. 시몬 네링이 재수생 최초로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바르샤바로 날아갔던 게 4년 전. 그러나 1라운드부터 살얼음판 같은 불안한 연주로 대회 내내 속 터지게 하더니 준결선에서 탈락했고 에릭 루가 재수생 최초로 우승하는 그림을 4년 후에 보게 될 줄이야!
Encores
Waltz No. 7 in C sharp minor, Op. 64 No. 2
앙코르로 왈츠 7번을 선사했다. 광고에서 이 음악이 우아하게 흘러나오지~ 브루스 리우가 렉서스 자동차에서 나와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로 향하는 장면과 함께 등장한다. 왈츠를 들으니 뭉클하다. 에릭 루가 전달하고자 한 것은 10년에 걸친 쇼팽 콩쿠르의 추억일까? 2015년 소년으로 참가했다가 10년 만에 청년이 되어 참가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 같다. 뭔가 경험이 쌓인 것 같은 소리처럼 들린다. 11시 40분 가까이 되어서야 공연 끝! 차준환 선수 때문에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서 미치겠는데 난 보통 큰 대회에서 누군가를 응원할 때 외모를 크게 보진 않았다. 그런데 빈센트 옹을 보면서 스타성 여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승한다면 스타성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으니까. 사실 에릭 루도 스타성은 잘 모르겠는데? (제발 이러지 말자! 나부터 거울 보고 반성하자!)
갈라 콘서트를 보니 자리가 분명히 있었다. 일부러 비워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보이는 위치도 아니었다. 동생도 6시간 기다린 건 너무하다고 했다. 방법이랑 위치라도 알려고 간 거니깐 괜찮다고 했다. 갈라 콘서트는 역시나 맥이 좀 빠진다. 당연히 콩쿠르 같은 긴장감이 없으니까. 아무래도 3주 동안 치르니 힘들고 틀린 게 티가 날 정도로 미스터치도 좀 났다. 난 누렸으니깐 못 본 사람들을 위해서 두 번째 갈라 콘서트는 양보하기로 했다. 오페라 극장 가는 길에도 건물 외부 보수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공사판이라 바르샤바에 오자마자 감흥이 줄었다. 4년 전에는 길거리만 걸어도 뭐든지 예뻐 보이고 그랬는데 지금은 별로... 빈자리는 끝까지 있었는데 적어도 6~7군데는 발견했다.
이번 대회 입상자들이 너무 중국계 천지인데 다음 대회에선 유럽이 견제 들어가려나? 내가 레슨 시간에 2005년 결선에서 주로 아시아계 위주였다가 2010년 결선에서는 유럽만 올랐다고 말하니깐 다음 대회에는 견제에 들어간 것이라고 하셨다. 그나마 중국 참가자가 2명 있었는데 결선에 오르지 못한 얘기도 했다. 그랬더니 아마 그 참가자들은 점수가 낮았을 거라고도 하셨는데 정말 그랬다. 둘 다 100점 만점에 60점대였거든. 난 2010년 대회 같은 경우를 오히려 노리는데? 문화적 사대주의라고 비난받을 수도 있겠지만, 클래식 음악에선 그런 성향인 게 맞고 유럽 참가자들을 결선에서 많이 만나고 싶거든!
2015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 파이널리스트 시몬 네링은 스타인웨이, 4위 에릭 루는 야마하였다가 결선에서 스타인웨이로 변경했다. 2017 텔아비브 루빈스타인 마스터 콩쿠르에서 1위 시몬 네링은 파치올리, 파이널리스트 샤오위 리우는 스타인웨이, 세미파이널리스트 에릭 루는 스타인웨이였다. 2021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 1위 브루스 샤오위 리우는 파치올리, 세미파이널리스트 시몬 네링은 스타인웨이였다. 2025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 에릭 루는 파치올리 피아노로 우승했다. 셋은 루빈스타인 콩쿠르 동기로 파치올리 피아노로 연주한 사람이 해당 대회에서 우승했다. 쇼팽 콩쿠르에서 두 번 다 스타인웨이를 선택했던 시몬 네링은 안타깝게도 2017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스타인웨이를 선택했던 브루스 리우와 에릭 루의 해당 대회 성적이 되었다. 루빈스타인 청소년 콩쿠르와 루빈스타인 마스터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했던 시몬 네링은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는 9등과 17등으로 무관이 되면서 끝내 인정받지 못했다. 8계단 상승은커녕 8계단 하락. 2025년에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자 자격으로 본선에 직행할 수 있었으나 이때 나오면 29세인 데다가 2021년 이후 콩쿠르 참가를 멈췄다.
