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내 사진
I'm piano bachelor, piano music lover, CD collector and classical music information's translator. Also KakaoTalk character Tube mania!Naver Blog: http://blog.naver.com/neige1984Youtube Channel: https://www.youtube.com/channel/UCDPYLTc4mK7dOXYTQEOiPew?view_as=subscriber

2021년 10월 3일 일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4 (1 October 2021)


Chopin Museum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 김광균 <추일 서정>


조식 먹고 9시 넘어서 쇼팽 박물관으로 드디어 출발! 안개 낀 쌀쌀한 날씨였다. 길거리에 있는 낙엽이 정겨운 이유는 뭘까? 계속 걷다 보니 낙엽이 자꾸 보였다. 이번에는 샤오미, 충전기 코드까지 다 챙겼다. 18분이면 가는 걸 또 길치라 헤맸다. 하루 쉬고 똥개 훈련 도로 시작! 도착하니 10시 30분. 알고 보니 입장 시간은 어차피 11시부터였다. 주변에는 쇼팽 협회 건물과 쇼팽 음대도 있었다. 쇼팽을 연습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혹시 이번 대회 참가자들? 벨을 누르면 쇼팽의 음악이 나오는 벤치를 발견했는데 눌러보니 발라드 4번이 나왔다. 폴란드에는 이런 벤치들이 주요한 장소들에 있다고 했다.


일요일에는 무료인데 그날은 성당을 가야 하므로 평일에 갔더니 입장료가 23즈워티. 쇼팽 박물관에서는 양손에 파란 특수 비닐장갑을 끼고 관람해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쇼팽이 그린 악보의 연필 자국이 지워질까봐 그런 것 같다. 쇼팽이 좋아했던 플레이엘 피아노도 보였는데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건반을 덮어서 누르지 못하게 막았다. 쇼팽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쇼팽의 데드 마스크와 머리카락도 봤다. 12시 되기 전에 나왔다. 어떤 아가씨가 웨딩 화보를 찍어서 할 수 없이 계단을 내려가지 못하고 벤치에서 잠시 쉬었다. 커다란 개 3마리가 주인과 함께 지나가는데 무서웠다.


기자회견에서 어떤 성이 먼저 연주할 건지 추첨했는데 M 나왔다는 정보가 구글 메일로도 왔다. 지난 대회에서는 B가 먼저 했는데 C로 시작하는 조성진이 우승. 이번 대회 우승 후보는 N으로 시작. 2005년에는 참가번호 5번, 2010년에는 3번, 2015년에는 10번이 우승했다. 결선에서 가장 앞선 번호이면서 10번 이내에서 우승자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10번 이내인 사람 중 우승 후보가 없다. 내가 노력해서 또는 우연히 알아낸 것들이 이번에는 별로 소용없다. 우승 후보인 폴란드 참가자가 첫째 날부터 연주할 것 같은데 지난 대회 1라운드에서 심사위원들이 생각하는 우승자가 첫째 날에 정해졌다. 조성진이 1라운드에서 8번째로 연주. 이미 거기서 정해지고 나머지는 다 밑이었다. 2005년과 2010년에는 연주 순서가 뒤죽박죽이었다. 조성진한테 결선에서 10점 만점에 1점 줬던 프랑스 심사위원 필리프 앙트르몽은 1라운드에서 조성진한테 투표한 것 딱 하나 도와줬다. 이후 계속 투표하지 않았는데 우승은 못 막았어도 협주곡 특별상을 저지했다. 내가 볼 때 1라운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 투표에 점수가 1위인 사람이 우승할 것 같다. 2010년 우승자는 1라운드에서 점수는 2위인데 만장일치 투표라 전체 1위로 통과. 조성진은 점수까지 1위로 깨끗하게 통과. 일본 만화책에서는 주인공한테 1라운드에서 투표하지 않는 심사위원도 나오는데 실제로는 안 그럴 것 같다.

















