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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24 (21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First Prize-Winners' Gala Concert & Awards Ceremony

Moniuszko Auditorium of the Teatr Wielki – Polish National Opera / 폴란드 비엘키 국립 오페라 극장 모니우쉬코 강당

Warsaw Philharmonic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드레이 보레이코 지휘


쇼팽 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를 앞두고 어디로 갈까 하다가 두 군데를 가기로 했다. 어차피 티켓팅 실패했고 시몬 네링이 빠지니깐 미련이 없어졌다. 입상자들을 후하게 뽑아서 살짝 미련이 도로 생기기도 했지만. (네링이 폴로네즈 특별상이라도 받았으면 했으나 결국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고 이번 대회의 폴로네즈 특별상은 공석이 되었다.) 호텔 밖을 나가보니 비가 내린 흔적이 보여서 방으로 돌아가서 우산을 챙겼다. 기침 나오고 아프다고 호텔에만 있으면 안 된다. 그러면 오히려 기침만 더 늘어난다. 감기를 극복하려면 따뜻하게 입고 오히려 밖에서 오후라도 맑은 공기 마시면서 땀도 약간 빼고 돌아다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에서만 끙끙 앓았는데 여기서는 움직여야 하더라고. 빌라누프 궁전(Wilanów Palace)까지 호텔에서 걸어서 17분인 줄 알았으나 가도 가도 안 나와서 구글 지도를 다시 보니 차타고 걸리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가다가 도로 왔더니 호텔에서 이미 걸어서 30분이 지나 있었다. 포봉즈키 군 공동묘지(Powązki Military Cemetery)도 멀어서 가지 못했다. 원래 둘 다 바르샤바에 올 때부터 계획에 없었다. 바르샤바에서 꼭 가야 할 10군데라고 해서 골라봤을 따름. 12시에 출발했는데 결국 둘 다 안 가게 되었다. 바르샤바에서 돌아다닌 곳들은 호텔에서 30분 내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그래도 좋았던 건 바르샤바의 가을과 사랑에 푹 빠졌다는 것. 걸어 다니는 게 마냥 좋았다.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는 그림이 예뻤다. 그저 낙엽이 뱅글뱅글 춤추는 거리를 걷는 것 자체가 좋았다. 하지만 폴란드에서 산다면 감기가 독한 바르샤바 말고 다른 동네가 나을 것 같고 유럽에서 산다면 차라리 독일에서 살고 싶다. 잠깐 공원에 왔는데 낙엽 냄새가 이상하다. 이날 비가 와서 벤치에 앉지도 못하고. 공원을 벗어나 유튜브로 리게티의 <바르샤바의 가을>을 찾아서 잠시 들었다.

















궁전을 향해 걸어가면서 왠지 와지엔키 공원 같은 곳을 발견했다. 내가 왔던 곳 같은데? 이러면서 지나쳤다. 이후 어쩌다 보니 환전소(Kantor) 본사 같은 건물도 지나가고. 가다가 지도 앱을 다시 살펴보고 내가 다른 주소를 잘못 찍은 줄 알고 빌라누프 궁전으로 도로 가야지 생각하다가 멀리 와버린 것. 그래서 되돌아왔다. 그러면서 와지엔키 공원에 다시 왔다. 이제 못 볼 근처의 분수대도 다시 왔다. 일부러 흩어지는 물줄기를 맞았다.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내가 분수대와 떨어져 앉은 곳에도 물줄기가 날아왔다. 모처럼 여유를 가졌다. 그동안 시간에 쫓기면서 살았다.











또 와지엔키 공원에서 호텔로 돌아가다가 길을 헤맸다. 겨우 찾아서 3시 넘어 호텔에 도착하여 잠시 쉰 다음 바로 맞은편에 있는 일식집으로 가서 돈코츠 라면과 마차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일본 라면이 어떤지 맛봤는데 내 입맛이 아니었다. 우동이나 먹을 걸 그랬나보다. 해외로 왔을 때는 일식이 무난하다고 하더라고.





거리를 걷다가 문득 들었던 생각은 주최 측에서 폴란드 참가자 야쿠브 쿠쉴리크를 입상자로 구제해주려다가 이혁이 4위라도 못 받은 게 아닌가 싶더라고. 사실 관중석에서 코레아란 단어를 몇 번 들었다. 그게 이혁의 연주가 좋았다는 후기인 것 같았거든. 우리나라는 5로 끝나는 해에 입상하고 폴란드는 5로 끝나는 해에 우승하고...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지만 그래서 이번에 우리나라가 입상하지 못할 거란 막연한 생각도 품고 있었다.


사실 이혁은 2012 대구 아시아-태평양 쇼팽 콩쿠르에 참가했다. 당시 12세였는데 혹시 참가자 명단에만 있고 기권인지 살펴보니 연습실 배정 시간표도 발견했다. 거기서 우승해도 얼마든지 여기 와서 탈락이라고 생각하는 마당인데... 그래서 이혁에 대해서 편들고 싶지 않았다. 단지 내 취향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2012 대구 쇼팽 콩쿠르 명단을 알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참가자 중에서 쇼팽 관련 대회에 나간 사람들을 다 거르고 박진형 편을 들었던 것. 그래서 결선 이전의 어딘가에서 떨어져도 나한테는 전혀 놀라울 게 없었다. 콩쿠르 정리할 때 준결선 진출자들까지 적어주는 경우가 흔해서 2012년 대회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에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아무리 12세였다고 해도 참가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나한테 탈락자 명단이나 마찬가지였다. 다시 살펴보니 결국 세미파이널리스트 명단을 못 구했고 파이널리스트 명단만 확보했다. 그런데 막상 결선까지 올라가니 하마마쓰 콩쿠르 3위니까 여기서 3위나 4위로 편들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 결선에서의 연주도 충분히 입상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았고. 그래서 할 수 없이 편들었더니 입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가와이 피아노가 3명이나 올라갔으나 이혁만 입상에 실패했다. 가지예프는 그나마 우승자라 2위까지 예우해준 거고. 가족들한테는 이혁이 입상하지 못했다는 소식과 함께 내가 대한민국에서 쇼팽 콩쿠르 데이터가 가장 많을 거라고 자랑질 한 번 더 하면서 정작 나는 큰 대회 우승자를 못 맞춘다고 했다. 흐흐흐~


이번 대회에서 쇼팽 관련 콩쿠르 입상자들은 2명만 입상하고 나머지 4명은 세트로 입상하지 못했다. 내가 하도 어디어디 쇼팽 콩쿠르들을 되게 싫어한다고 노래해서 이렇게 된 건지? 아이미 고바야시는 대구 아시아-태평양 콩쿠르와 도쿄 아시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데 이로써 대구는 2명(2015년 3위 케이트 류 포함), 도쿄는 3명(2000년 6위 미카 사토, 2005년 공동 4위 쇼헤이 세키모토 포함) 배출했다. 하지만 난 둘 다 선호하지 않는다. 준 리 부이는 2019 베이징 쇼팽 청소년 콩쿠르 5위. 러시아와 중국에서 열리는 쇼팽 청소년 콩쿠르도 입상자들을 배출하긴 했지만, 세계 3대 청소년 콩쿠르라고 해서 꼭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레오노라 아르멜리니는 2010 쇼팽 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로 11년 만에 재도전하여 결국 입상했는데 이 경우는 같은 대회라 예외로 생각한다. 이러면 나는 지난 대회에서 살짝 움츠러들었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푸히히히~ 여기저기 쇼팽 관련 대회들에 나가서 경험을 쌓다 보면 바르샤바로 와서 잘 될 거란 생각은 엄청난 오산이라고 이번 대회에서 특히나 주장했는데 앞으로도 신나게 떠들게 되었다.


