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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piano bachelor, piano music lover, CD collector and classical music information's translator. Also KakaoTalk character Tube mania! Naver Blog: http://blog.naver.com/snowseol 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channel/UCDPYLTc4mK7dOXYTQEOiPew?view_as=subscriber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Snowman’s Autumn in Warsaw Again! Day 25 (24 October 2025)


전날 문의를 보냈던 투어비스에서 폴란드 시각으로 새벽 4시에 답변이 왔다. 쇼팽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지나서 환불이 불가했던 것! 목요일에 비행기 타고 금요일에 잘 오려고 했던 건데 그렇게 되었다. 그날 갈 운명이 아니었나 보다. 난 너무 운명론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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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아예 방에만 있을 계획이라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샀는데 너무 많이 샀나 보다. 아침 9시에 음료수랑 밀카 초코빵을 먹었다. 내일까지 어떻게 다 먹지? 청소부가 생각보다 일찍 와서 11시에 문을 열어줬다. 오전 11시에 동생과 다시 피겨스케이팅 얘기를 했다. 말하려다가 까먹은 게 있는데 인터넷에서 남자 피겨가 인기 없는 이유란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댓글에서 피겨는 키가 작은 선수한테 유리한데 그런 애들은 스타성이 없고 4등신에 생기다 만 애들이 잘해서 그런 거라고 해서 웃겼다. 동생한테 내가 피겨 남자 싱글 공부한 내용들을 공개했다. 폴란드로 떠나기 전에 나름대로 공부해 봤다.


일리야 말리닌이 차준환을 못 이겨본 곳은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차준환 선수가 2023 사이타마 세계피겨선수권에서 기록한 프리 점수(196점)와 총점(296점)을 못 넘고 있다. 올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이 나고야에서 열리니깐 그걸 봐야 한다고 말해줬다. 몇 달 전에 일본에서 하는 팀 트로피를 일부러 봤다. 말리닌만 생중계로 봤는데 쇼트에서 100점 넘는 점수도 벌어놨겠다~ 총점이 300점 넘을 줄 알았더니 프리에서 좀 넘어지고 삐끗했다고 289점 나온 것 보고 약간 놀랐다. 사람들이 말리닌은 2030 알프스 올림픽까지 2연패가 될 것이라 점치고 있다. 차준환은 2쿼드인데 어떻게 6쿼드인 말리닌을 이겼는지 분석하는 기사도 있었는데 말리닌이 당시 시니어로 올라온 지 2시즌 만이라 구성 점수를 짜게 받은 것도 있었고 비점프 요소가 약하다는 단점도 있었다. 말리닌은 2023 도쿄 팀 트로피에서도 차준환한테 졌고 남자 싱글 개인 1위는 차준환, 단체 금메달은 미국, 은메달은 한국, 동메달은 일본이었다. 피겨에서 그랑프리 파이널은 1995년 파리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챔피언은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없을 수도 있다. 여자 싱글에 비하면 관심이나 주목도가 덜하고 이변이 적다. 그러나 올림픽 시즌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 여부가 중요하다. 2명 제외하고 해당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리스트가 올림픽 우승으로 이어졌다. 나머지 2명은 올림픽 시즌 이전의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리스트! 말리닌은 4대륙선수권에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게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모르겠다. 4대륙선수권은 유럽선수권에서 힌트를 얻어 1999년 창설되었고 당시 남자 초대 챔피언은 혼다 다케시 선수로 차준환에 대해 1쿼드만으로 쇼트에서 100점을 넘길 수 있는 유일한 선수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21세기 일본과 미국의 올림픽 챔피언들은 올림픽 전년도 4대륙선수권 은메달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차준환은 2025 서울 4대륙선수권 2위.


공부한 내용을 이어 나갔는데 동계아시안게임에 나간 경우 올림픽 메달을 생각하려면 금메달이고 봤어야 한다. 가기야마 유마는 말리닌을 의식하다가 점프 3번 꽈당하고 은메달이 되었다. 연습 때 성공했던 쿼드러플 러츠를 실전에서 뛰다가 다른 점프들까지 흔들리면서 무리수가 된 것. 어차피 아시안게임은 ISU에서 인정하는 대회가 아니라서 랭킹에 지장도 없는 거니까. 한동안 소치 이후 피겨를 안 봤고 올림픽만 조금 보다가 하얼빈 이후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피겨를 볼 때는 음악에 초점을 맞춘다. 룰 같은 건 잘 모르고 점프도 이름만 아는 정도니까. 안무나 표현을 본다기보다는 어떤 음악을 주로 쓰는지에 중점을 두는 편. 사람들이 말하는 징크스가 있는데 1988년부터 올림픽 전년도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남자 선수는 딱 한 번 빼고 올림픽에서 메달권 밖이라는 것과 함께 올림픽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프랑스에 배정된 여자 선수 중에서 올림픽 금메달이 나온다는 것. 남자는 올림픽 처음 나가서 챔피언이 된 사람은 역대 5명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말아 먹고 재도전해서 금메달! 2022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가기야마 유마는 2025 보스턴 세계피겨선수권 동메달에다 먼저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은 은메달. 2011 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데니스 텐은 2014 소치 동메달, 2017 삿포로 금메달리스트 우노 쇼마는 2018 평창 은메달 및 2022 베이징 동메달이다. 우노 쇼마는 올림픽 금메달만 없을 뿐이지 나머지는 다 우승해 보고 은퇴했다. 사람들이 말하길 틈새 공략이라고... 네이선 첸이 베이징에서 챔피언이 되고 나서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는데 우노 쇼마는 그런 빈틈이 있을 때 우승해 봤다. 이러면 이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올림픽 금메달이 될지도 모르는 흐름인데...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 선수는 1999 강원아시안게임 은메달이었다가 2003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되었고 결국 2006 토리노 올림픽 챔피언이 되었다. 2023년 자신이 주최하는, 현역보다는 은퇴 선수 위주의 아이스쇼에 차준환을 초대한 적도 있었다. 차준환과는 뭔가 평행이론이 있는 선수랄까?


김연아 선수가 무릎팍 도사에서 말하길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올림픽에서 금반지 끼면 금메달 못 딴다고 했단다. 그런데 소치에서는 금반지를 꼈다.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렸으면 김연아가 금메달 땄을 거라고 사람들이 많이 안타까워했다. 외국에서도 러시아 말고 다른 나라에서 열렸으면 김연아가 금메달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다른 피겨 부문은 다 잘하는데 유독 여자 싱글에 약했고 올림픽에서 계속 금메달이 허락되지 않았다. 소치에서 궁극적으로 가지려고 했던 금메달이 피겨 여자 싱글 부문이었던 것! 김연아랑 오서가 좋지 않은 모양새로 헤어졌지만, 차준환도 첫 올림픽은 오서와 함께했다. 자국에서의 올림픽 무대에 설 기회는 차준환에게 갔고 프리 진출로 보답했다. 20세의 김연아가 뿌린 씨앗, 2011년 남아공 더반까지 가서 따낸 올림픽 개최권은 16세의 차준환에게 올림픽을 경험할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줬다. 아마도 그건 차준환 선수가 김연아 선수에게 평생 고마워해야 할 부분이고 차준환도 속으로는 감사할 것. 2011년 10세의 차준환은 SBS 인터뷰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올림픽 나가서 꼭 3등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2018년 평창 프리에서 이탈리아 영화 음악, 2022년 베이징 프리에서 이탈리아 오페라 음악을 사용했는데 2026년 밀라노 쇼트에서는 이탈리아 클래식 미니멀리즘 음악으로 연기하게 된다. 본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궁극적으로 메달을 꿈꿨던 올림픽은 자신의 전성기인 24세에 해당하는 이탈리아!!! 아무리 말리닌이 우승 후보라고 해도 자신에게 첫 올림픽이 열리는 밀라노에서 금메달을 못 딸지도 모른다. 축구공은 둥글고 빙판은 미끄럽다.


올림픽 자동 출전은 개최국의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ISU인지 어딘지 한국도 피겨 출전권을 따서 나오라고 압력을 넣었다. 2017 헬싱키 세계선수권에 나간 김진서 선수는 프리컷 탈락이라 출전권을 한 장도 따지 못했다. 이후 네벨혼 트로피에서 6등 안에 들어야 했는데 이준형 선수가 나가서 최종 5등을 기록하면서 가까스로 한 장을 따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선발전은 3차까지 했는데 1차와 2차에서 이준형이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차준환은 1차 3위, 2차 2위였다가 28점까지 벌어진 점수를 마지막 3차에서 대역전극으로 2점 앞서서 최종 승자가 되었다. 당시 21세였던 김진서와 이준형은 국내 대회에서 1등과 2등을 서로 나눠 먹던 사이였는데 차준환이 중2 때부터 형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16세에 시니어 데뷔한 남자 선수는 10명도 채 안 된다고 하는데 자신이 시니어로 진출할 수 있는 시기에 올림픽이 얻어걸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15.5세가 지나자마자 시니어로 데뷔했을지도 모른다. 시니어 그랑프리 캐나다 한 번 나가고 나서 스케이트 아메리카는 기권했고 두 번째가 무려 올림픽. 피살당해서 죽은 데니스 텐은 밴쿠버에서 16세였는데 차준환의 생일이 더 늦어서 17.5세부터라는 규정이 변하지 않으면 21세기 최연소 남자 피겨 올림피언으로 남게 된다. 남자는 트리플 악셀과 4회전 점프를 연마해야 하므로 18~19세에도 주니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선수는 20세에 시니어로 데뷔하기도 한다. 결국 이준형은 자기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고도 그걸 지키지 못하게 된 거었다. 내가 아빠한테 말하니깐 아빠가 그러더라~ 그 나라에 한 장 준 거지 그 선수한테 한 장 준 거냐고! 근데 러시아는 지금 국가 쿼터가 아니라 개인 쿼터라서 국제대회를 겨우 하나 나왔다. 세계선수권에서 프리 탈락한 선수들끼리 겨루는 건데 러시아는 약물 여부랑 푸틴 지지 여부 같은 걸 거르고 거른 거라서 부상이라거나 개인 사정이 있으면 다른 선수가 나갈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러시아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IOC가 뒷문을 열어준다. 독일 펜싱 선수 출신 토마스 바흐가 IOC 위원장이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축하해준 사람이 푸틴이라서 소치 금메달에 대해서 입 다물고 있었던 거겠지... 김연아한테 그런 게 미안하니깐 이후 다른 좋은 일을 시켰던 것 같다. 같이 강릉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피겨 경기를 관람하기도 하고... 러시아는 오로지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을 원했다. 피겨는 우아한 예술 스포츠가 아니라 정치 스포츠! 러시아는 평창에서 OAR, 베이징에서 ROC란 이름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AIN으로 러시아의 R자도 쓸 수 없게 되었다.


오후 1시가 지나서 동생이 400만 원 깨지고도 폴란드로 또 오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정도면 폴란드에 대한 기억이 안 좋겠다고 한다. 4년 전에도 다 좋았다가 막판에 바가지요금 사건이 터졌는데도 다시 왔으니까. 폴란드는 여행 책자에서도 볼 게 많지 않다고 소개하는 나라. 나중에 노르웨이나 스웨덴 같은 북유럽에 백야 보러 가고 싶다. 몇 년 전 폭염이었을 때 다른 동생한테 나 북극곰탱이나 되고 싶다고 하소연했더니 거기도 덥다고 했다. 노보텔 주변에 택시 타는 데가 있던데 거기 좀 파악해 볼 걸 그랬나? 폴란드는 한국처럼 택시를 잡아서 타는 문화가 아니라서... 전날 밤에 이어 아침에도 눈물이 났다. 돈 날려서 그런 건 아니고 6학년 때의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학교 공부에 전념할 때는 한동안 생각나지 않았는데 학업을 마치고 세월이 흐르면서 밤마다 괜히 생각나곤 했다.