2015 쇼팽 콩쿠르에서 아깝게 7등이었던 아이미 고바야시는 2021 쇼팽 콩쿠르에 재도전하여 공동 4위에 올랐고 피아노는 두 번 다 스타인웨이였다. 에릭 루도 마찬가지로 4위에서 3계단 상승한 1위가 되었는데 쇼팽 콩쿠르에서 시게루 가와이를 제외한 나머지 3종류를 모두 써봤다. 파치올리 피아노는 2010년 대회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2015년 1라운드에서 한 명만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없었으나 2021년 대회부터 입상자를 배출하는 위상을 되찾았다. 반면에 2015년까지 인기가 좋았던 야마하 피아노는 2021년에 이어 2025년에도 2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베트남 이긴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한 대회이기도 했다. 2015년 조성진이 우승할 당시 3, 4, 5위 입상자들이 당 타이 손의 제자였다. (이때만 해도 당 타이 손이 진 것처럼 보였다.) 이후 2021년 우승한 브루스 리우도 당 타이 손의 제자였다. 2025년에는 조성진이 우승할 당시 4위였던 에릭 루가 10년 후 재도전하여 끝내 우승 차지! 당 타이 손은 브루스 리우가 우승할 때만 해도 캐나다에서 교육자로 활동했는데 이후 미국으로 옮겨갔다. 1980 쇼팽 콩쿠르 우승자로서 세월이 흘러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제자를 두 명이나 배출! 에릭 루가 우승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폴란드에 이어 쇼팽 콩쿠르에서 또 우승한 3번째 국가가 되었다. 러시아와 폴란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우승자가 한 명뿐이라서 또 우승하는 나라가 나오려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조성진과 브루스 리우는 예선에서 야마하 피아노로 통과하여 우승했고 에릭 루는 두 번 다 쇼팽 콩쿠르 예선을 거치지 않고 직행했다. 그러면서 본선에 직행한 참가자 중에서 최초의 우승자가 되었다. 내가 직관한 두 번의 대회에서 파치올리 피아노가 2연패!!
나는 늘 그랬듯이 유럽의 우승을 바라보고 바르샤바로 향했는데 결과적으로 당 타이 손의 제자들이 우승하는 대회를 지켜본 꼴이 되었다. 이제 시몬 네링, 브루스 샤오위 리우, 에릭 루는 다음 대회에 없다. 2030년에도 갈 수 있다면 새로운 얼굴을 만나게 된다. 그땐 21세기 출생자가 우승하게 된다. 네링이 4년 전에 결선에서 치려고 했던 게 협주곡 2번이었다. 4년 전에 네링이 재수생 최초로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바르샤바로 날아왔는데 다음 대회에서 재수생이 우승할 줄은... 에릭 루는 21세기 최초로 협주곡 2번으로 우승한 연주자가 되었다. 조성진이 갈라 콘서트에서 협주곡 1번으로 우승자의 위용을 뽐냈다면, 에릭 루는 10년 전 쇼팽 콩쿠르 무대에 섰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느낌? 협주곡 2번은 회상의 느낌이 나를 지배했다. 결선 연주 순서는 조성진이 첫 번째, 에릭 루가 두 번째였다. 쇼팽 콩쿠르에서 러시아랑 폴란드 말고 또 우승한 나라가 나왔다고 우리나라가 언제 또 우승하나 그런 걸 바라면서 편들 생각은 없다. 내가 그러면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다. 앞으로도 러시아, 폴란드, 우승하지 않은 나라 위주로 찾아보겠으나 대놓고 유럽 쪽일걸? 히히히히히!
내가 공부한 것들은 당 타이 손 앞에서 다 깨졌다. 재수생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 콩쿠르 녹음이 발매된 것 말고 이미 음반사에서 스튜디오 녹음을 발매한 레코딩 아티스트는 잘해야 준우승이라는 것까지도. 2005년 라파우 블레하치가 우승할 때 임동혁은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주선으로 EMI에서 데뷔 앨범을 냈다. 2010년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우승할 때 잉골프 분더는 2007년에 음반을 낸 적이 있었고 나는 해당 음원을 이미 mp3 파일로 가지고 있었다. 2015년 조성진이 우승할 때는 샤를 리샤르-아믈랭이 아날렉타 음반사에서 음반을 냈다. 아무래도 26세니깐 뭐라도 하나 있을 수밖에. 2021년 브루스 샤오위 리우가 우승할 때는 알렉산더 가지예프와 교헤이 소리타가 이미 음반을 냈다. 지통 왕은 2021년 1차 탈락자인데 결선까지 올라서 3위로 입상했다. 일단 1차에서 탈락했으면 결선에 올랐을 때 파이널리스트로 남았거든. 입상할 여지가 있으려면 못해도 2차는 들어야 했다. 내가 그동안 끌어모은 정보였는데 그렇다고 아깝진 않다. 흐흐흐!
쇼팽 콩쿠르에서 재수생 최초로 우승하신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