2005년에는 파이널리스트 12명 중 1위 라파우 블레하치, 2위 없는 공동 3위 임동민과 임동혁, 공동 4위 쇼헤이 세키모토, 파이널리스트 레이첼 나오미 구도와 야체크 코르투스 이렇게 6명이 쇼팽 관련 대회 참가 경력이 있다. 2010년에는 파이널리스트 10명 중 공동 2위 루카스 게뉴샤스, 3위 다닐 트리포노프, 4위 에프게니 보자노프, 파이널리스트 엘렌 티스망, 니콜라이 호지아이노프, 파베우 바카레치 이렇게 6명이고 2015년에는 2위 샤를 리샤르-아믈랭을 제외한 나머지 9명 모두 쇼팽 관련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하마마쓰 콩쿠르에 먼저 나간 경우 4위 이내 입상이면 쇼팽 콩쿠르 결선 진출 시 같거나 한 계단 낮은 등수를 받을 수 있다. 하마마쓰 콩쿠르 3위인 이혁이 처음으로 쇼팽 콩쿠르에 참가했는데, 결선까지 진출하여 4위라도 받아낼 거라고 어쩔 수 없이 편들었으나 결국 입상하지 못했다. 이로써 하마마쓰 콩쿠르 3위가 쇼팽 콩쿠르에서 입상한 사례는 현재 공석.


2000년 공동 2위 임동혁 → 2005년 2위 없는 공동 3위

2003년 1위 없는 공동 2위 라파우 블레하치 → 2005년 1위

2003년 공동 4위 쇼헤이 세키모토 → 2005년 공동 4위

2009년 1위 조성진 → 2015년 1위

2009년 4위 프랑수아 뒤몽 → 2010년 5위

2015년 1위 알렉산더 가지예프 → 2021년 공동 2위

2018년 3위 이혁 → 2021년 파이널리스트


이번 대회에서도 2010년과 마찬가지로 참가 번호가 10번 이내인 사람들(2번 레오노라 아르멜리니 및 3번 준 리 부이)이 모두 입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참가 번호가 10번 이내이면서 가장 앞선 번호가 우승한다는 공식은 2005, 2010, 2015년에 있었던 한때의 우연한 흐름으로 끝났다. 지난 대회에서는 먼저 연주할 성이 B였고 C가 우승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M 앞에 있는 L이 우승했다.


혹시 방에 있는 TV에 TVP1 채널이 있나 해서 리모컨으로 틀어보니 나왔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저녁 6시 50분부터 봤다. 방에서 쉬더라도 침대에 누워서 쉰 적은 두 번뿐이었다. 정말 피곤할 때 빼고는 외출했다. 유튜브에서 안 보이는 부분이 TV에선 보이기도 한다. 스튜디오 같은 데에서 다른 진행자들이 말하는 멘트가 있었거든. 그런데 빈자리가 보이는 건 뭐지? 1층은 600즈워티로 18만 원.



먼저 심사위원 17명을 소개하고 이어서 파이널리스트 12명이 등장했다. 협주곡 특별상은 3위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에게, 마주르카 특별상은 4위 야쿠브 쿠쉴리크에게, 소나타 특별상은 공동 2위 알렉산더 가지예프에게 돌아갔다. 이어서 알파벳순으로 입상하지 못한 파이널리스트 4명에게 파이널 증서를 줬다. 이어서 입상자 8명 수상. 우승자에게는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시상한다. 폴란드 대통령의 말씀이 끝나고 뉴스로 넘어갔다. 유튜브로 봤더니 쉬는 시간. 이혁의 표정이 안 좋아보였는데 아무래도 입상하지 못한 파이널리스트들의 표정이 대부분 그렇긴 하다. 겉으로는 무표정으로 애써 덤덤한 모습이었다. 유튜브가 TV로 중계되는 것보다 몇 초 더 느리다. 2005년과 2010년에는 입상하지 못한 파이널리스트들을 먼저 말하고 입상자들을 6위부터 1위로 부르는 식이었는데, 2015년부터 입상자들의 이름만 불러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Program

Etude in E major, Op. 10 No. 3 / 연습곡 3번

... 6th prize - J J Jun Li Bui (Canada) / J J 준 리 부이 (캐나다)


지난 대회에서도 느꼈지만 6위 입상자에게는 연주할 시간이 짧다. 그것도 한 곡만 연주.



Sostenuto (Waltz No. 18) in E flat major, WN 53 / 왈츠 18번

Ballade No. 3 in A flat major, Op. 47 / 발라드 3번

... 5th prize - Leonora Armellini (Italy) / 레오노라 아르멜리니 (이탈리아)


2라운드에서 연주한 곡들. 500회 이상의 연주 여행 경력이 다져진 덕분에 콩쿠르에서도 마치 콘서트처럼 능숙하게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0, 2015, 2021년 참가자들이 한데 어우러진 대회였는데 다신 못 볼 것 같았던 2010년 참가자들을 만나서 반가웠다. 2021년 대회는 직관의 추억으로 남겠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대회는 쇼팽 탄생 200주년이었던 2010년.



4 Mazurkas, Op. 30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0

No. 1 in C minor

No. 2 in B minor

No. 3 in D flat major

No. 4 in C sharp minor

... 4th priz ex aequo - Jakub Kuszlik (Poland) / 야쿠브 쿠쉴리크 (폴란드)


3라운드 연주 프로그램을 찾아보니 아이미 고바야시도 이 곡을 연주했다. 폴란드 연주자들이 마주르카를 타고 났으나 쇼팽 콩쿠르에서 마주르카 특별상이 반드시 폴리시에게 주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16년 만에 되찾아왔다.



24 Preludes, Op. 28 / 24개 전주곡 발췌

No. 4 in E minor

No. 16 in B flat minor

No. 17 in A flat major

No. 23 in F major

No. 24 in D minor

... 4th priz ex aequo - Aimi Kobayashi (Japan) / 아이미 고바야시 (일본)


얘는 쇼팽 콩쿠르 입상자 타이틀이 엄청 갖고 싶었나보다. 난 의외로 큰 대회 입상이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은 아니다. 독주만 보면 잘하는데 협연에서 소리가 작았다. 지금은 미국에서 하나라도 입상한 게 여기에서의 입상을 도와준 거라 생각... 도모하루 우시다의 경우는 아시아만 보이니깐 탈락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Impromptu No. 3 in G flat major, Op. 51 / 즉흥곡 3번

Waltz No. 2 in A flat major, Op. 34 No. 1 / 왈츠 2번

... 3rd prize - Martín García García (Spain) /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 (스페인)


2라운드에서 연주했던 곡들. 1라운드부터 결선까지 마치 클리블랜드 콩쿠르 우승 기념 콘서트처럼 선사해서 내 귀를 즐겁게 해준 고마운 존재.



Rondo à la mazur in F major, Op. 5 / 마주르 풍의 론도

... 2nd prize ex aequo - Kyohei Sorita (Japan) / 교헤이 소리타 (일본)


못하는 건 아닌데 특별한 맛이 부족하다. 렉서스 스폰서로 일본이 우승할 거란 소문이 돌았으나 결국 2위에서 끊었다.



Polonaise No. 5 in F sharp minor, Op. 44 / 폴로네즈 5번

... 2nd prize ex aequo - Alexander Gadjiev (Italy/Slovenia) / 알렉산더 가지예프 (이탈리아/슬로베니아)


소나타 2번을 들려줄 것이라 생각했으나 2라운드에서 연주했던 곡. 첫 페이지에서 미스터치가 난다. 아무래도 갈라 콘서트는 긴장감이 빠지다 보니깐 그런 걸 감안해서 들어줘야 한다.