오후 4시 가까이 되어 추워서 혹시 청소부가 창문을 열었나 봤더니 닫혀 있었고 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차준환 선수가 나오는 그랑프리 컵 오브 차이나를 생중계로 보려고 했더니 한국 시간 밤 8시를 폴란드 시간 밤 8시로 착각해서 녹화 중계로 봤다. 밀린 후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5시가 가까워졌을 때 중국 피겨 선수가 차준환 선수가 2022 베이징 올림픽 쇼트에서 사용했던 Eternal Eclipse 음악에 맞춰 연기한다. 남자 쇼트 프로그램을 듣거나 보거나 했는데 차준환보다 먼저 연기한 선수가 <쉘부르의 우산> 음악을 들고 나왔다. 남자가 부르는 부분만 편집. 김연아 선수가 주니어 시절 갈라에서 연기한 음악이 <Papa, Can you Hear Me?>였는데 차준환 선수가 나중에 미셸 르그랑의 음악으로 연기한다면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가 아이스댄스에서 연기한 <쉘부르의 우산>이 아닐까? 사토 슌이 <라벤더의 연인들> OST에 맞춰 연기하는데 일본 선수들은 그 음악을 많이 고르더라고. 전에 아사다 마오가 쇼트에서 선택한 음악이 좋아서 해당 영화 사운드트랙을 구한 적이 있었다. 쇼트에서 차준환의 순위는 6위. 이어서 <라흐마니노프의 가을> 공연을 봤다. 라흐마니노프 하면 정말 겨울과 잘 어울리는 작곡가이고 피겨랑도 잘 맞는데...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그런데 내가 역대 올림픽 챔피언들이 사용한 음악을 찾아보니 쇼트에서 라흐마니노프를 쓰고 우승한 남자 피겨 선수가 있었다. 영국의 존 커리로 1976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 챔피언. 유튜브로도 찾아보니 라흐마니노프가 맞았다.



나름대로 많이 샀는데도 공항으로 가는 날에 먹을 것은 별로 남지 않았다. 커피 2컵, 비타민 음료수 1병, 밀카 초코빵 2개로 다음 날 아침과 점심을 버텨야 한다. 쇼팽 콩쿠르 결선 마지막 날 후기를 쓰는데 5시간 넘게 걸렸다. 포스팅을 너무 안 하다 보니 감각이 많이 떨어져서 빚어진 현상이기도 하다.

Snowman’s Autumn in Warsaw Again! Day 24 (23 October 2025)


8시 30분에 호텔에서 마지막 조식. 이제 떠나는 날이 되었다. 9시 되기 전에 체크아웃하고 우버 앱을 켜고 택시를 부르려고 했으나 12시 5분 비행기인데 10시 30분이 되도록 먹통이라 호텔에 일반 택시를 신청했다. 며칠 전 신용카드랑 체크카드 등록을 새로 했는데 4년 전 바가지요금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집착하다가 시간이 가버렸다. 묵던 방 369번을 댔더니 택시가 오려면 15분이 걸린다고 했다. 우버가 되는지 확인해 봤어야했는데 택시 부르기 직전까지만 연습해 보고 되는 줄 알고 믿었던 것. 그러다가 호텔에 택시를 부르자는 생각이 뒤늦게 났다. 택시를 타고 쇼팽 공항으로 가는데 바르샤바의 가을은 처연하게도 아름다웠다. 차가 밀려서 이미 11시 5분이 넘어갔고 요금은 140즈워티가 나왔으며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해 물어물어 찾다가 11시 20분이 넘어갔다. 가족은 초비상이었고 짐 다 버리고 수하물이 끝났으니 화물을 포기하라고 했다. 옷이면 다 버리겠는데 하필 입던 옷들은 보조 가방에 있었다. 12시가 지나 티켓오피스에 줄 섰다. 그러나 줄이 길었고 변경하려고 했더니 문의가 먼저 떴다. 이런 미련 곰탱이... 내가 한심한 건 고등학생일 때 알고 있었고, 물론 나중에는 왕한심한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한심한 자신을 발견하고 자책하게 되었다. 이미 왕복 티켓 170만 원 중 절반을 버렸다. 동생도 내가 워낙 쇼팽 콩쿠르 좋아하는 걸 충분히 알고 있어서 그런지 폴란드에 이틀 더 머무르라는 건가 보다고 위로했다.


12시 40분이 지나 티켓 취소하려다가 25일로 변경해야 한다고 문의했더니 로드 캐시어로 가라고 했다. 25일 15시 10분 비행기이고 6930.08즈워티를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A4 용지로 된 항공권을 받았다. (추가로 100즈워티가 붙었다.) 오후 1시 10분까지 오라고 했고 인천 도착은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 예정. 네이버랑 비슷한 편도 요금이었는데 234만 원인 줄 알았으나 나중에 다시 계산해 보니 277만 원이 나왔다. 종이에는 PLN 7040.96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대로 노숙해야 하나 싶었지만 동유럽이라 위험하니 결국 호텔을 알아봐야 했다. 하루 기다릴 수 있으면 공항에서 커피 마시면서 밤샘했을 지도... 동생이 경유하면 100만 원이라고 알려줬으나 편하게 가고 싶은 마음에 직항을 알아봤다. 날짜가 임박해서 자리가 없을까 봐 이거라도 절박했고 자리가 남아서 가는 게 다행이라고 여겼다. 동생이 돈을 벌면 된다고 위로해줬는데 오후 1시가 지나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도 모르게 누가 보든지 말든지 울고 있었다. 그러다가 짐을 살피지 못해서 방심하다가 도난당했는지 확인해봤는데, 다행히 멀쩡하게 잘 있었다. (비행기 놓친 게 속상해서 눈물을 흘린 건 아니었다. 한국에서의 안 좋았던 기억을 잠시나마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밀려와서 나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다.)


오후 3시가 지나서 감정을 추스르고 물 마시다가 가장 가까운 메리어트 호텔을 알아봤다. 동생은 그런 변수가 여행의 묘미라고 한다. 콘센트를 찾지 못해서 샤오미로 버티다가 4시 30분에 공항 맞은편에 있는 200m 떨어진 메리어트 호텔로 갔다. 4년 전 출국하기 전에 코로나19 검사했던 곳으로 다시 올 줄이야! 로비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코드를 꽂고 휴대폰을 충전했다. 결국 호텔스닷컴 앱을 깔았다. 노트북을 켰으나 호텔 그로마다처럼 개방형 와이파이가 아니라서 인터넷을 할 수 없었다. 조식 먹은 이후로 물만 마셨고 울어서 그런지 머리랑 이마가 아팠다. 1박에 27만 원이라도 감수할 수 있었는데 앱에 찾아봐도 안 나왔고 5시 30분에 로비에 물어봐도 자리가 없었다. 공항에서 2km 떨어진 괜찮은 호텔 오케치에도 알아봤으나 자리가 없었다. 또 다른 곳은 휴업이었다. 공항에서 택시 탈 곳을 물어봤으나 밖으로 나가면 된다고 했다. 밖을 지나가다가 아래에 택시 정거장이 보였다. 그래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더니 폴란드에 입국해서 택시를 탔던 위치였다. 호텔스닷컴 앱으로 검색해보니 호텔 그로마다는 자리가 이따금 비었다. 네이버 페이로 결제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신용카드로 48만 원을 결제했다. 해외에서 네이버 페이가 안 되는 모양. 결국 7시 40분에 택시를 타고 그나마 익숙한 호텔 그로마다로 향했다. 체크인할 때 조식 여부를 물어봤으나 거절했다. 가족들이 계속 호텔을 알아봐 주다가 늦게 잠들었다. 그래서 안심시키려고 방에 도착하자마자 사진을 찍어서 보여줬다. 369호보다 더 먼 373호에 배정되었다. 침대와 화장실 위치가 전과는 다른데 세면대의 수도꼭지가 뻑뻑해서 물을 틀기가 불편했다.



빔 9시에 편의점에서 대추토마토, 커피, 제로 펩시, 김밥, 밀카 초코빵, 비타민 음료수 등등을 샀다. 조식을 안 먹으려고 이것저것 샀더니 90즈워티가 나와서 그게 그거네... 에코백을 들고 갔는데 나도 모르게 배고파서 이것저것 집었나 보다. 자브카로 가면서 공연장을 지나갔는데 옆문에서 케빈 첸, 윌리엄 양, 표트르 알렉세비치 등이 보였다. 김밥을 산 게 생각나서 밤 10시 30분에 먹었더니 아팠던 이마가 괜찮아졌다. 냉장고가 없어서 먹지 않으면 상할 텐데 까먹고 있다가 먹었다. 어쩌다 보니 밤 11시에 동생과 피겨스케이팅 얘기를 했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유력한 남자 피겨 싱글 금메달 후보가 러시아계 미국 선수 일리야 말리닌인데 걔 때문에 일본 선수 가기야마 유마가 힘들어하고 있다. 말리닌과 붙었다 하면 무엇 하나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는데 그러다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차준환한테도 밀리면서 금메달을 내줬다. (나는 개인적으로 말리닌 하면 구소련 피아니스트들이 떠오른다.) 마치 옛날의 아사다 마오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아사다 마오에 대해서 딱한 것 중 하나는 김연아가 없는 올림픽이란 끝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 그러다가 안정환 얘기도 나왔는데 안정환 다음이 조규성인 줄 알았는데 차준환! 2002년 안정환이 있었다면 2026년에는 차준환이 있는데 24년이 흘러 2050년에는 연예인급 외모에 J로 시작하면서 ~환으로 끝나는 이름을 지닌 운동선수가 대한민국을 빛낼 거라고 말했더니 외모지상주의 쩐대... (이렇게 말하는 나도 거울 보고 외모에 대해 반성 중이다.) 사실 안정환이 잘생긴 건 잘 모르겠다. 동생도 자기 스타일 아니래... 이을용이 안정환은 마음이 잘생긴 거라는 말에 나도 동의! 둘이 한자는 다르다. 안정환은 곧을 정 굳셀 환이고 차준환은 준걸 준 빛날 환. 안정환은 이름 그대로 곧고 굳세게 컸고 차준환은 뛰어난 인물이 되어 빛난다는 뜻? 빛날 환에는 잘생긴, 눈부신 이런 뜻도 있는데 이름 자체가 잘생겼다는...


4년 전 호텔을 나오는데 택시 기사가 어디 가냐고 물어보면서 태워주겠다고 했다. 얼른 가고 싶은 마음에 별 의심도 없이 탔는데 미터기의 돈이 빨리 올라가면서 100즈워티가 나왔다. 카드 결제가 되었으면 바가지요금인가 보다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현금을 요구하면서 다른 호텔로 데려가서 뽑게 했다. 3만 원 정도가 아니고 나중에 뽑은 비용 1만 원이 추가로 청구되었다. 그때의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돈을 미리 내고 잘 가려다가 이렇게 된 것. 당시 깨진 4만 원은 4년 후 400만 원이 깨지는 것으로 100배나 불었다. 하루에 400만 원이 깨졌음에도 엄청 자책하면서도 의외로 덤덤했다. 어쨌든 나를 공항까지 잘 태워다줬으니 바가지요금 택시 기사에게 오히려 고마운 지경이 되었다. 때로는 바가지가 천만번 나은 거라고도 하더라... 절대 바가지를 당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나 보다.