Warsaw Royal Palace

쇼팽 박물관을 검색하다가 바르샤바 왕궁까지 걸어서 20분 걸린다는 정보를 보고 나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마침 15시 30분에 열려고 했다. 여기에도 단체로 관람하러 온 학생들이 보였다. 설명해주는 사람들도 보였고. Normal Ticket 구입했는데 결제할 때 즈워티인지 달러인지 물어봐서 현지 화폐로 계산했다. 쇼팽 콩쿠르 티켓 예매할 때도 그랬는데 이럴 땐 현지 돈으로 해야 수수료가 덜 나간다고 들었다. 바르샤바도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있다. 지나가면서 고풍스런 건물들을 구경했다. 왕궁 외관만 구경하고 갈까 망설였는데 그래도 기왕 왔으니 내부를 둘러봤다.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서 내가 길을 잘못 튼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손목시계 제스처를 취하면서 시간을 물어봐서 휴대폰을 보여줬다.















하루 동안 두 군데를 관람했는데 크게 볼 것이 없었다. 내가 폴란드의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없고 잘 몰라서 그런 걸 수도 있다. 사실 폴란드로 오기 전에 언어는커녕 문화도 별로 익히지 않았다. 언어를 배우기 전에 문화를 먼저 배우는 거라고 들었거든. 4시가 넘어가서 와지엔키 공원은 내일로 미뤘다. 거기까지 가려면 40분을 걸어야 하고 날이 저물 때 말고 맑을 때 보고 싶었으니까. 올 때는 일부러 공연장을 거쳐서 왔다. 지리를 한 번 더 익혀야 하니까. 폴란드는 정말 관광 쪽으로는 볼거리가 별로 없는 나라가 맞나보다. 두 번 다 크게 볼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예상은 했다. (그래도 내가 아는 것에 한해 말하자면 쇼팽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쇼팽 박물관을 가보는 게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으로 들어가 보지도 않으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서 결국 돈 내고 봤다.


집으로 돌아와서 시몬 네링의 연주 순서를 확인해보니 5번째이고 에튀드는 예상대로 1번과 10번을 연주한다. 순서를 착각해서 가족들한테 6번째라고 말했다.

2021년 10월 2일 토요일

Snowman's Warsaw Diary Day 3 (30 September 2021)


XVIII Chopin Competition Press Conference

I didn't check! / Thank you very much!


아침 8시에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는데 전날 먹은 메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직원이 자리를 잠시 비우는 바람에 일단 음식을 먼저 접시에 덜었다. 식탁으로 다 가져간 다음 직원에게 다가가서 체크하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카드와 번호를 보여주니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에는 폴란드 참가자 알렉산드라 호르텐샤 동베크와 닮은 사람을 봤다. 이 호텔에 대회 참가자들이 많이 묵는다는 정보가 있더라고. 그래서 아침에 사람들이 사진 찍자고 요청하기도 한다고. 아침에 과식해서 점심은 건너뛰었다. 접시가 도자기라서 약간 무거웠다. 폴란드는 도자기의 나라이기도 하다. 사과와 배도 집었다. 전날 고구마 같이 생긴 작은 걸 하나 집었는데 무였다. 서양의 배는 어떻게 생겼는지 옛날에 색칠공부 이미지로 익혔다. 초록색이었는데 막상 입가심용으로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있지 않았다. 사과와 귤은 먹을 만했다. 사과주스는 기내에서 먹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싱거운 맛 그대로였다. 크루아상을 먹어봤는데 벨기에산 슐스타드 미니빵인 것 같았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먹어본 적은 없지만 나중에 에어프라이어에 구워서 먹어보고 싶다. 여름에는 냉동생지가 녹아서 오는 수가 있어서 겨울이 되면 주문하려고 했다.