Intermission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 피아노 협주곡 1번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Encore

Waltz No. 5 in A flat major, Op. 42 / 왈츠 5번

... 1st prize - Bruce Xiaoyu Liu (Canada) / 브루스 샤오위 류 (캐나다)


결선에서도 그러더니 갈라에서도 1악장이 좀 약하다. 호텔에서 묵으면서 처음으로 방에 있는 삼성 TV를 틀었는데 노트북보다 몇 배 더 큰 화면으로 보니 좋았다. 갈라 콘서트에 못 간 대신에 폴란드 방송으로 시청했다. 보면서 우승에 납득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많이 누그러졌다. 앞으로 잘 되길 빌어주고 싶다. 앙코르는 2라운드에서 연주했던 곡.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의 파치올리 피아노가 우승했다. 2010년에는 야마하 피아노가 우승했고. 이탈리아는 이미 우승해본 나라지만 일본은 아직도 고픈 나라. 이번 대회는 차라리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했다. 누구 하나 입상 경력이 깨끗한 사람도 없고 잘난 사람도 별로 없어서. 하지만 결국 나왔고 내가 두 번이나 공부했던 참가자. 중국계이지만 태어난 곳은 쇼팽이 인생의 후반을 보냈던 파리.


2008 - Canadian Music Competition in Montreal, Canada [Category of 11 years old and under] 1st prize / 캐나다 몬트리올 전국음악콩쿠르 [11세 이하 부문] 1위 (3월)

2009 - Canadian Music Competition in Sherbrooke, Candada [Category of 15 years old and under] 1st prize / 캐나다 셰르브루크 전국음악콩쿠르 [15세 이하 부문] 1위 (5월)

2010 - 8th Grande Finale Desjardins at the Festival de Musique Classique de Bas-Richelieu in Canada 1st prize and Oliver Jones Prize / 캐나다 제8회 바스-리슐리유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데자르댕 그랜드 파이널 1위 및 올리버 존스 특별상 (5월)

2011 - Canadian Music Competition [Category of 19 years old and under] 1st prize / 캐나다 전국음악콩쿠르 [19세 이하 부문] 1위

2012 - 3rd Thomas and Evon Cooper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in Oberlin, Ohio (USA) 2nd prize and Silver Medal / 미국 오하이오 주 오벌린 음악원 제3회 토머스-에본 쿠퍼 국제음악콩쿠르 2위 및 은메달 (7월)

2012 - 73rd OSM Standard Life Competition in Canada Grand Prix and Special Prize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anadian work / 캐나다 제73회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탠더드 라이프 콩쿠르 그랑프리 및 캐나다 작품 최우수 연주자상 (11월)

2013 - 14th National Piano Competition in Halifax, Nova Scotia (Canada) 1st prize and Willard Schultz Most Promising Baroque Performance Award /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 제14회 전국피아노콩쿠르 1위 및 바로크 작품 최우수 연주로 윌라드 슐츠 특별상

2014 - Jeunesses Musicales of Canada Foundation (JMCF) Study Grants / 캐나다 쥬네스 뮈지칼 재단 장학금 수상 (7월)

2014 - 13th Montreal International Musical Competition in Canada Finalist (Top 6) / 캐나다 제13회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 파이널리스트 (6월)

2015 - Concours Prix d'Europe in Canada winner / 캐나다 유럽음악콩쿠르 우승 (6월)

2015 - The Hnatyshyn Foundation in Canada "Award of Merit" for artistic development to pursue his study for the 2015-16 academic year / 캐나다 흐나티신 재단 2015~16 학기 공부를 위한 예술적 발전 장학금 수상

2016 - 6th Sendai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in Japan 4th prize and Semifinal Round Audience Prize / 일본 제6회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 4위 및 준결선 청중상 (6월)

2016 - 10th Paderewski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in Bydgoszcz, Poland Semifinalist (Top 10) / 폴란드 비드고슈치 제10회 파데레프스키 국제피아노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 (11월)

2016 - 15th Concours International de Piano - Grand Prix Animato in Paris, France 3rd prize, Audience Prize and Prix Max et Sara Ruegg (Top 8) / 프랑스 파리 제15회 아니마토 그랑프리 국제피아노콩쿠르 3위, 청중상 및 막스와 사라 루에그 특별상 (11월)

2017 - 10th Rencontre Internationale des Jeunes Pianistes "Interlaken Classics" in Bern, Switzerland 2nd prize and Johanna Dürmüller-Bol Piano Award / 스위스 베른 제10회 인터라켄 국제피아노콩쿠르 2위 및 요한나 뒤르뮐러-볼 피아노 어워드 (2월)

2017 - 15th Arthur Rubinstein International Piano Master Competition in Tel Aviv, Israel Finalist (Top 6) / 이스라엘 텔아비브 제15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피아노마스터콩쿠르 파이널리스트 (5월)

2017 - Prix "Jeune Soliste" des Médias Francophones Publics (Radio Canada ICI Musique) / (라디오 캐나다 ICI 뮈지크에서 수여하는) 프랑코폰 공공 미디어 “젊은 독주자” 특별상 (10월)

2018 - Concours de Concerto de l'OUM (Orchestre de l'Université de Montréal) in Canada 2nd prize / 캐나다 몬트리올 음대 오케스트라 협주곡 콩쿠르 2위

2019 - 3rd Concurso Internacional de Piano de Viseu - "Solar de Prim" in Viseu, Portugal 1st prize ex-aequo with Qianyi Xu (China) / 포르투갈 비제우 제3회 프림의 태양 국제피아노콩쿠르 - 치아니 슈(중국)와 공동 1위 (4월)


입상 경력이 유럽도 있지만 캐나다 위주이고 파이널리스트로 남은 경력이 2개 보인다. 내가 쌓아놓은 큰 대회 우승자들의 공식과는 많이 어긋나 있고 이게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이 맞나 싶을 정도. 한편으로는 내가 동급으로도 보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하지 못해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결국 우승해보지 못한 나라 중에서 선정한 것이다.


