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이트에서 인기 순위에 있길래 받아서 구경해본 동영상. 난 크게 웃기지 않은데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서 애쓰는 건지 피아니스트의 노력이 되게 가상하다. 원래 개그맨 끼가 있는 건지도. 이런 코미디에 내가 익숙하질 않다니... 옛날에 빅터 보기 동영상을 재밌게 봐놓고선. 주형기는 1973년 영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영국 피아니스트, 작곡가, 코미디언, 코미디 뮤지컬 듀오 Igudesman & Joo 멤버이다.
빅 나이트메어 뮤직 코미디 쇼
Aleksey Igudesman, violin / 알렉세이 이구데스만, 바이올린
Hyung-ki Joo, piano / 주형기, 피아노
Bergen Philharmonic Orchestra / 베르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Andrew Litton, conductor / 앤드류 리튼 지휘
Grieghallen in Bergen / 베르겐 그리그 홀
Program
Mozart/Norman/Aleksey Igudesman: From Mozart with Love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을 연주하는데 007 음악이 나오기도 한다. 서로 뭘 연주할지 모차르트랑 제임스 본드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설정.
Mozart/Aleksey Igudesman/Hyung-ki Joo: Alla molto turca
터키 행진곡을 들어보니 단지 조바꿈인 줄 알았더니 아예 다른 장르처럼 둔갑시키기도 한다. 오케스트라 뒤에는 드럼과 일렉트릭 기타도 있다. 이 공연 아이디어 짜기 되게 힘들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Rachmaninov/Eric Carmen/Hyung-ki Joo: Rachmaninov by Himself
에릭 카르멘의 노래 <All by Myself>는 실제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악장 오프닝을 따왔다. 옛날에 개콘에서 이 노래는 오빠 만세로 나왔다는... 지금은 코로나19의 여파도 있고 유튜브의 영향도 있어서 개콘이 결국 폐지되었다. 유튜브에서 개콘 코너를 하나 다운받았는데 <장난하냐>를 어쩌다 본다. 히히히~
Aleksey Igudesman: Tango Russo
이구데스만의 자작곡은 평소에 들어본 곡인 것처럼 익숙하게 시작한다. 러시아 풍 탱고? 집시 음악처럼 들리기도 하고 흥겨우면서도 뭔가 애잔하다. 난 이런 음악에 끌린다니까?! 푸히히히~
Johann Strauss II/Adolf Schulz-Evler/Aleksey Igudesman: A Very Blue Danube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에서는 주형기가 파란 옷으로 갈아입고 등장했다. 무대에서 춤추기도 한다. 아돌프 슐즈-에블러의 편곡을 일부 들려주기도 하고. 주형기가 피아노를 치는데 이구데스만이 라 쿠카라차를 연주하다가도 다시 도나우 강으로 돌아온다. 그러다가 단원들이 술을 들고 무대는 춤판이 벌어진다. 완전 라틴 음악으로 돌변한다.
Aleksey Igudesman: Uruguay
앞서 연주한 곡이 라틴 풍의 음악에 대한 암시였을까? 우루과이 음악 하면 <라 쿰파르시타> 말고 아는 게 없다. 제목이 우루과이인데 이것도 이구데스만의 자작곡. 이루데스만이 중간에 노래도 부른다. 바이올린은 다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으로 돌아온다. 음악들이 돌고 돌게 만들었나? 타악기 반주에 맞춰 이구데스만이 춤도 춘다. 오잉? 비보이에 버금가는 수준? 음악이 끝난 줄 알았더니 이젠 지휘자가 피아노를 치고 주형기가 지휘를 하고 무대 앞에서 타악기를 연주한 사람은 단원과 춤춘다. 앤드류 리튼은 클래식 지휘자인데 이런 면모가 있었다니?! 재즈 피아니스트 같은 끼를 발산했다. 앗! 그런데 연주가 끝나고 어딘가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Aleksey Igudesman/Hyung-ki Joo: Ring in the Classics
이번에도 다음 곡의 분위기에 대한 암시였다. 벨소리를 몇 가지 버전으로 들려준다.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선율도 나오고 라벨의 볼레로도 나온다. 그러다가 다시 주제 선율로 돌아온다.
Bill Conti/Antonio Vivaldi/J.S. Bach/Aleksey Igudesman: Gonna Fly Now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 오프닝이 잠깐 나오다가 영화 록키의 테마로 넘어간다. 주형기는 바흐 가발을 쓰고 나와서 권투 동작을 취한다. 이구데스만은 비발디의 빨간 머리 가발. 그러다가 이소룡으로 넘어가는 것 같은? 온갖 장르의 음악들을 섭렵해야 이런 크로스오버가 나온다.
Hyung-ki Joo: Chandeliers
주형기란 사람은 참 괴짜다. 샹들리에는 진중하게 시작하는데... 하프 선율도 나온다. 계속 진중하게 흘러가다가 끝날 것 같았으나 그럼 그렇지 이구데스만이 등장하면서 코믹하게 전환!
Traditional/Aleksey Igudesman & Hyung-ki Joo: Practice Time
주형기가 앞치마를 두르고 무대를 빗자루로 청소한다. 이구데스만은 빗자루를 줄넘기처럼 넘는다. 그러다가 둘이 같은 춤을 나란히 춘다. 단원들이 조금씩 나오면서 마찬가지로 탭 댄스를 춘다.
Rachmaninov: Rachmainov Had Big Hands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모스크바의 종>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특수 제작된 막대기를 들고 와서 둘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연주를 이어간다. 그 막대기로 음들을 짚는데 실제로 한 번에 닿을 수 없다. 그걸 한 번에 닿는 기적으로 연출! ㅋㅋㅋ 노력이 눈물겹다. 한국어로 산토끼 노래를 부르면서 퇴장. 이어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3악장. 피아노를 연주해야 하니 얼른 무대로 돌아온다.
Rachmaninov/Freddie Perren/Dino Fekaris/Gloria Gaynor/Aleksey Igudesman & Hyung-ki Joo: I Will Survive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할 것 같다가 익숙한 디스코 음악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난 괜찮아>라는 노래로 나왔다. 알고 보면 꽤 오래된 외국 노래. 으잉? 무슨 도구로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처음에는 약음기를 단 건 줄 알았다. 그러다가 이구데스만이 피아노 현을 실로폰처럼 친다.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 나오는 <I Will Wait for You> 선율도 나온다. 프랑스의 샹송 고엽도 나오고... 참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코미디 쇼를 보고 나서 배운 게 많았고 다른 장르의 곡들이 뭔지 아는 대로 모조리 끄집어내게 만들었다.
http://www.intoclassics.net/load/2-1-0-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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