2025년 10월 23일 19시 제19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

Sala Koncertowa Filharmonii Narodowej w Warszawie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

XIX Międzynarodowy Konkurs Pianistyczny im. Fryderyka Chopina III KONCERT LAUREATÓW

The 19th International Fryderyk Chopin Piano Competition THIRD PRIZE-WINNERS' CONCERT


Nocturne No. 13 in C minor, Op. 48 No. 1

... Adam Kałduński (Poland)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 Bella Davidovich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Ballade / 발라드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벨라 다비도비치 어워드


Nocturne No. 17 in B major, Op. 62 No. 1

... 6위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 공동 5위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Nocturne No. 18 in E major, Op. 62 No. 2

... 공동 5위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Scherzo No. 3 in C sharp minor, Op. 39

... 공동 4위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 60

... 공동 4위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 Warsaw Philharmonic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최우수 협주곡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어워드


Variations in B flat major, Op. 12

... 3위 및 동메달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 Krystian Zimerman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최우수 소나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어워드


24 Preludes, Op. 28 

No. 7 in A major

No. 8 in F sharp minor

No. 9 in E major

No. 10 in C sharp minor

No. 11 in B major

No. 12 in G sharp minor

... 2위 및 은메달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Intermission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 1위 및 금메달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 The Warsaw Philharmonic Symphony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제이 보레이코 지휘


3번째 입상자 갈라 콘서트는 중계되지 않았고 에릭 루가 연주한 앙코르곡은 후기에 왈츠라고만 나와서 5번인지 7번인지 모른다.





작년 10월 1일 폴란드 시간으로는 점심 12시이고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7시, 동생과 함께 PC방에서 티켓팅했는데 동생은 다행히 payU가 떠서 풀 패스를 결제할 수 있었고 내가 시도한 10월 23일 갈라 콘서트는 자리를 집었으나 przelewy24로 뜨면서 결국 결제에 실패했다. PC방을 완전히 떴는데 자리가 하나 남았다고 지메일로 왔는데 이래저래 결제하지 못했다. 아마 후자는 원화 지원이 안 되는 모양. 다른 후기를 찾아보니 미국에 사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달러 결제로 성공했단다. 4년 전처럼 마지막 갈라 콘서트가 열리는 날 출국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못했다. 비행기가 결항으로 인해 예정보다 지연이라는 운조차 따라주지 않았다. 티켓팅하기 전에 식당에서 동생네 가족과 외식했는데 당시 먹었던 음식은 오리샤브샤브였다. 갈라 콘서트를 건지려고 다시 살펴보니 5분 이내에 모든 티켓이 매진되었고 풀 패스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쇼팽 콩쿠르 티켓팅은 월드컵 같은 단판 승부나 마찬가지라서 조성진이나 임윤찬의 공연처럼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투어의 경우 같은 프로그램이면 한국에서 못 봐도 일본 같은 다른 나라로 가서 봐도 된다. 나는 그나마 풀 패스라서 조금이라도 쉽게 집은 것이지 결선이면 처음부터 거의 안 열린다고 봐야 한다. 오프닝 콘서트와 오페라 극장 갈라 콘서트 티켓팅은 올해 9월 9일 폴란드 시간으로는 오전 10시,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5시에 있었다. 오페라 극장 하나에 걸었는데 결국 실패했고 오프닝 콘서트는 현지에서 3시간 가까이 기다려서 구할 수 있었다. 이후 대회 티켓은 반드시 PC방으로 가야 하지만, 오프닝 콘서트는 집에서 집기로 했다. 오페라 극장 입상자 갈라 콘서트는 본선 참가자들을 보고 결정하려고... 일부러 PC방에서 결제한 시간만큼 머물렀던 이유는 다음 대회에 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실패담을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

2025년 10월 29일 수요일

Snowman’s Autumn in Warsaw Again! Day 23 (22 October 2025)


10시쯤 식당에 갔더니 몇 가지가 없어져 잇었다. 요플레 더 먹고 그냥저냥 식사. 아침에 못 먹은 메뉴 중 하나는 며칠 동안 그 자리에 있었던 피에로기인 듯? 그건 안 먹어도 괜찮다. 전날 오페라 극장에서 만난 시애틀 피아니스트에게 내가 받은 유튜브 동영상들을 선물로 보내는 이메일을 보냈다. 오전에 밀린 후기를 정리하다가 오후 1시가 지나자 외출. 1시 30분쯤 공연장에 들어갔더니 두세 명 앉은 정도였다. 난 못 본 사람들에게 양보하려고 일부러 안 가려고... 프린스 폴로 과자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갔는데 다른 자브카에는 없었고 가진 동전을 싹 털어서 신용카드와 함께 지불했다. 오후 2시 30분에는 피에로기를 식당에서 먹었는데 Pierogi for You! 하면서 준다. 전에 두 번 갔던 곳과는 다른 가게로 32.90즈워티를 지불했다. 바삭한 군만두 같은 맛으로 만두피 속에는 치즈가 들어있고 겉에는 양파 조각을 얹었다. 먹고 나서 3시에 다시 공연장을 가봤는데 이번에도 5명도 안 될 정도로 한산하다. 고정으로 대기한 사람은 두세 명 정도. 자국 참가자가 아니라서 그런가? 폴란드가 우승했으면 난리 났으려나? 며칠 전만 해도 그렇게 뜨거웠는데 갈라는 그런 건지?




마침 수요일이라 짐 싸기 전에 쇼팽 박물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구경했다. 매장만 보고 왔으나 살 게 더 없다. 내가 사려고 했던 시몬 네링의 음반은 없어졌다. 5시가 넘어 호텔로 돌아왔다. 4시에 쇼팽 박물관 상점 들렀다가 5시쯤 공연장에 또 가 봤는데 25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다. 난 한 명이라도 더 볼 수 있게 굳이 기다리지 않았다. 콩쿠르 동안 누렸으니 못 본 사람에게 양보하려고... 결국 지난 대회처럼 오프닝 콘서트랑 콩쿠르 모든 연주를 봤다. 결선 때 열기가 대단했는데 팍 식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중국이 금은동 휩쓸어서 그런가? 떠나기 전 쇼팽 음대 앞의 풍경을 마지막으로 담았다. 나중에 동생들이 말하길 동유럽이라 그런지 쓸쓸하고 어둡다고 했다. 길거리나 건물도 그렇게 보인다고...











편의점에서 프린스 폴로 과자를 한 20개 샀더니 곁에 있던 남자가 슈가~ 이러면서 낄낄거렸다. 그전에 다른 편의점에서 한 박스 산 게 가방에 들어 있었거든. 액수가 커지자 핀 번호를 입력하게 했다. 하나 더 사야겠다 싶어서 다른 편의점에 가서 보여주면서 세트로 찾는다고 했더니 없다고 해서 낱개로 샀다. 난 졸릴 때 조금씩 사 먹곤 했는데 한국으로 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산 거지 내가 먹을 것도 아니었다. 내가 산 가느다란 프린스 폴로는 1개당 1.99즈워티. 56개를 4만 원대에 샀는데 물론 한국에서도 시킬 수 있지만 배송비 포함해서 6만 원이 넘어간다. 프린스 폴로는 낱개 포함 100개 넘게 샀다. 인터넷 오류로 동영상을 압축 분할한 것을 한꺼번에 보내지 못하게 되자 하나씩 다시 보내면서 에러가 있다고 미국인 부부에게 양해를 구했더니 현재 크라쿠프에 있다고 답장이 왔다.



2025년 10월 22일 19시 제19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

Sala Koncertowa Filharmonii Narodowej w Warszawie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

XIX Międzynarodowy Konkurs Pianistyczny im. Fryderyka Chopina II KONCERT LAUREATÓW

The 19th International Fryderyk Chopin Piano Competition SECOND PRIZE-WINNERS' CONCERT


알렉산데르 라스코프스키(Aleksander Laskowski)와 모니카 포돌라크(Monika Podolak)가 갈라 콘서트 진행자를 맡았다. 모니카 포돌라크는 4년 전에도 참가자들을 소개할 때 봤다. 찾아보니 쇼팽 음대에서 영화 및 TV 음향 연출 전공.


Extra-Statutory Awards Ceremony

Piotr Alexewicz (Poland)

Award for the highest-ranked Polish participant in the XIX Chopin Competition

10 000 €

Funded by President of Orlen S.A.


Mateusz Dubiel (Poland)

Award for the highest-ranked Polish participant who did not qualify for round two

50 000 złotych

Funded by Stowarzyszenie Smolna i Fundacja dr Roguskiej


Piotr Alexewicz (Poland)

Award for the highest-rated Pole

10 000 €

Funded by Animato Association


Eric Lu (USA)

Award for the winner of the Competition

10 000 €

Funded by Mast Media Agency


에릭 루에게는 한국 기획사 마스트미디어에서 후원하는 특별상이 수여되었다.


Piotr Alexewicz (Poland)

Award for the highest-rated Pole

7 500 €

Funded by Chopin Society of Atlanta


David Khrikuli (Georgia)

Award for the highest-rated pianist who is not a prize-winner in the Competition

6 000 €

Funded by Ewa Kamler-Tetyk


다비드 흐리쿨리는 아깝게 7등으로 떨어졌나 보다.


Piotr Alexewicz (Poland)

Award for the highest-rated Pole

7000 €

Funded by Sołtysiński, Kawecki & Szlęzak Law Firm


Miki Yamagata (Japan)

Barbara Hesse-Bukowska Award for the best female pianist who did not enter the finals

5 000 €

Funded by: Maciej Piotrowski, Jolanta Pszczółkowska-Pawlik, Włodzimierz Pawlik, Shoko Kusuhara, Eri Kitazawa, Sviese Ceplauskaite, Małgorzata Góra, Eri Iwamoto-Bukowian, Urszula Gadzała, Kinga Gadzała-Koper, Mariusz Dropek


Tianyao Lyu (China)

Award for the highest-rated performance of the Concerto in E minor

5 000 €

Funded by Zbigniew Kaszuba


티앤야오 리우는 번외로 협주곡 1번 최우수 연주상을 받았다.


Eric Lu (USA)

Prize for the winner of the Competition

5 000 €

Funded by Mayor of Hamamatsu City


일본 심사위원 아키코 에비가 에릭 루에게 하마마쓰 시장이 우승자에게 제공하는 상 수여.


Yehuda Prokopowicz (Poland)

The Prof. Zbigniew Drzewiecki Award for the highest-ranked participant representing Poland who did not qualify for the final

5 000 €


Piotr Alexewicz (Poland)

Swiss Classic Maggiore Award for the best Polish pianist

5 800 €

Anonymous founder


Program

Ballade No. 4 in F minor, Op. 52

... Adam Kałduński (Poland)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 Bella Davidovich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Ballade / 발라드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벨라 다비도비치 어워드


순서 변경으로 아담 카우둔스키가 먼저 연주. 스타인웨이로 풍성하고 깊은 연주를 선사한다.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어도 특별상을 받은 참가자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면 21세기 최초! 20세기에도 마주르카 특별상이나 폴로네즈 특별상 수상자가 결선에 오르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특별상 받았다고 해당 장르의 스페셜리스트나 1인자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나중에 특별상 받은 장르로 음반 내는 경우도 생각보다 별로 없다. 우승이 목마른 일본은 이거라도 해보는 게 필요한데 무엇 하나 1등 하지 못하면 어떡하냐?! 역사 짧은 것, 심지어는 1980년부터 생긴 협주곡 특별상도 예외로 봐줄 테니 역사가 긴 마주르카 특별상이나 폴로네즈 특별상 중에서 하나라도 받아보는 게 일본에 필요하다. 홀 밖에서 목도리 두른 것을 눈앞에서 봤는데 긴 머리에 여드름 많고 얼굴에 화장해서 기억한다. 여기에서 자신이 특별상을 받은 발라드 4번 연주.