일본 입상자들이 나올 때 관중석에 있는 게이고 무카와를 비춘다. 이번 대회 입상자가 8명인데 일본 2명 빼면 원래의 엔트리인 6명이 된다. 처음에는 폴란드한테 입상자 하나 만들어주느라 이혁이 밀린 거라고도 생각했는데, 일본이 스폰서로다가 입김 넣어서 입상자에 넣어달라고 떼쓴 듯. 우승자의 피아노에 맞춰서 모두 파치올리로 연주. 내 기억으로 2010년에는 입상자들이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피아노로 연주했는데? 스타인웨이, 파치올리, 야마하가 나왔다. 이번에 폴란드와 러시아는 우승하긴 틀렸고 한국, 중국, 이탈리아는 한 번이라도 우승해본 나라라서 캐나다, 스페인, 일본 중에서 어느 나라한테 우승을 줄지 저울질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본은 나가리! 이전 대회 우승자인 조성진이 아시아라서 이번 대회 우승자는 아시아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딱 선을 긋고 있었다. 이렇게 간단한 걸 참가자 전원 놓고 열심히 하더니 막상 파이널리스트 명단이 나오니까 정작 안 했다. 캐나다가 우승한 이유를 갈라 콘서트 보면서 문득 깨달았다는... 흐흐흐~ 우승 후보는 러시아, 폴란드, 우승해보지 못한 나라 중 하나라고 큰소리 뻥뻥 쳐놓고! 일본은 3위 안에 들었으면 특별상을 뭐라도 하나 건져야지 왜 못 받아먹니? 우승자는 특별상 없어도 1위니까 그렇다 치고 이번에는 특별상이 4위까지 내려왔다. 2005년에는 라파우 블레하치가 모든 상을 독식하고 2010년과 2015년에는 금은동이 나눠가졌다. 이런 추세라면 분명히 이번 대회에도 3위 안에만 들면 특별상이 하나라도 떨어져야 하는데 왜 공동 2위인 일본은 빗겨가니? 금은동이라면 특별상이 보장될 거라는 믿음이 깨지는 마법을 여기서 경험했다. 히히히! 우승하지 못할 거면 1위 없는 2위라도 해보든지 아니면 특별상이라도 1인자가 되어봐야 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힘들면 어떡하니? 나는 일본이 이거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몇 가지 예를 들었는데 일본은 다 안 되더라고! 1위 빼고 2~6위는 단독으로 다 해봤다. 교헤이 소리타의 결선 연주가 끝나갈 때 난 절대 일찍 박수칠 생각 없었는데 엉겁결에 피아노 연주 끝나자마자 따라서 친 것 생각하면 진짜... 폴란드 심사위원 표트르 팔레치니 백으로 결선까지 결국 올라가더니 기어이 준우승까지 해먹었다. 연주를 못한 건 아니지만 2라운드에서 맛이 떨어지더라고. 그래서 심사위원 백으로 입상 경력도 별로 없는데 올라왔으면 거기가 끝이라고 판단했다. 이번에 결선에 올라온 베트남 심사위원 당 타이 손의 제자 두 명은 1위와 6위에 입상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국적이 연속으로 우승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지만 아시아계 우승자가 연속으로 나왔다. 캐나다는 주로 영국계와 프랑스계 주민이 많고 아시아계는 소수 인종. 이러면 분명히 유럽이 가만히 안 있는다! 1965년 아르헨티나, 1970년 미국 이후 1975년 폴란드 우승. 그러고 보니 일본의 우승을 막은 건 두 번 다 미국이었다. 미국이 1위 할 때 일본이 2위, 미국이 1위 없는 2위 할 때는 일본이 3위. 이번에는 캐나다가 일본의 우승을 막았는데 북아메리카한테 세 번 당했네~ 히히히히히! 우승자는 대륙에서 나왔지 일본 같은 섬나라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대륙별로 생각하는 우승 후보가 있다면 북아메리카는 이미 채워졌고 남아메리카는 브라질, 유럽은 프랑스, 아시아는 그래도 0순위가 일본인데 언제 우승할래? 일본의 우승을 기다리느니 난 차라리 프랑스를 바라볼 거다! 히히히~ 당 타이 손이 1980년 우승한 이후 윤디 리가 2000년 우승하고 이후 조성진이 2015년에 우승하면서 5년을 좁혀줬다. 이제 잘 하면 10년으로 좁혀질지도 모르는데 이미 아시아계가 연속으로 우승했고 2025년은 5로 끝나는 해라 폴란드가 우승을 노려볼 시기! 이러면 일본은 절망에 빠질 듯. 지난 대회가 끝나고 캐나다는 언제 우승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나왔다. 일본은 언제나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해서 설마 조성진 다음으로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지? 아시아한테 연속으로 우승을 내줄 리가 없다는 건 나보다 더 잘 알 텐데? 이번 대회 우승 후보는 캐나다와 스페인으로 압축되었던 건데 스페인은 독주 내내 미스터치가 워낙 많았고 협주곡 2번으로 비켜줬다. 대신에 협주곡 특별상은 스페인이 챙겼다. 내가 볼 때 쇼팽 콩쿠르 우승은 러시아와 폴란드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들은 한 번씩 해야 한다는 형평성이 있다. 이러면 난 평생 신나게 외국인 중에서 우승을 찾지! 흐흐흐~


네링 때문에 속 터진 날들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보니 8일. 나중에 채점표 공개되면 더할 듯. 네링은 독일 혈통을 지니고 있는데,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이 바르샤바를 공격하여 80% 넘게 파괴했다. 폴란드는 우리나라처럼 수난의 역사를 지닌 나라. 폴란드는 이번에도 우승을 원했지만, 쇼팽은 독일계 성인 시몬 네링에게 입상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오페라 극장 갈라 콘서트를 보면서도 폴란드가 엄청 화려하게 차려준 밥상을 엎어버린 네링이 떠올랐다.


코로나19 때문에 일본과 한국에서 입상자 갈라 콘서트 투어가 열릴지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어차피 네링이 입상한다고 해도 안 갈 거였다. 입상자들이 21세기 통틀어 가장 별로라 또 보고 싶다는 미련이 적어서 그나마 다행이고, 이번 대회를 직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싶다.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23 (20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Final Stage Day 3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

Warsaw Philharmonic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드레이 보레이코 지휘


8시에 일어나서 쉬다가 10시에 아침을 먹었다. 어차피 다 먹을 것 하루 돈 버리는 셈 치지 호텔 예약할 때 조식을 신청하지 않아서 이 고생! 시상식이 열리는 첫 번째 갈라 콘서트 예매에 실패하면 새벽부터 오페라 극장 매표소 앞에서 줄 서려고 했으나 네링의 결선 진출 실패로 인해 그럴 일이 없어졌다. 그날은 편하게 유튜브로 지켜볼 거니까. 결선에서도 네링이 생각나면 속 터졌다. 몇몇 참가자들이 이렇다 할 연주를 못 보이는데 이 좋은 기회를 날려가지고! 정말 컨디션만 좋다면 짱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왜 못 받아먹니? T.T 2015년에는 지금보다 어리고 차라리 편하게 결선에 올라갔지만, 이번에는 나이가 들어서 나오니 쉽지 않다는 걸 헤아리려고 애썼다. 폴란드 국민인 것처럼 네링을 응원해주고, 다른 폴란드 참가자들도 생각해주고, 네링 아니면 안 되는 폴란드의 현실도 안타까워하고 그랬는데... 2025년에는 폴란드가 우승할 수 있는 시기가 될까? 네링이 탈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 타이틀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내 블로그가 만약 나무위키에 오른다면 논란 항목에 2015년과 2021년 대회에서 우리나라 응원하지 않고 폴란드 편들었다는 게 생길지도 모르겠다.) 예능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면서 호텔에 있었는데, 오후 1시에 어떤 사람이 방문을 두드렸다. Halo! 그래서 문을 열면서 폴란드어로 인사했더니 잘못 찾아온 거였다. 조식이 19일치로 계산되어 있어서 6일치를 더 먹어야 한다고 프런트에 말하면서 미니바에서 꺼내먹은 펩시 1병, 사과주스 1병, 초코바 1개도 함께 결제했다. 홀에 도착하여 악장이 누군지 보니 첫째 날의 젊은 여성 바이올린 수석. 5시에 한식당에 도착하여 레모네이드랑 두부조림 시켜서 5시 10분부터 먹고 30분에 공연장으로 걸어갔다.





18:00

09 Aimi Kobayashi (Japan) / 아이미 고바야시 (일본) - Steinway & Sons 479

1995년 9월 23일 → 26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지난 대회에서 실제로 들어보면 음폭이 적었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표현은 좋은지 몰라도 1층에서 듣는데도 과장을 좀 더 보태면 3층에서 듣는 것 같다. 2층에 앉아있는 심사위원들한테 잘 안 들릴 것 같다. 1층에서 들어도 작은데, 피아노가 오케스트라를 뚫지 못한다. 독주에서는 그리도 당당하더니 협연에서는 귀신같이 소리가 작다. 3악장 절정이라도 그럼 그렇지 결선만 보면 입상하기 힘들어 보인다. 루바토가 과한 것 같다. 1악장 어디선가 소리가 뭉개지던데 다이내믹을 표현해도 소리가 작아서... 체구가 작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이래서 쇼팽은 여리기만 해서도 안 되고 남성스러움도 갖춰야 한다. 지난 대회 직관하신 분이 아이미가 입상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2015년처럼 결선 점수로 순위가 정해지면 입상 실패라고 보는데? 이번에 입상 못했다고 또 나오진 말거라~ 그러게 다른 대회도 나가보지 입상 경력이 별로인 사람의 한계를 드러냈다. 피아노가 오케스트라를 뚫지 못하고 묻히더라고...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느낌이랄까? 3차까진 입상할 것처럼 잘했지만 결선만 볼 때 그렇다.