지리 익힐 겸 또 낮에 외출하고 싶었으나 다리가 아파서 강제 휴식. 이렇게 된 김에 밀린 일기를 썼다. 자세하게 정리하지는 못한다. 가방을 정리해보니 집에서 충분히 충전한 샤오미 배터리가 계속 있었는데 어차피 연결선이 없었으므로 전날 소용없을 거였다. 연결선이라도 있으면 백화점 같은 데에서 코드 꽂아서 충전하는 거라도 가능했을 거였다. 실제로 자라 홈 백화점에서 코드가 있는 곳을 찾아서 폰 충전하는 사람들을 봤다. 쉬는 김에 빨래 때문에 세탁실(laundry room) 있냐고 질문했는데 론드리 룸이라고 하면 모르고 런드리 룸이라고 해야 안다. 아침 9시 이전에 말하면 당일에 하고 9시 이후에는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고 했다. 어차피 당장 급한 건 아니라서 나중에 요청하겠다고 했다. 빨래 세제 하나 사서 빨아야 하나? 갈라 콘서트 첫째 날은 오페라 극장에서 하는데 걸어서 28분이라 갈 때는 몰라도 올 때는 깜깜해져서 택시 타고 와야 하니 우버 앱을 깔았다. 호텔에서 체크아웃할 때도 공항 가려면 택시 타야 하니까.


노트북에는 한국 시간으로 나오는데, 카카오톡 깔린 걸 실행해서 가족들과 대화했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쇼팽 콩쿠르에 대해서 가장 정보가 많을 거란 자랑질도 좀 했다. 히히히! 우승자는 러시아, 폴란드, 우승해보지 못한 나라 중에서 나왔는데 러시아는 결선 단골이고 이번에 폴란드 재수생이 우승할 것 같다고 했다. 우승을 또 할 수 있는 나라는 현재까지 러시아와 폴란드가 유이하다. 폴란드와 역사적으로 사이가 나쁜 러시아는 실력 또는 유태계 밀어주기로 가장 많이 우승했는데 아시아에서 폴란드와 최초로 수교한 일본은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중. 섬나라 중에서는 우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대회에서 우리나라 응원하지 않고 폴란드를 응원했다는 얘기도 하고. 시몬 네링 응원하다가 입상하지 못하는 바람에 엄청 무안해져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는 말까진 하지 않았다. 당시에 외국 분한테 시몬 네링이 우승할 것 같다고 설레발 쳤던 것도 한동안 잊고 있었다. 다른 분은 몰라도 그분한테 말했는지 생각나지도 않고. 그런데 그분이 그 말을 기억하시고 나한테 음반을 하나 선물해주셨다.


마침 폴란드 시간으로 오후 1시에 쇼팽 콩쿠르 기자 회견이 있어서 유튜브로 봤다. 가족들과 대화하느라 영어로 대강 듣다시피 했다. 우연히 화면을 보니 제비뽑기를 한 것 같은데 M으로 시작하는 성이 먼저 연주하나보다. 저녁 먹는 것도 게을러서 7시가 넘어 외출했다. 편의점에서 방울토마토와 함께 물, 제로콜라, 과자가 들은 요플레를 샀다. 구글 번역기에서 물을 폴란드어로 뭐라고 하는지 먼저 익혔다. 보다(Woda)? 이렇게 계산대에서 병을 가리키면서 물이 맞는지 물어봤다. 숙소에 구비된 유리컵으로 물을 몇 번 마셨는데 불편해서 방울토마토 먹은 컵을 씻어서 사용했다. 여기 편의점에 있는 음료수들은 냉장고에 들어있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제로콜라도 우리나라랑 맛이 다르다. 폴란드에서 나오는 물로 만들어서 그런 건지? 우리나라 같은 방바닥이 아니라서 되도록 흘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먹었다. 제로콜라는 큰 걸 사서 그런지 미니바에 안 들어갔다. 내가 미니바에 있는 음료수를 더 이상 마시지 않아서 자리가 별로 없는 것도 있고. 폴란드에는 자브카(Żabka)라는 편의점 체인이 있다.