Mazurka in B flat major, Op. 17 No. 1

Mazurka in A minor, Op. 17 No. 4

... Yehuda Prokopowicz (Poland)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 Polish Radio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폴리시 라디오 어워드


또 몇 초 동안 멀리 쳐다본다. 첫 번째 마주르카는 그다지 흥겹진 않다. 두 번째 마주르카는 뭐랄까 추억에 잠긴 것 같다. 어쩌면 이번 대회를 돌아보는 느낌?


Polonaise No. 6 in A flat major, Op. 53 “Heroic”

... Tianyou Li (China) / 티앤여우 리 (중국)

... Fryderyk Chopin Society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Polonaise / 폴로네즈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프리데리크 쇼팽 협회 어워드


연주하다가 조율이 안 된 것 같은 소리는 뭐지? 스트리밍 중계하다가 오류 났나? 썩 맘에 드는 연주는 아니다. 마지막에 겨우 위풍당당?


Nocturne No. 17 in B major, Op. 62 No. 1

... 6위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2021년 대회에서 많이 들렸던 녹턴 17번. 잔잔하게 흘러가다 마무리.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 공동 5위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가와이로 쳐서 맘에 안 든 것도 있었나? 스타인웨이로 들으니 좋다. 전주곡 작품 45는 율리아나 아브제예바의 2010 쇼팽 콩쿠르 연주로 좋아한다.


Nocturne No. 18 in E major, Op. 62 No. 2

... 공동 5위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이번에도 잔잔하게 흘러가는 녹턴 18번. 당 타이 손을 많이 떠올리게 해준 참가자. 청중상 받았으면 했는데 결국 폴란드 참가자 표트르 알렉세비치한테 갔다.


Scherzo No. 3 in C sharp minor, Op. 39

... 공동 4위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스케르초 3번 연주는 딱히 임팩트가 없고 그냥저냥 흘러갔다. 4위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싶은 연주.


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 60

... 공동 4위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 Warsaw Philharmonic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최우수 협주곡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어워드


전날 갈라에 이어 마찬가지로 빨간 드레스. 스타인웨이로도 예쁜 소리를 뽑아내는데 파치올리로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스타인웨이가 가지지 못한 음색을 파치올리로 내고 있었던 걸까? 뱃노래의 마지막 음을 치기도 전에 브라보!


Nocturne No. 4 in F major, Op. 15 No. 1

3 Ecossaises, Op. 72

No. 1 in D major

No. 2 in G major

No. 3 in D flat major

... 3위 및 동메달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 Krystian Zimerman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최우수 소나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어워드


소나타 특별상이면 소나타를 선사할 텐데 다른 장르 선택. 스타인웨이로 치니깐 좋다. 파워풀한 연주가 인상적이었는데 스타인웨이로 녹턴 4번의 서정성을 표현한다. 이번 대회에서 소나타 3번이 특별상을 타는지 주시했더니 2번이 차지! 3개의 에코세즈는 마이너 작품이라 많이 연주되진 않는데 앙코르 소품도 아니고 콩쿠르에서 선사해서 이색적이었다.


24 Preludes, Op. 28 

No. 7 in A major

No. 8 in F sharp minor

No. 9 in E major

No. 10 in C sharp minor

No. 11 in B major

No. 12 in G sharp minor

... 2위 및 은메달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우승자를 제외한 나머지가 스타인웨이로 친 이유는 준우승자의 피아노에 대한 예우? 손가락이 기가 막히게 잘 돌아가는데 감흥이 좀 덜해서 아쉬운... 여기까지 어쩌다 보니 3분 지연된 채로 봤다.


Intermission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 1위 및 금메달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 The Warsaw Philharmonic Symphony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제이 보레이코 지휘


전날보다 터치가 보다 진해졌다. 2악장을 감상하려고 하는데 바깥이 시끄러워서 창문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쇼팽이 먼저 작곡한 협주곡은 1번이 아닌 2번. 자신의 풋풋한 시절을 돌아본다. 3악장에서는 앞으로도 비상할 자신을 예고하는 것 같다.


Encores

Piano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III. Marche funèbre

Waltz No. 5 in A flat major, Op. 42

... 1위 및 금메달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앙코르로 가장 먼저 들려준 곡은 피아노 소나타 2번 3악장 장송 행진곡. 비가 와서 혹시 이 곡을 들려줬나? 쇼팽에게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온 힘을 다해 어둠을 끌어낸다. 관객들이 나가려고 하는데 두 번째 앙코르로 왈츠 5번을 시작한다. 에릭 루의 연주를 감상해 보니 엄청 기쁘다거나 엄청 슬프다거나 하는 조울증 비슷한 건 딱히 없는 것 같다. 기쁜 듯 슬픈 듯 흘러가는 느낌. 왈츠란 게 그렇다. 오후 3시에도 줄이 별로 없었는데 직접 가서 볼 걸 그랬나? 일부러 5년 후를 위해 갈라 콘서트 분위기가 어떤지 공연장으로 가보기도 했다. 밤 10시 30분이 되니 밖에서 비가 오는 소리가 커졌다. 짐을 다 싸니 새벽 3시에 가까워졌다.

2025년 10월 28일 화요일

Snowman’s Autumn in Warsaw Again! Day 22 (21 October 2025)


자다 일어나서 먹었는데 이미 아침 8시가 넘었다. 우버 불러서 가려다가 20분 걸려서 오페라 극장까지 걸어갔더니 8시 40분이 지났다. 이것도 엄청 늦었다고 생각했다. 정문으로 갔더니 왼쪽 날개로 가라고 문에 종이가 붙어 있었다. 의외로 한산했는데 16시 30분까지 입장 가능. 왼쪽으로 걸어가서 매표소를 찾았는데 내 앞에 있는 사람한테 대뜸 폴란드인이냐고 물었더니 미국인이라고 했다. 미국인 부부가 있었는데 돗자리 같은 걸 깔고 입구 앞에 앉았다. 부인은 마실 것을 사러 갔다. 9시가 지나 예민했는지 약간 설사 끼가 있었다. 외국 나가면 화장실 때문에 고생이다. 아침에 덜 먹었는데 과일이랑 우유를 괜히 먹었나 보다. 객실에 있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미리 봤고, 커피랑 물을 싸 와서 안 먹고 있었다. 미국인 부부가 자꾸 따뜻한 커피를 권하는데 나도 가방에 커피랑 물이 있고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한테 방법을 알려줬는데 길 건너편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먹을 것을 조금 사면 화장실을 갈 수 있다고 했다. (내가 한국에서는 화장실 찾는 게 쉽다고 하니 미국은 화장실이 여기저기 널렸단다.) 남자는 바닥에 돗자리 비슷한 것을 깔고 앉았는데 부인은 그냥 맨바닥에 앉았다. 3번째면 충분히 될 것 같은데... 목도리하고 패딩 입고 장갑 끼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왔지만, 이러다가 오페라 극장이랑 감기를 맞바꾸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이게 다음 대회 생각하다가 빚어진 일...




미국인 남성이 나한테 시애틀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라고 했다. 나한테 피아노를 치는지 질문했는데 4년 동안 대학교에서 공부한 학사일 뿐이고 예술학교도 아닌 일반중고 출신이며 피아니스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나한테 인터넷으로 올라와 있는 자신의 녹음도 알려줬다. 어쩌다 보니 통성명하게 되었고 대회 내내 절대 알려주지 않았던 내 온라인 신상을 외국에서 오프라인 최초로 알려주게 되었다. 유튜브랑 블로그를 한다면서 한 달에 한 번씩 구글 드라이브에 자료를 올린다고 말해줬다. 서로 음원을 교환하는 멕시코인 1인을 위해 포스팅 제목을 영어로 써주고 있으며 한국인 중에서 아무도 그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어 지문을 한글로 번역해서 올린다고 덧붙였다. 나한테 언제 피아노를 시작했는지 물어봐서 2세나 3세라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는 4세였다.) 2017년 유방암으로 돌아가신 미국 선생님과 음원을 교환했던 얘기도 했는데 나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여기셨던 분이셨다.


얼마나 취소표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밤 8시 공연이면 7시 40분에 풀리지 않을까? 오페라 극장 앞에는 경찰이 한 5명 있었다. 미국인 피아니스트와 서로 무료하지 않게 음악 얘기를 나눴다. 나 지적인 얘기는 정말 영어로 못하고 대놓고 생활영어 수준인데 어쩌다 보니 안티맨 얘기까지 나왔다. 나한테 안티짓하다가 조성진 음원 하나 주니깐 이후 침묵이라고 말했더니 그런 상황을 느낌으로 아는 눈치였다. 조성진의 팬은 아니지만 그의 팬들을 돕고 있으며 그들이 나한테 의존한다고 말해줬다. 그러다가 의존한다는 말은 빌붙는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흐흐흐~ 둘이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할 수 없이 기둥에 앉았는데 수건이라도 가져올 걸 그랬다. 미국인 부부는 이틀 전 베네치아를 여행하다가 여기 갈라 콘서트를 보러 온 거였다. 미국에 오고 싶냐고 물어봐서 내년 월드컵이 보고 싶다고 했다.



오전 10시에 가족들에게 오페라 극장 밖 매표소 앞에서 줄 서 있다고 알렸다. 오전 11시부터 매표소 문을 열고 오후 4시 30분부터 티켓 소지자는 입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콧물이 나오려고 해서 10시 30분이 지나서 결국 마스크를 꼈다. 저녁 5시까지 잘 기다리면 될 것이라 믿고 있었다. 오전 11시가 지나자 내 뒤에 폴란드인 2명이 줄 섰다. 여기 사람들은 영어를 잘한다. 어떤 여사님이 실내로 들어가서 폴란드어로 공연 관계자들이 말한 것을 미국인 부부한테 바로 통역했다. 오후 1시가 지나서 사람들이 자꾸 안으로 들어가서 질문했는데 미국인 남성이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에게 몇 시부터 티켓 배부하는지 설명도 해주고 상황을 알려줬다. (아무래도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한테 물어보긴 그렇고 안에 가서 물어봐야 정확하다.) 4명이 통성명했는데 카롤리나라는 이름 말고는 기억나지 않는다. 미국인과 폴란드인에게도 일본이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를 번역기 돌려서 퍼뜨렸다. 미국인이 즈워티 지폐를 흘려서 내가 주워다 드렸는데 받지 못하고 또 흘려서 사람들이 이래저래 농담하면서 웃었다. 미국인 1명, 폴란드인 2명과 얘기를 나눠보니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으나 수준이 높아지자 거기서 그만뒀다고 했다. 미국인이 순서를 체크했다. 내 뒤에 4명이 추가되었고 사람들이 산책할 테니깐 자기 순서를 지켜달라고 했다. 나 7번째다~ 이러면서 잉글랜드 1인 포함 4명이 자리를 떴다. 감기 옮을까 봐 전날까지 조심했는데도 밖이라 훌쩍였다. 내가 미국인에게 베트남 이긴 나라 없다고 번역기로 돌려서 보여줬더니 맞다고 했다. 사람들이 이번 대회는 빈집털이라고 했는데 당 타이 손은 우승자를 두 명이나 배출했다. 조성진이랑 브루스 리우랑 에릭 루 셋이 계모임 할 듯? 1시 40분이 지나서도 사람들이 계속 안에 들어가서 물어봤다.