18:40

10 Jakub Kuszlik (Poland) / 야쿠브 쿠쉴리크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996년 12월 23일 → 24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2차와 3차에서 잘하는가 싶더니 결선에서는 다이내믹이 약하고 그냥 그런 연주. 결선에서 둘 중의 한 명은 네링의 빈자리를 차지했을 텐데... 그냥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 피아노 연주할 때 오케스트라 반주가 비장하다.



19:20 Intermission


저녁 사먹고 속이 안 좋아서 커피를 안 마셨더니 또 첫 참가자부터 졸렸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고 체력 충전!


19:50

11 Hyuk Lee (South Korea) / 이혁 (대한민국) - Kawai Shigeru EX

2000년 1월 4일 → 21세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하마마쓰 콩쿠르 3위면 쇼팽 콩쿠르에서 1위나 2위를 바라보긴 힘들고 3위나 4위가 가능하다. 폴란드로 오기 전에 가족들한테 우리나라 응원하지 않는다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중엔 애국심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냐고 하더라고. 흐흐흐~ 그래서 난 스포츠는 몰라도 음악은 그런 게 안 되고 우리나라라고 응원하다간 병난다고 말했다. 대놓고 우리나라 참가자들을 편들지 않고 냉정하게 보는 게 한편으로는 왜 우승이 아닌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거나 오히려 콩쿠르에 대해서 이것저것 더 많이 알게 해줬다. 다이내믹 표현이 좋고 충분히 입상권에 들 만한 연주. 중간에 살짝 아쉽기도. 소리가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온다. 콩쿠르란 경쟁이라기보다는 여러 연주자들이 참가하는 축제라고 했는데, 인사할 때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지녔고 경쟁한다기보다는 즐기는 자세가 보였다.



20:30

12 Bruce Xiaoyu Liu (Canada) / 브루스 샤오위 류 (캐나다) - Fazioli F278

1997년 5월 8일 → 24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결선에서도 파치올리 그대로. 결선에서 누군가가 스타인웨이로 바꿀 거라 생각했으나 아무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갔다. 1악장에서 컨디션이 안 좋아보이던데... 3악장에서는 만회했다. 3차부터 내 취향이 아니더니만, 다른 대회 같으면 파이널리스트로 남을 텐데 이번 대회가 폭망이라... 당 타이 손의 제자라 순위를 줄 것 같긴 하다. 루빈스타인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둘 다 내 취향이 아니었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바로 박수가 터진다. 콩쿠르의 모든 연주가 끝나자 사람들이 기립 박수를 친다. 나도 정말 끝이라 기립 박수! 9시 40분에 결선 끝!





XVIII Chopin Competition Final Stage Results

이번에는 우승자가 발표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홀에 남아서 기다렸다. 직관하느라 한 사람의 연주가 끝나면 나한테 카카오톡을 써서 후기를 간략하게 적은 다음 노트북에서 복사하여 다듬었는데, 방구석 1열에서 보는 것처럼 그때그때의 느낌을 기록하는 게 쉽지 않았다. 시간 제약도 있었지만 될 수 있으면 내 후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콩쿠르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들을 최대한 끄집어내려고 애썼다. 네링이 떨어지고 나서 한때 포스팅에 대한 열정이 식으면서 의욕이 꺾이기도 했다. 추스르고 나서 회복했지만 이제 정말 블로그를 그만 둘 시기가 다가왔다는 걸 실감했다. 2020년 말에 멈추려던 걸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연기되면서 2021년까지 달려왔다. 2021 쇼팽 콩쿠르는 내게 마지막 콩쿠르 후기가 되었다.


10시 30분이 지나자 1층으로 사람들을 보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 1층에서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최종 결과는 직접 듣고 싶어서. 코로나19라 한산하다. 밤 11시 20분에 미러 홀 입구로 갈 수 있게 문을 열어줬다. 그런데 목에 거는 카드를 소지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어서 미러 홀에 계속 서있어야만 했다. 난 그걸 매장에서 안 샀으니까. 미러 홀 입구에 사람들이 몰렸다. 자리 뺏길까봐 화장실도 못 가고... 아주 급한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라도 보려면 키가 커야 유리하다. 자정이 다가온다... 카드만 있으면 화장실 편하게 가는 건데... 이번에도 새벽 1시까지 기다려야 하나? 괜히 바구니에 있는 초콜릿 집어서 먹었나보다. 준 리 부이, 소고 사와다랑 게이고 무카와도 봤다. 준 리 부이가 들어가는 것도 봤고. 1시 30분이 넘도록 심사위원이 안 나온다. 결국 계속 기다리다가 새벽 1시 40분이 지나서 화장실에 갔다. 결과가 11시 30분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새벽 2시 전후에 파이널리스트들이 등장하고 이어서 심사위원들이 등장했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소고 사와다랑 게이고 무카와가 얘기하는 걸 봤다. 다른 일본인 여성도 보였고. 셋이 입상자 발표할 때 일본 참가자 누가 입상했는지 종알대더라고.


호텔로 돌아오니 새벽 2시 30분. 내 앞에 어떤 여성이 지나가서 뒤따라 왔다. 도중에 끊어지긴 했지만 무사히 호텔로 도착했다. 최종 결과는 호텔로 돌아와서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다시 보고 호명된 순서대로 정리했다.


6th Prize – Mr J J Jun Li Bui (Canada) / J J 준 리 부이 (캐나다) - Kawai Shigeru EX


5th Prize – Ms Leonora Armellini (Italy) / 레오노라 아르멜리니 (이탈리아) - Fazioli F278


4th Prize ex aequo – Ms Aimi Kobayashi (Japan) / 아이미 고바야시 (일본) - Steinway & Sons 479


4th Prize ex aequo - Mr Jakub Kuszlik (Poland) / 야쿠브 쿠쉴리크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The Polish Radio Prize for the best performance of mazurkas / 폴란드 라디오가 수여하는 마주르카 최우수 연주 특별상

4 Mazurkas, Op. 30 / 4개의 마주르카 작품 30


3rd Prize – Mr Martín García García (Spain) /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 (스페인) - Fazioli F278

The Warsaw Philharmonic Prize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concerto / 바르샤바 필하모닉이 수여하는 협주곡 최우수 연주 특별상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 피아노 협주곡 2번


2nd Prize ex aequo – Mr Alexander Gadjiev (Italy/Slovenia) / 알렉산더 가지예프 (이탈리아/슬로베니아) - Kawai Shigeru EX

The Krystian Zimerman Prize for the best performance of a sonata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수여하는 최우수 소나타 연주 특별상

Piano Sonata No. 2 in B flat minor, Op. 35 / 피아노 소나타 2번


2nd Prize ex aequo – Mr Kyohei Sorita (Japan) / 교헤이 소리타 (일본) - Steinway & Sons 479


1st Prize – Mr Bruce Xiaoyu Liu (Canada) / 브루스 샤오위 류 (캐나다) - Fazioli F278


입상자들을 보니 몇 가지 공식이 깨졌다.


이혁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2012 대구 아시아-태평양 콩쿠르 참가자 명단에 있었는데 입상자 명단에는 없는 게 걸리더니만... 하마마쓰 콩쿠르 3위라 쇼팽 콩쿠르에서도 결선에 올랐으니 3위나 4위를 받아낼 것 같았지만 결국 입상하지 못했다. 하마마쓰 콩쿠르 1, 2, 4위가 쇼팽 콩쿠르에서 1~5위에 입상했다. 가지예프는 예상대로 아무리 하마마쓰 콩쿠르 1위라고 해도 한 계단 낮은 순위를 받았다.


한편 2라운드 폴로네즈 특별상이 비었는데 가능성이 낮겠지만 결선이 끝나기 전에 시몬 네링한테 갔으면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네링이 탈락하고 나서 난 콩쿠르랑 맞지 않는다는 걸 결정적으로 깨달았다. 어차피 음반 모으는 게 취미라 이제 네링에 대해서도 레코딩 아티스트 쪽으로 초점을 맞추자고 생각했다.