밀린 일기 쓰는데 하루가 다 지나갔다. 기자회견 다시 봐야 하는데 씻고 자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감기약 먹어서 그런지 졸려서 이만! 새벽 1시가 지나 창밖을 보니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 보였다.



다음 날 저녁 먹고 기자회견을 간략하게 정리. 87명의 피아니스트가 참가한다.



심사위원은 원래 18명이었는데,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절친 넬손 프레이레가 아프다고 본인도 세트로 빠졌다. 그러면서 1965년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우승할 당시 준우승했던 브라질의 아르투르 모레이라 리마가 2명의 대타로 들어갔다.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영광의 자리에 입성! 난 개인적으로 마르타 할머니가 이번 대회 참가자들을 어떻게 심사했을지 나중에 공개될 채점표가 궁금했는데...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오프닝 콘서트도 취소했다. 그러면서 슈만 피아노 퀸텟은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바흐 4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은 필리프 주시아노가 대체. 이 할머니는 옛날부터 툭하면 공연 취소하기로 유명했다. 이번에도 또 그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 되었다.



쇼팽 콩쿠르 전체 일정 소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상황 설명.



이번 대회에서 먼저 연주할 성은 M 당첨!



중국 참가자 슈앤이 마오가 가장 먼저 연주한다.



A~L은 M~Z 뒤로 가게 된다.

Snowman's Warsaw Diary Day 2 (29 September 2021)


First Morning in Warsaw

생각보다 얼른 시차 적응에 성공했다. 새벽 6시에 알람 맞춰놓고 깼다. 식당에 가면 한 손이라도 비닐장갑을 끼고 음식을 집어야 하고 카드만 들고 가면 안 되며 몇 호실인지 적힌 종이까지 보여줘야 한다. 다행히 종이를 챙겼다. 조식은 뷔페인데 치즈 종류가 유독 눈에 띄었다. 두부처럼 생긴 것도 알고 보면 치즈. 빵 종류는 별로 안 집었다. 외출할 거라 많이 먹지 않았다. 노란색은 오렌지 주스, 주황색은 그레이프푸르트 넥타. 소시지, 양상추, 토마토, 햄, 후식으로 먹을 과일과 요플레 정도. 생선과 참치도 먹었다. 일식이 몇 가지 있었다. 감기약 때문에 물까지 떴다. 환절기가 되면 목이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바르샤바 감기가 독하다고 들어서 보름치를 지었다. 공연장 가서 계속 조용히 앉아있어야 하는데 기침하면 곤란하니까. 식당에서 폴란드 참가자 알렉산드라 시비구트와 닮은 사람을 봤다.



구글 지도를 켜고 시내를 갔다. 슬리퍼를 두 켤레 사야 하니까. 가장 먼저 간 곳은 TK Maxx 매장. 일본인 관광객들도 보였다. 신발 종류가 다양하게 있었다. 여기에서 슬리퍼를 사면 되는 건데 괜히 다른 백화점도 간 게 고생의 시작이었다. 나가면서 크리스마스 장식과 핼로윈 장식을 봤다. 알고 보면 무거운 것들. 구급차가 도로를 지나가는데 자가용 3대가 옆에 남은 차선으로 나란히 비켜줬다. 바르샤바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하루에 3번 넘게 들린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성당 앞에 있는 분수대를 봤다. 멀리까지 물이 튄다. 전차도 지나가고 버스도 지나간다. 정거장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고 있는데 어떤 거지가 즈워티 있냐고 물어봐서 없다고 했다. 지하도를 내려갔다가 나오는데 코로나19 검사하는 텐트가 보였다.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매장 안에서는 80~90%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버스 탈 때는 필수! 그래도 안 쓴 사람들이 조금은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해보니 우리나라처럼 유행에 민감한 것 같진 않고 패션이 제각각 개성 있었다. 점심은 벤치에서 잠시 마스크 벗고 먹었는데 편의점에서 산 프린스 폴로 과자 2개와 라임맛 콜라로 때웠다. 다행히 아주 배고프지도 않았고 화장실이 급해지면 곤란하니 많이 먹지 않았다. 어떤 동남아 여성으로 보이는 애 엄마도 지나갔는데 나한테 말을 걸었으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고 도와달라고 했으나 돈이 없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폴란드인 말고 외국인 보는 게 쉽지 않았다. 담배 피는 남자보다 여자를 더 많이 봤던 하루. 호텔에 적혀 있는 문구를 보니 방에서 일반담배 또는 전자담배를 흡입하면 벌금이 450즈워티.