오후 1시 50분이 지나도록 오페라 극장 경쟁률이 생각보다 덜한 건 뭐지? 여기 좌석도 많은데? (필하모니는 1,100석도 안 돼서 경쟁이 치열하다.) 2시가 가까워지자 에릭 루와 케이트 리우가 캐리어를 끌면서 오페라 극장으로 걸어왔다. 둘이 같은 중국계이고 같이 다녀서 사람들이 커플인지 의심한다. 미국인 남성도 나한테 둘이 사귀는 사이냐고 물어봐서 모른다고 했다. 2시 30분 전후에 미국인 피아니스트가 나한테 쇼팽 협회 페이스북에 뜬 배드 뉴스라면서 보안 문제 때문에 온라인 티켓 소지자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알려줬다. 넷북 같은 작은 걸로 보여주는데 18분 전이라고 떴다. 나랑 같이 실내로 들어갔는데 공연 관계자들이 당일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영어로 알려줬다. 그냥 가야만 했다. 미국인 부부는 2시 50분경 우버 불러서 숙소로 떠났다. 3시가 지나기 전에 미국인 피아니스트 레이첼 나오미 구도(Rachel Naomi Kudo)가 오페라 극장으로 들어가려는 모습을 봤다. 쇼팽 콩쿠르 삼수생인데 이후에도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동생이 6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절망적이겠다고 말했다. 내가 떠나기 전에도 아시아계를 포함하여 사람들이 들어가서 물어봤다. 동생이 밖에 있는 사람들한테 언지 좀 해주지 그랬냐고 하니깐 나는 원래 유럽이 일 처리가 그렇지 않냐면서 스스로를 달랬다. 동생이 단 한 명이라도 취소표는 반드시 있을 거라고 했다. 나는 그나마 대회 내내 다 봤던 참가자들이라 덜 억울하겠지만, 콩쿠르를 못 본 사람들은 허탈했을 것 같다. 쇼팽 협회 페이스북을 영어로 보려고 해도 나한테는 한글로만 지원되었다. 다들 어리석은 짓을 한 꼴이 되었다. 다들 허탕 치고 나왔다. 공연 관계자들은 밖에서 기다린 사람들을 온라인 티켓 소지자들로 오해했던 건가? 이렇게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자리를 떴다. 3시 30분이 지나 호텔 도착. 호텔로 돌아가서 4시 가까이 되어 인터넷을 다시 찾아봤다.


신사숙녀 여러분, 10월 21일 비엘키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오후 7시로 예정되었던 시상식 갈라와 첫 수상자 콘서트가 오후 8시에 시작됨을 알려드립니다. 필수 보안 검사와 국가보안부(SSA)의 방문으로 인해 최소 한 시간 전에 극장에 도착해 주시기 바랍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준전시 상태라 이렇게 된 것 같다. 온라인 티켓 예매자들만 입장시킬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 내내 보안 검사했는데 한글 페이스북에는 전날 이미 당일 입장권 판매 안 한다고 나와 있었다. 오프닝 콘서트를 갔을 때는 홀 안에 남는 자리가 있는지 전화 통화로 확인해 보고 티켓을 막 발급해 줬으니 당연히 예약한 내역 같은 게 폰에도 없거니와 보안 검사의 여유가 별로 없었다. 10분 이내로 신원 조회하고 그러는 게 쉽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 같다. 표를 못 구한 사람들은 신분증이 바로 있는 것도 아니니 신원 확인이 안 돼서 그런 듯. 대통령 같은 유명 인사들이 오니깐 그렇게 된 것 같다. 일단 자리가 없어서 못 본다고 해도 공연장 위치가 어딘지, 매표소가 어딘지 파악하려고 가본 거긴 했다. 한국판 쇼팽 협회 페이스북에는 당일 입장권 판매를 안 한다고 21일 새벽에 올라왔던 건데 인터넷을 몇 군데 뒤져봤으면 당일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 걸 알 수 있었는데 나 포함해서 사전에 정보를 몰랐으니 직접 찾아왔다가 허탈하게 돌아갔다. 그래서 난 아침 8시 넘어서 간 것도 지각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고 한산했던 것. 내 뒤에서 대기했던 4명은 오후 4시 30분쯤 돌아왔을 텐데 어떤 사정인지, 왜 앞의 3명이 없어졌는지 비로소 깨달았을 것이다.


계속 바깥에 있었더니 미지근했던 커피와 물이 차가워져 있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커피만 마시고 침대에 누워서 차가워진 몸을 녹여야만 했다. 그게 우선이었다. 갈라 보기 전에 미니 프린스 폴로 과자가 있는지 찾아봤다. 대부분 커서 작은 것 좀 사서 한국 가면 나눠 주려고. 작은 거라고 하면 모르고 thin size 이렇게 말해야 이해한다. 난 짧은 게 있다면 그거로 사고 싶었는데 그게 없으니 가느다란 것으로 만족! 자브카에서 계산할 때 나는 잘 모르니 점원에게 맡기지만, 마치 무인 가게처럼 기계로 본인이 직접 계산하는 사람들도 있다.



2025년 10월 21일 20시 제19회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

Sala Moniuszki Teatru Wielkiego – Opery Narodowej w Warszawie

Moniuszko Auditorium of the Teatr Wielki – Polish National Opera

폴란드 비엘키 국립 오페라 극장 모니우쉬코 강당

XIX Międzynarodowy Konkurs Pianistyczny im. Fryderyka Chopina KONCERT LAUREATÓW

The 19th International Fryderyk Chopin Piano Competition FIRST PRIZE-WINNERS' CONCERT


4년 전에는 삼성 대형벽걸이 TV였는데 호텔 그로마다에서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LG 모니터형 TV. 이번에도 밤 8시가 가까워지자 TVP Kultura 채널을 틀었더니 역시나 갈라가 중계될 차례였다. 노트북에서 유튜브도 무음으로 해놓고 틀었는데 TV가 몇 초 더 빨리 재생. 이런저런 쇼팽 관련 영상들을 TV로 보게 되었는데 야누쉬 올레이니차크(Janusz Olejniczak)가 많이 등장했다. 카타지나 사노츠카(Katarzyna Sanocka)와 알렉산데르 라스코프스키(Aleksander Laskowski)가 갈라 콘서트를 진행하는 사회자를 맡았다. 라스코프스키는 오프닝 콘서트 이후에도 공연장 안에서 몇 번 보였다. 유튜브로 다시 보니 영어로 더빙되어 나왔다. 폴란드 대통령 카롤 나브로츠키(Karol Nawrocki)와 영부인 소개. 이어서 폴란드 하원 국회의장 시몬 호워브니아(Szymon Hołownia)와 그의 부인 외 몇몇 유명 인사들을 소개한다. 이제 심사위원 소개할 차례.


Piotr Paleczny (Poland) / 표트르 팔레치니 (폴란드)

John Allison (South Africa) / 존 앨리슨 (남아공)

Yulianna Avdeeva (Russia/Jewish) /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러시아/유대계)

Michel Béroff (France) / 미셸 베로프 (프랑스)

Sa Chen (China) / 사 첸 (중국)

Dang Thai Son (Vietnam) / 당 타이 손 (베트남)

Akiko Ebi (Japan) / 아키코 에비 (일본)

Nelson Goerner (Argentina) / 넬손 괴르너 (아르헨티나)

Krzysztof Jabłoński (Poland) / 크지슈토프 야브원스키 (폴란드)

Momo Kodama (Japan) / 모모 고다마 (일본)

Kevin Kenner (USA) / 케빈 케너 (미국)

Robert McDonald (USA) / 로버트 맥도널드 (미국)

Ewa Pobłocka (Poland) / 에바 포브워츠카 (폴란드)

Katarzyna Popowa-Zydroń (Poland) /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 (폴란드)

John Rink (UK) / 존 링크 (영국)

Wojciech Świtała (Poland) / 보이치에흐 시비타와 (폴란드)


쇼팽 협회장 아르투르 슈클레네르(Artur Szklener)를 끝으로 소개를 끝마쳤다. 심사위원장 개릭 올슨은 콘서트 일정으로 인해 불참했다.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는 반짝이가 있는 검은색 옷을 입고 나왔다. 사 첸은 옛날보다 예뻐지셨는데 혹시 성형하셨는지? 20대일 때도 충분히 예뻤는데 몇 년 전에 얼굴이 변한 것 같은 느낌은 뭐지? 당 선생님은 감기에 걸리셨는지 마스크 쓰고 등장.


Award Ceremony

Adam Kałduński (Poland)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Yehuda Prokopowicz (Poland)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David Khrikuli (Georgia) / 다비드 흐리쿨리 (조지아)

Tianyou Li (China) / 티앤여우 리 (중국)

Miyu Shindo (Japan) / 미유 신도 (일본)

6위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공동 5위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공동 5위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공동 4위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공동 4위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3위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2위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1위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먼저 6위 이내에 입상하지 못한 5명의 이름을 부른 다음 입상자 8명의 이름을 불렀다. 폴란드 하원 국회의장 시몬 호워브니아가 연설한다. (후기 정리하려고 집에서 다시 보니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 같다.) 표트르 팔레치니가 파이널 증서를 수여한다.


David Khrikuli (Georgia) / 다비드 흐리쿨리 (조지아)

Tianyou Li (China) / 티앤여우 리 (중국)

Miyu Shindo (Japan) / 미유 신도 (일본)


다음으로 특별상 시상식에서 먼저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감독 조피아 젬브주스카(Zofia Zembrzuska)가 협주곡 특별상 수여.


Warsaw Philharmonic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Tianyao Lyu (China)

Award for the best concert performance

7 000 €

Funded by Warsaw Philharmonic

최우수 협주곡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어워드 : 티앤야오 리우 (중국)


폴리시 라디오 에디터 파베우 마예헤르(Paweł Majcher)가 마주르카 특별상 수여.


Polish Radio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Yehuda Prokopowicz (Poland)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7 000 €

Funded by Polish Radio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폴리시 라디오 어워드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음악학자 에바 스와빈스카-달리그(Ewa Sławińska-Dahlig)가 폴로네즈 특별상 수여.


Fryderyk Chopin Society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Polonaise – Tianyou Li (China)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polonaise

7 000 €

Funded by Fryderyk Chopin Society

폴로네즈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프리데리크 쇼팽 협회 어워드 : 티앤여우 리 (중국)


문화 프로듀서 안제이 코소프스키(Andrzej Kosowski)가 소나타 특별상 수여.


Krystian Zimerman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Zitong Wang (China)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10 000 €

Funded by Krystian Zimerman

최우수 소나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어워드 : 지통 왕 (중국)


발라드 특별상은 심사위원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수여.


Bella Davidovich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Ballade – Adam Kałduński (Poland)

7 000 €

Funded by Dmitry Sitkovetsky

발라드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벨라 다비도비치 어워드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혹시 같은 유대계라 밀어줬나? 벨라 다비도비치는 2010년 율리아나가 우승할 당시 심사위원. 이어서 번외 상 수여.


Piotr Alexewicz (Poland)

Award for a remarkable stage personality

20 000 €

Funded by the Lexus brand


렉서스에서 제공하는 상은 표트르 알렉세비치.


Eric Lu (USA)

Award for the winner of the Competition

20 000 €

Funded by Orlen S.A.


오를렌에서 우승자에게 제공하는 상은 에릭 루.