샤오위 류가 말아먹은 대회의 개수는 내가 아는 것만 4개. 여기에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하지 못하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공식이 하나 깨졌다. 2014 몬트리올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2016 파데레프스키 콩쿠르 세미파이널리스트, 2017 루빈스타인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2019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1차 탈락.


아이미 고바야시와 준 리 부이를 제외한 나머지 입상자들은 쇼팽 관련 대회 입상 경력이 안 보인다.


일본은 이번에도 특별상을 뭐라도 건지지 못했다. 우승하지 못할 거면 그거라도 건져야지! 특정 장르라도 1인자가 허락되지 않았다. 일본차 렉서스가 스폰서라 교헤이 소리타가 우승할 거란 소리도 있었다. 심사위원 제자라고 입상까지 갔지만 결정적으로 우승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J J 준 리 부이에게는 17세에 입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레오노라 아르멜리니에게는 29세에 재수생으로서 입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이미 고바야시에게는 재수생으로서 입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야쿠브 쿠쉴리크에게는 마주르카 특별상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에게는 스페인 최초 입상자인 것과 함께 3위로서 협주곡 특별상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협주곡 특별상은 보통 1위, 드물게 2위까지만 가는 편이다.


알렉산더 가지예프에게는 준우승과 함께 소나타 특별상 받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교헤이 소리타에게는 1970년 이후 51년 만에 일본인 준우승자가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브루스 샤오위 류에게는 파치올리 피아노 최초로 우승한 것과 함께 캐나다 최초 우승자가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승자가 되었지만 특별상은 주어지지 않았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 중에는 24세가 없었는데 드디어 채워졌다. 중국계 참가자들의 활약이 대단했는데 결국 중국계 캐나다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Chopin Talk

입상자 발표가 끝나고 1~3위 입상자들과 심사위원장 카타지나 포포바-지드론, 쇼팽 협회장 아르투르 슈클레네르가 인터뷰를 가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연주 기회를 주려고 후하게 뽑아준 듯. 사실 우리나라가 입상할 때 박한 경향이 있었다. 2005년에는 2위 자리를 비우고 2015년에는 순위를 하나씩 분배하고 협주곡 특별상은 안 나오고. 2010년과 2021년 대회는 순위가 후한 대회로 남게 되었다.

2021년 10월 20일 수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22 (19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Final Stage Day 2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

Warsaw Philharmonic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드레이 보레이코 지휘


전날 기침 때문에 콜록거리다가 잠들었다. 결선이 저녁에 시작하니 아침 8시에 깼다. 아침은 10시가 거의 다 되어 먹었다. 빨래를 정리했는데 구멍 난 양말들을 꼬맸다. 그런데 가위가 없으니 치아로 실을 끊었다. 전에 오프닝 콘서트 가다가 넘어져서 무릎에 구멍 난 바지도 바느질로 때웠다. 넘어지면 주변의 다른 사람들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것 때문에 되게 트라우마였는데 이번에는 나한테 생겼다. <안 싸우면 다행이야>를 보고 나서 좀 쉬다가 3시 30분에 외출했다. 호텔에서 가까운 베트남 식당으로 가서 포를 먹으려다가 메뉴판 보고 불편해서 나왔다. 공연장을 향해서 걸어가다가 일식집을 발견했다. 사실 전에 봤던 곳이었는데 몇 번 지나쳤다. 그래서 밖에서 가격표 보는데 점원이 서성거리는 사람들 보고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뭘 먹을까 하다가 우동을 먹었다. 어차피 기침 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먹고 싶었다. 물은 기본으로 주더라고. 생각보다 우동의 양이 적었다. 4시 30분에는 피에로기에서 햄버거랑 제로 콜라를 먹었다. 모처럼 먹고 싶었던 햄버거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폴란드 음식과는 친해지기가 힘들다. 괜히 먹었네... 배가 너무 부르다. 바르샤바에는 일식집이 흔하다. 한식당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고. 4시 50분에 홀에 도착하니 어떤 할아버지가 심사위원들에 대한 스캔들(Scandal/Jury)이라고 하면서 표트르 알렉세비치, 니콜라이 호지아이노프, 하야토 스미노가 떨어진 걸 항의하는 종이를 들고 바깥에 서 있었다. 내가 볼 때 셋 다 떨어질 만했는데? 그래서 직원들과 잠시 실랑이가 있었다. 1m 떨어진 옆에는 아시아계 여성이 파이널 티켓을 원한다고 종이에 썼다. 누군가가 양도해주길 바랐던 것. 3층 홀에서 쇼팽 인형을 더 샀는데, 새로운 접이식 우산이 보여서 하나 샀다. 아주 예쁘진 않은데 검은 바탕에 하얗게 악보가 그려진 우산이라서.






18:00

05 J J Jun Li Bui (Canada) / J J 준 리 부이 (캐나다) - Kawai Shigeru EX

2004년 6월 10일 → 17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21세기 3개 대회 파이널리스트 중에서 가장 앞선 번호가 우승했는데 2010년에는 참가번호 10번 안에 드는 사람 3명 모두 입상했다. 그래서도 입상권으로 생각해왔다. 2015년에 궁금했던 건 가와이 피아노를 고른 사람들이 과연 결선에서 스타인웨이로 바꿀지 여부였다. 하지만 모두 탈락하여 어떤 피아노를 선택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게 되었다. 이번에는 결선에 가와이가 3명이나 진출. 둘째 날에는 2015년의 악장으로 바뀌었는데, 2010년에는 잉골프 분더가 연주할 때 임시로 나왔다. 1~2악장은 좋았는데 3악장에서 절정이 지나면서 약해졌다. 오케스트라 반주가 끝나갈 때 박수. 난 늦게 쳐도 사람들이 빠르게 칠 줄 알았으나 아니다. 그래도 당 타이 손의 제자라 입상은 할 것 같기도 하고. 커피를 안 마셨더니 또다시 졸리다...



18:40

06 Alexander Gadjiev (Italy/Slovenia) / 알렉산더 가지예프 (이탈리아/슬로베니아) - Kawai Shigeru EX

1994년 12월 23일 → 26세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스타인웨이로 바꿀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가와이. 고무줄처럼 음의 길이를 늘였다 줄였다 한다. 밀고 당기는 것에 굉장히 능한 것 같다. 가장 잘하는 것처럼 보이나 글쎄... 나한테 가슴으로 와 닿지 않는다. 해외 피아니스트라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묵묵하게 가지예프를 챙기고 있었다. 사실 2005년과 2010년 우승자들이 각각 1985년생이라서 2015년과 2021년 우승자들은 1994년생으로 짝지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하마마쓰 콩쿠르 1위라고 해도 그동안 말아먹은 대회 개수가 내가 아는 것만 해도 6개. 내가 이번 대회 우승자로 편들려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 나간 경우 어떻게든 재도전으로라도 단독 3위를 받아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만큼 차이코프스키 콩쿠르가 만만치 않다. 아무리 러시아 편향인 대회라고 해도 쇼팽 콩쿠르와 동급으로도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참가자들의 수준이 엄청 높다는 소리! 네링 떨어졌다고 가지예프로 갈아타기도 힘들다. 내가 아무리 외국인 편을 들어도 그렇지... 1위 없는 2위는 가능하겠지만. 단지 협주곡 2번이라 힘들다는 게 아니라 이중 국적이라는 것도 내가 편들기 힘든 이유 중 하나. 태어나서 성장한 곳과 국적이 이탈리아라고 해도 사실상 러시아-슬로베니아 혈통. 이탈리아 단독 국적으로 나와도 이미 우승해본 나라라서. 이러면 본인이 깨야 하는데... 2번 협주곡을 들어보니 바이올린 활로 바이올린을 스치듯이 켤 때 활이 바이올린에 부딪히면서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그런 소리가 나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레슨 시간에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은 오케스트레이션이 취약해서 단원들이 싫어한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쇼팽은 그쪽에 약했다. 물론 한편으로는 피아노 연주를 극대화시키는 효과도 있고. 직관하면서 쇼팽의 폴란드 시절에 소홀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동안 쇼팽 콩쿠르를 지켜보면서 결선에서만 폴란드 시절을 생각하다시피 했다. 프랑스로 가면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들을 쓰지 않았으니까. 실내악 일부와 피아노 독주곡에만 전념했다. 2010년에 느낀 게 있다면 결선에서 1번 아니면 2번이라서 쇼팽이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남기지 않은 게 유감! 그러다가 쇼팽이 남긴 몇몇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들에 위안 삼았다.