가면서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의 위치를 파악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어디가 입구인지 모르겠다. 건물 뒤에는 쇼팽 콩쿠르를 중계하는 방송국 차가 보였다. 연주 일정을 적은 커다란 액자 하나가 보였다. 길치라서 헤맸는데 첼시 아울렛 같은 거리도 지나가보고 노보텔, 그로마다 호텔, TVP 방송국, 삼성, LG, 화웨이 건물, 쇼팽 음대 등 여기저기 구경했다. 노보텔 주변을 한참 헤맸다. Zara Home 백화점을 가보니 크록스 신발을 파는 곳이 있었다. 하지만 사지 않았고 처음에 갔던 매장으로 향했다. 슬리퍼 사려고 가격표를 보는데 Made in China. 신발이 맞는지 신어보는데 양말에 구멍이 나 있었다. 유로화로 표시된 상품들도 있었다. 줄이 길었는데 신용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서 120즈워티를 내고 거스름돈을 받았다. 핀 번호에서 막혔다. 여기에서 118.99즈워티를 현금으로 사용했다. 길거리에서 사먹으려고 아껴둔 거였는데 정작 길거리 음식은 구경하지도 못했다.


배터리는 점점 떨어지고 있었고 샤오미를 가져오지 않아서 충전할 길이 없었다. 구글 지도는 3분, 5분 남았다는데 길치라 헤매고... 조금만 방향이 틀어지면 소요시간이 늘어나기도 한다. 주변에 호텔 가는 길을 물어봐도 모른다는 말만 돌아왔다. 지나가다가 어떤 차량에 딱지 끊는 경찰이 두 명 보였는데 그때 물어볼 걸 그랬나보다. 마침 택시에서 내리는 손님이 있어서 타려고 했으나 일 끝났다면서 기사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거부했다. 그때가 6시 40분 조금 넘은 시각. 지나가는 택시 대부분이 손님을 태우고 있었다. 호텔 주변을 맴돌다가 배터리가 8%일 때 겨우 길을 찾아서 호텔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와서 낮에 샀던 또 다른 음료수를 통째로 다 마셨다. 저녁 7시 되기 전에 가까스로 도착했는데 약을 먹어야 하므로 가까운 편의점으로 갔다. 일식 김밥을 샀는데 맛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롤을 먹는데 맛이 이게 뭔가 싶었다. 뭣 크게 맛이 없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물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봤는데 주인이 영어를 몰라서 마침 가게에 있던 손님이 통역해줬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여기저기 걸어서 똥개 훈련하느라 엄청 피곤했다. 호텔에 카지노가 붙어있는데 그 간판을 보고도 두 번인가 헤매고 있었던 것. 창문을 보니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길거리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치안이 정말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너무 늦게 다니면 그래도 곤란하다. 대회가 시작되면 밤 10시 넘어서 걸어와야 되는 수가 있다. 어딜 가든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배웠던 하루이기도 했다. 내 맘은 쉬라고 그러는데 내 발은 나를 자꾸 움직이게 만들었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슬리퍼는 거실 겸 침실용, 욕실용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눴다. 별로 쉬지 않고 계속 걸었더니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마침 혹시 옷에서 단추가 뜯어지는 경우가 생기면 실로 꼬매려고 반짇고리를 가져오긴 했다. 2009년 자취하던 시절에 마트에서 산 건데 아직도 필요할 때 쓰고 있다. 상비약(소화제, 지사제, 진통제)에 밴드도 구비해왔다. 막상 유럽으로 와보니 서울 같은 큰 도시로 온 기분이었다. 마치 다른 동네 놀러간 느낌. 가을이라 약간 쌀쌀했다. 폴란드어 읽는 원리를 조금은 아는데 뜻은 당연히 모른다. 유럽의 언어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해서 간판에서 스펠링 보고 느낌으로 이런 뜻이겠다 싶을 때도 있었다. 영어 간판도 더러 눈에 띄었다. 시내 곳곳에는 환전소(Kantor)가 드문드문 보였다. 폴란드에 가면 사려고 했던 물건 중 하나는 지아야(Ziaja) 크림. 하지만 비싼 것만 보였고 나중에 더 보기로 했다. 평소에 하찮게 보였던 낙엽이 여기에서는 사랑스러워 보였다. 아마 낙엽 쓸기 귀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듯.