6th Prize – William Yang (USA)

20 000 €

Funded by the Mayor of Warsaw

6위 윌리엄 양 (미국)


5th Prize (ex-aequo) – Piotr Alexewicz (Poland)

€25,000

Funded by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공동 5위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5th Prize (ex-aequo) – Vincent Ong (Malaysia)

€25,000

Funded by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공동 5위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4th Prize (ex-aequo) – Tianyao Lyu (China)

30,000 €

Funded by the Minister of Culture and National Heritage

공동 4위 티앤야오 리우 (중국)


4th Prize (ex-aequo) – Shiori Kuwahara (Japan)

30,000 €

Funded by the Minister of Culture and National Heritage

공동 4위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3rd Prize – Zitong Wang (China)

35,000 € and a bronze medal

Funded by the Prime Minister

3위 및 동메달 : 지통 왕 (중국)


2nd Prize – Kevin Chen (Canada)

40,000 € and a silver medal

Funded by the Marshal of the Sejm of the Republic of Poland

2위 및 은메달 : 케빈 첸 (캐나다)


1st Prize – Eric Lu (USA)

60 000 € and a gold medal

Funded by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Poland

1위 및 금메달 : 에릭 루 (미국)


우승자에게는 폴란드 대통령이 수여하는 것이 전통!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연설. 심사위원들, 시상자들, 입상자들이 모여서 기념 촬영하면서 시상식 마무리.


Intermission


TV로 보니깐 쉬는 시간에 쇼팽 토크 같은 걸 하는 모습이 보인다. 유튜브에서는 개릭 올슨의 인터뷰를 틀어준다. 9시가 되기 전에 2010년 대회 2라운드 진출자인 폴란드의 마레크 브라하(Marek Bracha) 등장. 가장 먼저 연주할 예정이었던 폴로네즈 특별상 수상자 티앤여우 리는 갈라 콘서트에 불참했다.


Program

Nocturne No. 13 in C minor, Op. 48 No. 1

... Adam Kałduński (Poland)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 Bella Davidovich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Ballade / 발라드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벨라 다비도비치 어워드


앗! 전에 홀 밖에서 본 사람이 폴란드 참가자 같다 싶었는데... 긴 머리라 기억하는데 여드름 많고 화장한 얼굴이었다. 이번 대회 포스터 표시가 들어간 목도리도 했던 것 같은데? 할 수 없이 파치올리 피아노로 연주. 2010년에는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피아노로 치게 해줬는데 2015년에는 오페라 극장 갈라가 없었고 2021년에는 우승자 브루스 리우가 선택한 파치올리로 연주했다. 아무래도 갈라라서 그런지 콩쿠르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없다. 예상대로 다소 맥 빠진 연주. 갈라 콘서트에서는 보통 자신이 특별상을 받은 곡을 선사하는데 발라드 4번이 아닌 녹턴 13번 연주.


Mazurka in B flat major, Op. 17 No. 1

Mazurka in A minor, Op. 17 No. 4

... Yehuda Prokopowicz (Poland)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 Polish Radio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폴리시 라디오 어워드


준결선에서 탈락한 애들도 특별상을 받는데 일본은 그것조차 안 된다니... 마주르카 작품 17-4를 들으면 때로는 슬픔에 잠기기도 하고 사색에 빠지기도 하고... 쇼팽이 자신이 처한 슬픔을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주르카로 애절하다. 앙~ 눈물 날 것 같다.


Nocturne No. 17 in B major, Op. 62 No. 1

... 6위 William Yang (USA) / 윌리엄 양 (미국)


에고... 트릴하다가 미스터치가... 역시 갈라는 아무래도... 21세기 쇼팽 콩쿠르 갈라 콘서트는 뭔가 특징이 있는 듯? 2005년 라파우 블레하치랑 2015년 조성진이 스타인웨이로 우승할 땐 대회 경연장에서 그대로 했고 2010, 2021, 2025년 스타인웨이 말고 다른 피아노가 우승할 땐 오페라 극장에서 했다. 물론 2010년 대회는 아무래도 쇼팽 탄생 200주년이라 크게 기념할 만한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도 빈자리가 보이는데 내 동생도 분명히 완전히 취소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말했다.


Prelude in C sharp minor, Op. 45

... 공동 5위 Piotr Alexewicz (Poland) /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TV로 보는데도 버퍼링이 좀 있다. 실제로는 전주곡이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갈라는 맘에 든다.


Nocturne No. 18 in E major, Op. 62 No. 2

... 공동 5위 Vincent Ong (Malaysia) /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빈센트 옹을 빈첸트 옹으로 발음한다. 2010년처럼 피아노 변경이 가능하지 않으면 난 가와이 피아노로 봐야 하는 것에 돈 쓰는 게 아까워서 막상 대회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우승하지 않길 바랐다. 결과적으로 가와이 선택은 미스였던 것 같다. 내가 싫어했던 이유 중 하나는 연주자가 아름답게 소리 내려고 하는 걸 가와이 사운드 자체가 죽이는 느낌이었거든. 그게 나한테 아름답게 안 들렸는데 파치올리로 치니깐 좋다.


Scherzo No. 3 in C sharp minor, Op. 39

... 공동 4위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드레스가 기모노처럼 생겼는데? 일본 참가자 중에서 입상 경력이 가장 좋고 가장 나은 연주를 선사. 준우승만 몇 번 했던데 쇼팽 콩쿠르에서 3위 안에 들기는 무리였다. 2021년처럼 다른 나라들을 1명씩 1~6위로 만들고 나서 공동 4위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스케르초 3번이 생각보다 그냥 그런데? 스타인웨이로 치다가 파치올리로 쳐서 그런가?


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 60

... 공동 4위 Tianyao Lyu (China) / 티앤야오 리우 (중국)

... Warsaw Philharmonic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최우수 협주곡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어워드


중국이 빨강과 노랑을 좋아해서 그런지 빨간 드레스로 바꿨다. 이번에는 협주곡 특별상이 4위까지 내려갔다. 난 그러면 최소 2위나 3위는 만들어줄 줄 알았는데! 뱃노래를 파치올리로 치는데도 스타인웨이 같다.


Variations in B flat major, Op. 12

... 3위 및 동메달 Zitong Wang (China) / 지통 왕 (중국)

... Krystian Zimerman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최우수 소나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어워드


보통 쇼팽 콩쿠르 1차 탈락이면 결선에서도 꼴찌인데 내가 듣기로도 결선에서 꼴찌였다. 당 타이 손의 제자라는 백이 있어서 그런 건지 기어이 입상했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자, 서로 손을 잡고>(라 치 다렘 라 마노)에 의한 변주곡 연주. 가와이를 안 좋아하는데 여성한테 왜 이리 안 맞을까 싶었는데 남성적인 소리처럼 들려서?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협연이 별로였어도 독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되더라고...


24 Preludes, Op. 28 

No. 7 in A major

No. 8 in F sharp minor

No. 9 in E major

No. 10 in C sharp minor

No. 11 in B major

No. 12 in G sharp minor

... 2위 및 은메달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1980년 당 타이 손이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 타티아나 셰바노바를 제치고 우승했는데 이번에는 에릭 루가 그렇다. 셋 다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케빈 첸은 준결선까지 연주가 좋았는데 결선에선 좀 아쉬웠다. 전주곡 7~12번 연주.


Intermission


쉬는 시간에 다시 마레크 브라하 등장. 2010년 참가자들에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오랜만에 보면 반갑기도 하다. 당시에는 나도 율리아나의 우승에 불만이 있었던 1인이었음에도 나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되어버렸다. 크시옹제크가 나왔나? 아담 카우둔스키와 표트르 알렉세비치가 등장. 누군지 자막을 놓쳐서 누군지 모르겠다. 이마가 넓고 스포츠머리에 가까운데 누구지? 이어서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 출연. 다음으로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출연.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개. 갈라 콘서트가 끝나고 출연자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지나갈 때 쉬는 시간에 캐치하지 못한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알아냈는데 미하우 브룰린스키(Michał Bruliński)! 크시옹제크가 삭발했나 아리송했는데 아니었다.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 1위 및 금메달 Eric Lu (USA) / 에릭 루 (미국)

... The Warsaw Philharmonic Symphony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제이 보레이코 지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는데 지난 10년간의 쇼팽 콩쿠르 여정을 되돌아보는 것일까? 오케스트라가 먼저 시작하는데 마치 회상하는 것 같다. 에릭 루도 추억에 젖은 것 같은데 아고... 1악장에서 힘이 빠져서 음을 놓쳤네... 갈라는 아무래도 그렇다. 3주의 여정이 힘들었을 테니 이런 건 이해해 줘야 한다. 마치 개릭 올슨이 2009년인가 바르샤바로 와서 쇼팽 협주곡을 연주하는데 회상하는 것 같은 분위기? 에릭 루는 10년 전만 해도 17세 유망주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나이 들어서 오니깐 마치 10년 전 자신이 처음 나갔던 대회를 회상하는 것 같다. 과거를 돌아보는 분위기? 그런데 뭐야? 나 아직도 에릭 루의 우승이 안 믿기는 거야? 결선 내내 꿈꾸는 것 같았는데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심사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봤는데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에릭 루가 조성진과 함께할 때는 2015년 대회 동기이자 입상자로 만난 거였을 텐데 이제는 동등한 우승자로 재회하게 된다. 2015년 대회 입상자들의 동기애가 가장 끈끈한 것 같다. 시몬 네링이 재수생 최초로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바르샤바로 날아갔던 게 4년 전. 그러나 1라운드부터 살얼음판 같은 불안한 연주로 대회 내내 속 터지게 하더니 준결선에서 탈락했고 에릭 루가 재수생 최초로 우승하는 그림을 4년 후에 보게 될 줄이야!


Encores

Waltz No. 7 in C sharp minor, Op. 64 No. 2


앙코르로 왈츠 7번을 선사했다. 광고에서 이 음악이 우아하게 흘러나오지~ 브루스 리우가 렉서스 자동차에서 나와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로 향하는 장면과 함께 등장한다. 왈츠를 들으니 뭉클하다. 에릭 루가 전달하고자 한 것은 10년에 걸친 쇼팽 콩쿠르의 추억일까? 2015년 소년으로 참가했다가 10년 만에 청년이 되어 참가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 같다. 뭔가 경험이 쌓인 것 같은 소리처럼 들린다. 11시 40분 가까이 되어서야 공연 끝! 차준환 선수 때문에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서 미치겠는데 난 보통 큰 대회에서 누군가를 응원할 때 외모를 크게 보진 않았다. 그런데 빈센트 옹을 보면서 스타성 여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승한다면 스타성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으니까. 사실 에릭 루도 스타성은 잘 모르겠는데? (제발 이러지 말자! 나부터 거울 보고 반성하자!)



갈라 콘서트를 보니 자리가 분명히 있었다. 일부러 비워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보이는 위치도 아니었다. 동생도 6시간 기다린 건 너무하다고 했다. 방법이랑 위치라도 알려고 간 거니깐 괜찮다고 했다. 갈라 콘서트는 역시나 맥이 좀 빠진다. 당연히 콩쿠르 같은 긴장감이 없으니까. 아무래도 3주 동안 치르니 힘들고 틀린 게 티가 날 정도로 미스터치도 좀 났다. 난 누렸으니깐 못 본 사람들을 위해서 두 번째 갈라 콘서트는 양보하기로 했다. 오페라 극장 가는 길에도 건물 외부 보수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공사판이라 바르샤바에 오자마자 감흥이 줄었다. 4년 전에는 길거리만 걸어도 뭐든지 예뻐 보이고 그랬는데 지금은 별로... 빈자리는 끝까지 있었는데 적어도 6~7군데는 발견했다.