19:20 Intermission


2층에 있는 화장실에 다녀온 다음 가방에 있는 커피를 꺼내서 마셨다. 그런데 일본 피아니스트 게이고 무카와랑 닮은 사람을 또 봤다. 며칠 전에도 봤는데 마스크를 써가지고... 하지만 눈매와 체형으로 볼 때 사실상 맞는 듯.


19:50

07 Martín García García (Spain) /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 (스페인) - Fazioli F278

1996년 12월 3일 → 24세


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 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성적에 상관없이 즐기면서 연주하다 보니 어쩌다 결선에 진출한 경우? 결선에서도 파치올리 그대로 연주했는데 생각보다 소리가 좋았다.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콩쿠르 생활을 연장하게 되었는데, 2021 클리블랜드 콩쿠르 우승 특전 중 하나가 쇼팽 콩쿠르 독주 3회 및 협연 1회가 된 모양새? 히히히~ 내가 생각하는 청중상 후보!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3악장 막바지에서 소리가 약해져서 기어들어가는 것 같은 부분도 있었는데 남자라 그런지 회복하더라고. 그동안 즐거웠는데 앞으로 흥해라! 결선 둘째 날은 즐거웠다. 그동안 폴란드 관중 앞에서 우승 기념 갈라 콘서트처럼 연주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기왕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입상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2번 협주곡을 고른 이유는 노래하려고? 2악장과 3악장에서 입으로 노래하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 대회 결선에서의 게오르기스 오소킨스처럼 협연하다가 망치는 것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그러진 않았다. 스페인이 올해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처음 우승했는데 과연 쇼팽 콩쿠르에서도 최초의 입상자가 나올 것인가? 미스터치가 나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무대에 선 것 자체를 즐기는 모습. 1라운드에서 며칠 우울했던 적이 있었는데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줬다. 몇몇 청중이 기립 박수! 나도 크게 열심히 박수 쳐주고. 돌이켜보니 이번 대회에서 (비록 결선을 앞두고 떨어졌지만) 루빈스타인 콩쿠르 1위인 시몬 네링, (결선에 진출한) 하마마쓰 콩쿠르 1위인 알렉산더 가지예프, 클리블랜드 콩쿠르 1위인 마르틴 가르시아 가르시아까지 몇몇 중상위권 대회의 우승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연주가 시작될 때는 카메라가 관중석 가운데에서 앞뒤로 미끄러지듯이 이동한다. 그러면서 무대를 줌인!



20:30

08 Eva Gevorgyan (Russia/Armenia) / 에바 게보르기안 (러시아/아르메니아) - Steinway & Sons 479

2004년 4월 15일 → 17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이번에도 머리를 땋고 등장. 이번에도 마지막 참가자가 되니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무르익는다. 쇼팽 콩쿠르에서는 준결선까지 아무리 잘 해도 결선에서 삽질하면 입상하지 못하는 변수가 있다. 결선에 진출했다고 입상이 보장된 건 아니니까. 1악장 막바지에 힘이 좀 빠진 모습. 연주는 좋은데 3악장에서도 절정에서 힘이 빠져서 좀 힘든 모습을 보여줬다. 여성 참가자들의 문제가 아무래도 피아노가 남성적인 악기다 보니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치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 나는 쇼팽 콩쿠르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을 더 보는 편이랄까? 아무리 쇼팽이 여성적이라고 해도 내가 생각하는 쇼팽은 남성에 가깝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다 보니 잘 해야 4~6위권. 연주가 끝나고 박수를 치려고 하는데 지휘자가 타이밍을 살짝 늦춰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려다가 멈칫하기도 했다. 일부러 마지막 연주를 그렇게 장식하려고 한 것 같기도.



빨간 드레스를 입고 띠를 두른 미스 폴란드(?) 같은 아가씨들이 홀 내부에서 초콜릿 바구니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선사해서 나도 하나 꺼내먹었다. 폴란드 국기가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구성. 9시 30분에 끝나서 호텔로 돌아가니 10시가 되었다. 이번에도 G로 시작하는 성에 속하는 참가자들이 내 귀를 즐겁게 해줬다. 결선에서 네링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건 나한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네링이 입상하든 못하든 결선에 반드시 진출하여 내가 오페라 극장 예매 실패한 걸 두고두고 평생의 한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결국 시상식이 열리는 첫 번째 갈라 콘서트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공들였는데 허망함을 남겼다. 안타깝게도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입상하지 못하고 우승 후보로 거론되다가 끝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편들게 만들어놓고 쥐구멍을 다시 한 번 선사했다. 가지예프와의 협주곡 2번 대결이 궁금했으나 아쉽게 무산되었다. 이제 마지막 날을 향해 달려간다.

2021년 10월 18일 월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21 (18 Octo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Final Stage Day 1

Warsaw Philharmonic Concert Hall /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

Warsaw Philharmonic Orchestra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Andrzej Boreyko, conductor / 안드레이 보레이코 지휘


전날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피곤해서 7시에 깼으나 더 자고 9시 넘어서 식사! 방에서 잠시 쉬면서 <뭉쳐야 찬다> 시즌 1 동영상들을 마저 봤다. 몇몇 장면들을 건너뛰면서 설렁설렁 다 보니 마지막 회는 시상식이었는데 어차피 유튜브로 본 적이 있어서 대충 보다가 지웠다. 또 기침 기운이 있어서 약 먹고 쉬다가 2시 30분이 지나서 외출했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전에 먹었던 한식당(야헤 코레아)에서 불고기를 시켜먹었다. 폴란드 입맛이라 썩 맛있진 않은데 김치 반찬이 되게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또 먹고 싶었다. 폴란드는 내 입맛과 맞지 않아서... 기내식부터 폴란드 음식이랑 틀어졌다는... 불고기 맛은 괜찮았다. 김치 말고 다른 반찬도 좋았다. 호텔에서는 걸어서 6분이고 공연장과는 12분 거리. 37즈워티로 식당에서 비싼 축에 속한다. 한식당을 다른 데로 가자니 멀고 여기가 가장 가까워서. 테이블이 실내에 6개이고 의자는 12개. 실내에 손님이 꽉 차면 밖에 있는 테이블에서 먹어야 한다. 폴란드는 바깥에도 테이블을 차려놓은 곳들이 많다. 바깥에 테이블 없는 가게들은 별로 없다시피 한데, 알고 보니 유럽은 야외에도 테이블 차려놓은 가게가 많다고 하더라고. 여긴 배달도 하는데 장사가 꽤 잘 되는 모양. 전에 음식 나오기까지 20분 걸려서 공연장 늦을까봐 똥줄 탔다. 폴란드는 우리나라처럼 빠른 게 아니라 느긋한 나라인 것 같아서. 물을 안 주니까 방에서 먹던 음료수와 물을 싸왔다. 감기약도 먹어야 하니까. 구글 지도를 안 보고 걸어오니 3시 40분이 지나 공연장 도착. 너무 일찍 왔는데 결선 티켓 사려는 사람들이 20명 넘게 매표소 앞에서 대기했다. 바깥에 있다가 쌀쌀해서 홀로 들어왔는데 1층에서 사람들이 브라보를 외친다. 누군가 했더니 하오 라오. 어떤 폴란드 여사님은 같이 기념사진도 찍으시고. 며칠 전에도 봤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은 기모노 입고 오기도 한다. 5시 20분이 넘어서 입장했는데, 3층 홀 앞의 매장에서 한국인들을 봤다. 아시아 관객 중에는 어쩌다 중국인들이 보이고 일본인들이 대다수라 한국인들을 보는 건 되게 드문 편.