이번 대회 입상자들이 너무 중국계 천지인데 다음 대회에선 유럽이 견제 들어가려나? 내가 레슨 시간에 2005년 결선에서 주로 아시아계 위주였다가 2010년 결선에서는 유럽만 올랐다고 말하니깐 다음 대회에는 견제에 들어간 것이라고 하셨다. 그나마 중국 참가자가 2명 있었는데 결선에 오르지 못한 얘기도 했다. 그랬더니 아마 그 참가자들은 점수가 낮았을 거라고도 하셨는데 정말 그랬다. 둘 다 100점 만점에 60점대였거든. 난 2010년 대회 같은 경우를 오히려 노리는데? 문화적 사대주의라고 비난받을 수도 있겠지만, 클래식 음악에선 그런 성향인 게 맞고 유럽 참가자들을 결선에서 많이 만나고 싶거든!


2015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 파이널리스트 시몬 네링은 스타인웨이, 4위 에릭 루는 야마하였다가 결선에서 스타인웨이로 변경했다. 2017 텔아비브 루빈스타인 마스터 콩쿠르에서 1위 시몬 네링은 파치올리, 파이널리스트 샤오위 리우는 스타인웨이, 세미파이널리스트 에릭 루는 스타인웨이였다. 2021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 1위 브루스 샤오위 리우는 파치올리, 세미파이널리스트 시몬 네링은 스타인웨이였다. 2025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 에릭 루는 파치올리 피아노로 우승했다. 셋은 루빈스타인 콩쿠르 동기로 파치올리 피아노로 연주한 사람이 해당 대회에서 우승했다. 쇼팽 콩쿠르에서 두 번 다 스타인웨이를 선택했던 시몬 네링은 안타깝게도 2017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스타인웨이를 선택했던 브루스 리우와 에릭 루의 해당 대회 성적이 되었다. 루빈스타인 청소년 콩쿠르와 루빈스타인 마스터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했던 시몬 네링은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는 9등과 17등으로 무관이 되면서 끝내 인정받지 못했다. 8계단 상승은커녕 8계단 하락. 2025년에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자 자격으로 본선에 직행할 수 있었으나 이때 나오면 29세인 데다가 2021년 이후 콩쿠르 참가를 멈췄다.


2015 쇼팽 콩쿠르에서 아깝게 7등이었던 아이미 고바야시는 2021 쇼팽 콩쿠르에 재도전하여 공동 4위에 올랐고 피아노는 두 번 다 스타인웨이였다. 에릭 루도 마찬가지로 4위에서 3계단 상승한 1위가 되었는데 쇼팽 콩쿠르에서 시게루 가와이를 제외한 나머지 3종류를 모두 써봤다. 파치올리 피아노는 2010년 대회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2015년 1라운드에서 한 명만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없었으나 2021년 대회부터 입상자를 배출하는 위상을 되찾았다. 반면에 2015년까지 인기가 좋았던 야마하 피아노는 2021년에 이어 2025년에도 2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베트남 이긴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한 대회이기도 했다. 2015년 조성진이 우승할 당시 3, 4, 5위 입상자들이 당 타이 손의 제자였다. (이때만 해도 당 타이 손이 진 것처럼 보였다.) 이후 2021년 우승한 브루스 리우도 당 타이 손의 제자였다. 2025년에는 조성진이 우승할 당시 4위였던 에릭 루가 10년 후 재도전하여 끝내 우승 차지! 당 타이 손은 브루스 리우가 우승할 때만 해도 캐나다에서 교육자로 활동했는데 이후 미국으로 옮겨갔다. 1980 쇼팽 콩쿠르 우승자로서 세월이 흘러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제자를 두 명이나 배출! 에릭 루가 우승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폴란드에 이어 쇼팽 콩쿠르에서 또 우승한 3번째 국가가 되었다. 러시아와 폴란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우승자가 한 명뿐이라서 또 우승하는 나라가 나오려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조성진과 브루스 리우는 예선에서 야마하 피아노로 통과하여 우승했고 에릭 루는 두 번 다 쇼팽 콩쿠르 예선을 거치지 않고 직행했다. 그러면서 본선에 직행한 참가자 중에서 최초의 우승자가 되었다. 내가 직관한 두 번의 대회에서 파치올리 피아노가 2연패!!


나는 늘 그랬듯이 유럽의 우승을 바라보고 바르샤바로 향했는데 결과적으로 당 타이 손의 제자들이 우승하는 대회를 지켜본 꼴이 되었다. 이제 시몬 네링, 브루스 샤오위 리우, 에릭 루는 다음 대회에 없다. 2030년에도 갈 수 있다면 새로운 얼굴을 만나게 된다. 그땐 21세기 출생자가 우승하게 된다. 네링이 4년 전에 결선에서 치려고 했던 게 협주곡 2번이었다. 4년 전에 네링이 재수생 최초로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바르샤바로 날아왔는데 다음 대회에서 재수생이 우승할 줄은... 에릭 루는 21세기 최초로 협주곡 2번으로 우승한 연주자가 되었다. 조성진이 갈라 콘서트에서 협주곡 1번으로 우승자의 위용을 뽐냈다면, 에릭 루는 10년 전 쇼팽 콩쿠르 무대에 섰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느낌? 협주곡 2번은 회상의 느낌이 나를 지배했다. 결선 연주 순서는 조성진이 첫 번째, 에릭 루가 두 번째였다. 쇼팽 콩쿠르에서 러시아랑 폴란드 말고 또 우승한 나라가 나왔다고 우리나라가 언제 또 우승하나 그런 걸 바라면서 편들 생각은 없다. 내가 그러면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다. 앞으로도 러시아, 폴란드, 우승하지 않은 나라 위주로 찾아보겠으나 대놓고 유럽 쪽일걸? 히히히히히!


내가 공부한 것들은 당 타이 손 앞에서 다 깨졌다. 재수생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것, 콩쿠르 녹음이 발매된 것 말고 이미 음반사에서 스튜디오 녹음을 발매한 레코딩 아티스트는 잘해야 준우승이라는 것까지도. 2005년 라파우 블레하치가 우승할 때 임동혁은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주선으로 EMI에서 데뷔 앨범을 냈다. 2010년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우승할 때 잉골프 분더는 2007년에 음반을 낸 적이 있었고 나는 해당 음원을 이미 mp3 파일로 가지고 있었다. 2015년 조성진이 우승할 때는 샤를 리샤르-아믈랭이 아날렉타 음반사에서 음반을 냈다. 아무래도 26세니깐 뭐라도 하나 있을 수밖에. 2021년 브루스 샤오위 리우가 우승할 때는 알렉산더 가지예프와 교헤이 소리타가 이미 음반을 냈다. 지통 왕은 2021년 1차 탈락자인데 결선까지 올라서 3위로 입상했다. 일단 1차에서 탈락했으면 결선에 올랐을 때 파이널리스트로 남았거든. 입상할 여지가 있으려면 못해도 2차는 들어야 했다. 내가 그동안 끌어모은 정보였는데 그렇다고 아깝진 않다. 흐흐흐!


쇼팽 콩쿠르에서 재수생 최초로 우승하신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2025년 10월 24일 금요일

Snowman’s Autumn in Warsaw Again! Day 21 (20 October 2025)


7시 30분에 깼는데 더 자고 8시 30분에 기상! 후기를 정리하다가 조식 마감 시간이 다가왔다. 10시 30분이 지나자 직원들이 슬슬 음식을 치웠다. 주변 사람들이 다 없어져서 내가 꼴찌로 먹었나 다른 방을 봤더니 아직도 먹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방으로 돌아와서 전날 후기를 마무리하고 12시부터 외출 준비. 12시 40분에 내가 가고자 했던 Medicine 매장이 있는 백화점으로 향했다.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길거리에서 빈센트 옹이랑 닮은 사람을 봤다. 무대에선 160cm 걸치나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어떤 아시아계 남자랑 1~2m 떨어져서 걷고 있었다. 백화점에 도착한 건 17분 소요되었고 오후 1시 10분이 지나서였다. 알고 보니 문화과학궁전 맞은편이었다. 며칠 전에 사람들이 백화점 앞에 많이 몰렸다. 필하모니에서 품절인 옷의 재고 여부를 확인하고 왔는데 백화점으로 오니 뜻밖에 20% 할인이라 필하모니보다 더 저렴하게 191.92즈워티에 살 수 있었다.










1층으로 올라가면서 메디치네 매장 옆에 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 매장도 보였다. 느낌상 바이올린 악기점이 아닌 옷가게일 것 같았는데 역시나! 들어가서 구경해봤는데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지나가다 1층 매장이 있어서 몇 가지 구경하다가 나왔다. 크리스마스 선물, 양말 등등이 보였다.





백화점을 지나 문화과학궁전 앞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 먹기로 했다. 포장마차를 지나가니 <헬로 케밥>에서 Hello~ 하면서 나한테 신호를 보냈다. 몇 미터 떨어진 데에서 파는 핫도그나 햄버거를 먹으려다가 4년 전에 케밥을 한 번도 안 먹은 기억도 있고 해서 비프랑 치킨을 반반 섞은 케밥을 28즈워티에 사먹었다. 카드로 내도 되는데 길거리 음식 분위기를 내볼 겸 현금으로 냈다. 어차피 가기 전에 다 써야 하니까. 뭘 많이 시켜 먹는지 물어보고 소스는 갈릭과 스파이시 중에서 갈릭 선택. 그냥 먹었다니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제로 펩시를 달랬더니 그냥 펩시를 주는 바람에 바꿔 달라고 했다. 어차피 8즈워티로 가격은 같으니까. 남은 펩시를 들고 호텔로 향했다. 일부러 공연장 근처로 지나가 봤는데 정문을 열어서인지 한산하다.







오후 4시 20분에 오페라 극장이 걸어서 얼마나 걸리는지 찾아보니 1.5km 떨어져 있고 20분 걸린다고 나왔다. 그래서 그냥 오페라 극장을 걸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러려면 아침을 빨리 6시 30분에 먹어야 한다. 우버 부를까 해서 우버 안 되는 것 고쳤는데 카드도 새로 등록했다. 저녁 6시에 내 옆에 또 기침 시작이라고 동생한테 하소연했다. 보온병에서 식혜 같은 냄새가 나는데 생강이랑 잣이 들어간 약물인 것 같았다.




The Warsaw Philharmonic Symphony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제이 보레이코 지휘


18:00

06 Kevin Chen (Canada) / 케빈 첸 (캐나다) Steinway & Sons

Polonaise-Fantasy in A flat major, Op. 61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2019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피아노 패션 콩쿠르 공동 3위, 2020 스위스 모차르트 온라인 콩쿠르 주니어 부문 1위, 2020 사우스캐롤라이나 힐턴 헤드 콩쿠르 1위, 2021 부다페스트 리스트 콩쿠르 1위, 2022 제네바 콩쿠르 1위, 2023 텔아비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1위. 2위에 입상한다면 1980년 당 타이 손이 우승할 때의 상황과 비슷한데 당시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였던 타티아나 셰바노바가 준우승. 마지막 날은 스타인웨이의 밤! 빈센트 옹과 에릭 루에 밀리는 느낌. 일단 환상 폴로네즈는 3순위. 협주곡도 내 취향이 아닌 건지... 난 별론데? 준결선까지 2위가 유력해 보였는데 결선만 놓고 보면 좋게 봐줘서 4위. 다닐 트리포노프가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하기 전에 쇼팽 콩쿠르에서 3위였다. 2악장 전주에서 관악기가 갈라진다. 3악장에선 힘 빠진 모습. 소리가 좀 작게 들린다.