18:00

01 Kamil Pacholec (Poland) / 카밀 파홀레츠 (폴란드) - Steinway & Sons 479

1998년 11월 11일 → 22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1라운드 첫째 날에도 내가 여기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는데 막상 결선을 보니까 신기하다. 실제로 보면 날것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2020년부터 연주회를 안 다니다 보니 이런 감각이 무뎌졌다. 바이올린 수석은 그대로인 줄 알았더니 젊은 여성으로 바뀌었다. 홀에서 직접 들으니까 이전에 유튜브에서 듣던 소리와는 다르다. 피아노 연주가 딱히 특별하진 않았다. 처음이라 그런지 뻑뻑한 느낌. 오케스트라 박수가 끝나갈 때 박수. 분명히 결선 시작하기 한 시간 전에 밖에 나가서 커피를 마셨는데도 졸린 건 뭐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커피가 아니라 그냥 초콜릿 맛이 나는 음료수였네... 난 며칠 전에 그걸 커피로 착각하고 편의점에서 샀던 거고.



18:40

02 Hao Rao (China) / 하오 라오 (중국) - Steinway & Sons 479

2004년 2월 4일 → 17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지난번에 여성 진행자가 소개할 때 하오 자오로 들렸는데 남자가 소개해도 마찬가지. 중국식으로는 Zhao, 폴란드식으로는 Rzao? 꼭 스펠링이 이럴 것 같은... 히히히~ 대충 폴란드어에 대한 느낌이 있거든. 다른 외국어도 마찬가지. 어떤 분이 나한테 언어 감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흐흐흐~ 가장 먼저 연주한 폴란드보단 표현에 있어서 더 낫게 들리지만 베이징 청소년 쇼팽 콩쿠르 5위면 글쎄... 입상이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나이가 어려서 잘 해야 4~6위. 이번에도 벨소리가 난다. 3악장에서는 중간에 못 치고 넘어간 부분도 들린다. 박수를 친 타이밍은 3악장 피아노 파트의 마지막 음과 오케스트라 파트의 마지막 음 사이.



19:20 Intermission


화장실 갔더니 줄이 길다. 8칸뿐이라 늦게 서면 곤란하다.


19:50

03 Kyohei Sorita (Japan) / 교헤이 소리타 (일본) - Steinway & Sons 479

1994년 9월 1일 → 27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결선을 보는 내내 신기하다. 내가 여기에 앉아서 보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앞서 연주한 두 명에 비해 소리의 균형 면에서 좋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차분하고 안정된 연주. 피아노 파트가 끝나자마자 박수를 터뜨리는 건 일본인들인지? 일본인 관객들 보면 자국 참가자의 연주가 끝나고 기립 박수도 잘 치던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몇몇 일본인들이 자기네 참가자가 되게 잘한 것처럼 빨리 박수치도록 유도한 것 같다.



20:30

04 Leonora Armellini (Italy) / 레오노라 아르멜리니 (이탈리아) - Fazioli F278

1992년 6월 25일 → 29세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I. Allegro maestoso

II. Romance. Larghetto

III. Rondo. Vivace


파이널리스트 중에서 가장 앞선 번호인데, 21세기 우승자들의 공식이지만 재수생에 나이도 20대 후반이고 이미 우승해본 나라 중 하나인 이탈리아. 폴리니 옹이 우승하신지 61년 묵었다. 계속 스타인웨이였다가 파치올리 등장! 실제로 9시 넘어서 시작했다. 네 번째 참가자가 나오니 오케스트라 반주가 무르익었다. 3악장은 내가 집중해서 보는 절정이 있는데 호흡이 굉장히 길다. 내가 호흡이 뭘 그리도 긴지 아는 게 많으신 분한테 얘기하니 쇼팽은 젊음이라서! 이 클라이맥스로 들어가기 전에 팔이 어떤지 유심히 관찰해봤다. 그러고 나서 팔에 힘이 들어갔다는 걸 감지했는데 그 느낌이 맞았다. 피아니시모던데... 그것도 조금씩 커지는 다이내믹조차 아니었다. 2010년 결선에서 3악장 연주할 때 힘 빠져서 소리가 기어들어간 율리아나가 떠올랐다. 예선에서는 맨 처음 나와서 점점 순위가 밀리다가 탈락할 줄 알았다. 하지만 연주 여행을 많이 다닌 내공이 있어서인지 1라운드부터 무대를 즐기면서 피아노를 잘 요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건 내가 5년 전에 2010년 대회 참가자들을 공부해봐서 아는 기분 탓도 있다. 히히히! 2010년에는 가와이로 연주했고 3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이번에는 재도전하여 결선까지 올라왔다. 3악장 절정까지는 잘 하고 있었는데... 이후가 좀 아쉽다. 파치올리 피아노의 음색도 그렇고. 박수는 오케스트라 반주가 끝나갈 때 터졌다. 연주가 끝나고 나서 무대에 한 번 더 나와서 인사. 직관하면서도 2010년 대회에 더 애착이 가는데 당시의 참가자들을 여기에서 만난 게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이번에도 가슴으로 2010년의 무대를 바라볼 줄 알았는데 중간에 잠시 생각났을 뿐 2021년의 무대에 집중했다.



첫째 날은 1번 협주곡의 밤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가랑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어서 겉옷에 있는 모자를 쓰고 왔다. 9시 40분에 끝나서 호텔로 돌아오니 10시. 동생한테 며칠 전에 먹은 김치찌개가 생각보다 맛없었고 그쪽 입맛에 맞춘 것 같다고 얘기하니, 우리나라는 조미료 써서 그럴 거라면서 미원이나 다시다 넣으면 웬만하면 우리나라 입맛이 된다고 하더라고. 결선이 열리기 전까지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시몬 네링에 대한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쇼팽 콩쿠르에 다시 나온 게 자의 반 타의 반인 것 같다. <피아노의 숲> 만화책을 보면 폴란드가 자국 우승자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 줄 아느냐는 대사가 있다. 그 대목을 보면서 전 세계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이 가장 간절한 나라는 일본 아닌가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공감되기도. 네링이 어린 시절부터 콩쿠르 여기저기 나가면서 늘 잘 되었던 것도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다른 때보다도 상실감이 클 것 같다. 네링이 과거의 몇몇 대회들에서 우승까지 닿지 못했던 재수생들의 한을 풀어줬으면 했다. 다신 나오기 힘들 재수생 최초 우승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볼지도 모른다는 꿈에 부풀어 바르샤바로 날아왔는데... 이렇게 쇼팽 콩쿠르에서 재수생의 우승이 허락되지 않았다. 네링이 말아먹은 대회의 개수도 11개로 워낙 많았고. 그게 자꾸 걸리더니만 결국 이렇게 되었다. 보통 큰 대회, 특히 3대 콩쿠르 우승자들은 말아먹은 대회 개수의 상한선이 3개. 네링의 좌절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입상 경력이 뛰어난 참가자들이 몇 안 되는 걸 틈타(?) 네링을 앞세워 우승하려고 했던 폴란드의 눈물을 느꼈다. 네링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결선을 쭉 지켜보면서 차차 걷어냈다.

Google Drive / 2026. 09. Jean Sibelius Violin Competition Winners 2

제5회 1985 공동 1위 Leonidas Kavakos (Greece) /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그리스) 01 Leonidas Kavakos - Brahms Violin Concerto, Hungarian Dances & Bartok Rh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