19:00

24 David Khrikuli (Georgia) / 다비드 흐리쿨리 (조지아) Steinway & Sons

Polonaise-Fantasy in A flat major, Op. 61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2014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피아노 열정 콩쿠르 공동 1위, 2016 베이징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청소년 콩쿠르 3위, 2024 칸투 피아노 협주곡 콩쿠르 그랑프리, 2024 비고 콩쿠르 1위 및 청중상. 이번 대회에서 스타인웨이는 의외로 별로인 느낌이? 다른 피아노로 특색을 살린 연주에 더 끌리는 듯. 환상 폴로네즈는 뉘앙스가 뛰어나다. 케빈 첸이 다비드 흐리쿨리한테도 밀리네? 환상 폴로네즈는 Top 3 안에 드는 연주. 협주곡 2번을 들으면서 협주곡 특별상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당 타이 손 이후 협주곡 특별상은 유럽이 독식했다. 1985년 소련의 부닌, 2005년 폴란드의 라파우 블레하치, 2010년 오스트리아의 잉골프 분더, 2021년 스페인의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 


20:00 Intermission


쉬는 시간에 일본계 미국인이 없는 사이에 일본이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를 슬그머니 캐나다인에게 말했다. 실력이 없으니까.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지 못하니까. 날개 접힌 새처럼 연주하니까. 내 옆은 알고 보니 홍콩 출신이었다. 그 사람한테도 공유했다. 캐나다인도 스폰서를 얘기한다. 폰으로 번역기 돌려서 보여주면서 일본인들한테는 비밀이라고 했다. 홍콩인이 나한테 말을 걸어서 자신이 기침한 것을 사과하려고 하는 줄 알았다. 내가 잘 못 들어서 폰으로 써달라고 부탁했는데 본의 아니게 명령조의 영어가 되었다. 알고 보니 2차부터 콩쿠르를 봤고 세션별로 각각 다른 자리였으며 결선 때만 내 옆이었다. 홍콩인이 나한테 혹시 관심 있는 참가자 있냐고 해서 딱히 없다고 했다. 홍콩인이 나한테 조성진을 언급했는데 난 조성진의 팬은 아니지만, 그의 팬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데 속으로 뭉클해졌다. 지난 10년이 머릿속에 스쳤다. 2015년 대회에서 나한테 안티인 조성진 팬이 예선에서 시몬 네링 응원한 것을 트집 잡고 본인 블로그에서 시비 걸어서 내가 달래려고 조성진의 2014년 녹음을 하나 줬던 것, 조성진이 우승하고 나서 클래식 팬들과 조성진 팬들이 뒤섞여서 왜 나한테 꼬이는지 의아했던 것, 조성진 팬들에게 한 명 한 명 돌아가면서 사실 나 조성진 팬 아니고 시몬 네링 응원했다고 말했더니 이미 알고 있었다고 답변한 것 등등.... 처음엔 내가 무안했지만, 결과적으로 나한테 안티인 그녀를 엄청 무안하게 만들었다. 본인이 조성진 일등 팬인 줄 알게 내버려 뒀어야 하는데 괜한 깨달음을 줬다. 누누이 설교하는 것이지만, 조성진에 대한 떡이 그렇게도 고프면 팬이 아닌 사람한테도 혹시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나한테 굽신굽신~ 이러면서 대놓고 달라고 그러는데 그런 부탁을 한 번이라도 못해보고 침묵하다가 대회가 끝나고 블로그 문을 닫았다. 나한테 말조차 못 걸었다. 알고 보니 본선 때는 본인도 시몬 네링을 엄청 응원했다고... 홍콩인이 결과 발표 볼 거냐고 물어봐서 잠시 호텔 다녀왔다가 복귀한다고 말했다.


20:20

28 Shiori Kuwahara (Japan) /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Steinway & Sons

Polonaise-Fantasy in A flat major, Op. 61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2016 바르셀로나 마리아 카날스 콩쿠르 2위 및 최연소 파이널리스트 특별상, 2017 베르첼리 비오티 콩쿠르 공동 2위, 국제 기업인 및 전문직 여성 단체 회원 특별상, 2019 볼차노 부조니 콩쿠르 2위 및 부조니 작품 최우수 연주 특별상, 2021 텔아비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2위, 청소년 심사위원상 및 청중 인기상, 2025 브뤼셀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기모노 느낌이 나는 꽃무늬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환상 폴로네즈는 좋게 봐줘서 5~6위권. 협주곡도 괜찮았는데 못하는 건 아니나 절대 3위 안에는 들 수 없는 연주. 여기까지 결선이 끝나니 어안이 벙벙했다. 옆에 있던 일본계 미국인에게 Time to Say Goodbye! 이렇게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홍콩인은 나한테 만나서 반가웠고 5년 후에 보자고 했다. 마지막 날까지 결선 내내 꿈같았고 뭘 보는지 알면서도 매번 믿기지 않았다.






10시가 넘어서 호텔로 잠시 가려고 했으나 결국 가지 않고 공연장에 머물렀다. 한번 가면 다신 못 돌아올까 봐 계속 자리를 지켰다. 결과 발표를 기다리면서 캐나다인이 미국 피아니스트 에드워드 아우어와 그의 한국계 부인이 있다고 말해줘서 목도리를 두른 에드워드 아우어를 봤다. 며칠 전엔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도 왔다 갔다고. 크리스티안 지메르만도 주변을 서성거렸다. 11시 30분에 발표된다고 했는데 교헤이 소리타도 봤다. 11시 30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엄청 몰려서 입상자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돌아보니 계단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결과가 발표되려면 자정이 넘어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정이 넘어서 동생한테 나 음악판 펠레라고 고백했다. 그랬더니 알긴 아네 이러면서 키득거렸다. 가장 가깝게 맞춘 건 2021 퀸엘리자베스 콩쿠르로 우승과 준우승을 반대로 맞췄다. 새벽 1시가 되도록 아무도 안 나왔다. 심사위원 회의가 너무 길다. 앞에서 서너 번째이고 결과를 처음으로 가까이 보는 것이라 절대 비키지 못했다. 계속 서 있기 힘들어서 쭈그려 앉는 사람들이 생겼다. 1시 20분이 되자 계단 거울에 누가 나오는 게 비쳤다. 하지만 다큐 찍는 사람들이었다. 1시 30분이 지나자 나도 쭈그려 앉았다. 어떤 사람은 아예 바닥에 앉았다. 1시 50분이 되자 방송에 나오면 일어나려고 유튜브를 틀었다. 새벽 2시가 넘어 뒤돌아보니 계단에도 사람들이 있었는데 거기서 볼 걸 그랬나? 동생이 약속 안 지킨다면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갈렸냐고 한다.










Polish Radio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Yehuda Prokopowicz (Poland)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폴리시 라디오 어워드 : 예후다 프로코포비치 (폴란드)


Fryderyk Chopin Society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Polonaise – Tianyou Li (China)


폴로네즈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프리데리크 쇼팽 협회 어워드 : 티앤여우 리 (중국)


Bella Davidovich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Ballade – Adam Kałduński (Poland)


발라드 최우수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벨라 다비도비치 어워드 : 아담 카우둔스키 (폴란드)


6th Prize – William Yang (USA)


6위 윌리엄 양 (미국)


5th Prize (ex-aequo) – Piotr Alexewicz (Poland)


공동 5위 표트르 알렉세비치 (폴란드)


5th Prize (ex-aequo) – Vincent Ong (Malaysia)


공동 5위 빈센트 옹 (말레이시아)


4th Prize (ex-aequo) – Tianyao Lyu (China)


공동 4위 티앤야오 리우 (중국)


Warsaw Philharmonic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Tianyao Lyu (China)


최우수 협주곡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어워드 : 티앤야오 리우 (중국)


4th Prize (ex-aequo) – Shiori Kuwahara (Japan)


공동 4위 시오리 구와하라 (일본)


3rd Prize – Zitong Wang (China)


3위 및 동메달 : 지통 왕 (중국)


Krystian Zimerman Award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Zitong Wang (China)


최우수 소나타 연주자에게 수여하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어워드 : 지통 왕 (중국)


2nd Prize – Kevin Chen (Canada)


2위 및 은메달 : 케빈 첸 (캐나다)


1st Prize – Eric Lu (USA)


1위 및 금메달 : 에릭 루 (미국)


다음 날 새벽 2시 20분이 지나서야 파이널리스트 11명이 등장했다. 2시 40분이 가까워졌을 때 에릭 루가 우승자로 발표되었다. 한국에선 아침이라 내 동생도 보면서 저 마른 남자애냐고 물어봤다. 1등인데도 왜 표정이 별로 안 밝냐면서 어안이 벙벙한가 보다고 했다. (며칠 후에 알고 보니 애써 덤덤한 척했고 자신의 감정을 누른 거였다.) 2시 40분에 우승자가 심사위원들과 악수했다. 한국에선 아침이라 가족들에게 조성진이 우승할 때 4위 입상자였다고 말해줬다. 당시 3, 4, 5위 입상자들이 당 타이 손의 제자였고 이번에도 베트남인이 쇼팽 콩쿠르 우승자를 또 냈다고 말해줬다. 에릭 루는 2018 리즈 콩쿠르 우승자로 김선욱은 2006년 우승자였다. 캐나다인에게도 Time to Say Goodbye! 완전한 작별을 고했다. 유튜브에는 심사위원들이 싸웠나보다고 한다. 호텔로 돌아가니 새벽 2시 50분에 가까워졌다. 아침에 오페라 극장 가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



역시 난 음악판 펠레가 맞다. 역시 내 후기는 틀려야 제맛! 오히려 우승자를 맞추고 싶지 않았다. 말레이시아가 우승하면 다른 입상자들도 오페라 극장에서 가와이로 쳐야 하는데 그런 쇼팽을 보는 게 그렇게 싫었다. 그러면 난 오페라 극장을 안 갔을 것이다. 그러나 에릭 루가 파치올리로 우승하면서 변덕을 부리게 되었다. 결선에 오르지 못한 엉뚱한 애들이 특별상을 가져갔는데 일본은 이번에도 예상대로 우승은커녕 특별상 수상자조차 없다. 4년 전에 재수생이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바르샤바로 날아왔는데 그게 4년 후에 되네?! 에릭 루가 우승했던 리즈 콩쿠르에서는 4위였던 영국 피아니스트 이언 홉슨이 3년 후 재도전해서 1983년 우승한 사례가 있다. 이언 홉슨은 1975년 마이애미 쇼팽 콩쿠르에서 공동 1위였고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는 2차 탈락. 보통 쇼팽 콩쿠르는 입상하면 또 나오지 않는다. 5년에 한 번이니 나 같아도 입상하면 또 안 나왔을 것. 순위권 안에 들면 멈추는데 에릭 루는 그동안 재수생에게 우승이 주어지지 않았던 쇼팽 콩쿠르의 불문율(?)을 깼다. 당 타이 손 이후 윤디 리까지 20년 걸리고 이후 조성진까지 15년 걸렸다. 빈센트 옹은 스타성 때문에도 결국 우승하지 못했나? 여기에서 아시아 국적이 10년 만에 우승하기란 무리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에릭 루도 스타성은 잘 모르겠다. 조성진, 브루스 샤오위 리우, 에릭 루까지 아시아계가 3연패!!!



에릭 루를 처음 본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15 쇼팽 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였다. 당시 오케스트라와 함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즈>를 연주했다. 보통 3위까지만 협연이 주어지는데 메달권에 가까운 4위로서 협주곡은 아니지만 그래도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을 연주했다. 재수생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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