폴란드로 떠나기 전에 시간이 되면 크라쿠프도 가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고 코로나19에 묶여서 계획을 하나 접었다.

Snowman's Warsaw Diary Day 1 (28 September 2021)



From Incheon to Warsaw

드디어 바르샤바 직항편 비행기로 가는 날이 다가왔다. 지하철로 3시간 걸려서 가려다가 고민 끝에 택시 타고 1시간 30분 만에 갔다. 떠나기 전에 부모님이 배웅해줬다. 새벽 5시에 출발하여 6시 30분 1고속터미널 도착. 7시에 환전소에 갔는데 전날 현금 내고 50유로 바꾼 걸 즈워티로 바꾸자니 반은 깨지게 생겨서 오히려 손해였고 차라리 현지로 가서 환전하라고 했다. 우리나라 돈이 1도 없었고 안전하게 체크카드는 두고 오고 신용카드를 가져왔다. 폴란드는 카드 결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 해서 조금만 가져가기로 했다. 해외로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 외국 분이 그동안 해외로 가지 않았던 이유를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학원에서 일하느라 여의치 않았다고 대답했다. 2018년에 레슨을 그만 두고 나서 제주도행 비행기 한 번 타본 게 전부였다. 2019년에 쇼팽 콩쿠르 티켓팅 성공하고 나서 2020년에 여권을 만들었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 결국 2021년으로 연기되었다. 해외로 나가기 위해서 화이자 2차 접종까지 가까스로 완료! 딱 2주일 된 시점인 9월 28일에 출국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한산했다. 폴란드행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 중에는 단체여행객도 있고 강아지 데리고 온 외국인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눈치. 로밍센터가 여기저기 있었는데 114로 전화해서 해외 데이터 차단해달라고 하면서 날짜를 정해서 일시 정지도 했다. 가방이 24인치라서 수하물로 맡겼는데 안내 방송이 나와서 벨을 누르고 들어갔다. 샤오미 충전기가 있어서 빼라고 했다. 폰 보면서 딴 짓 하다가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 9시 50분에 서둘러서 선착장으로 갔다. 비행기는 10시 55분에 출발했는데 점점 고지대로 가면서 귀가 몽몽해졌다.


동생이 준 여행 책자에서 폴란드에 대한 것들을 발췌해서 읽었는데, 옛날에 바르와 샤바라고 하는 어부 부부가 인어를 낚은 후 이곳에 정착했다는 전설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의 공격으로 바르샤바의 80%가 파괴되어서 대부분 재건립되었다. 쇼팽의 나라이면서 다른 유명한 인물로는 라듐과 폴로늄을 발견했던 화학자로 노벨상 2회 수상자인 퀴리 부인, 지동설을 갈릴레이보다 먼저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가 있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그 어떤 기념품도 쇼팽을 능가할 수 없다고 했다. 시내 환전소 주변에는 싸게 흥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폴란드에서 오래 산 외국인들도 속인다고 했다. 관광지를 경유하는 버스와 야간 기차에는 도둑이 많고. 2019년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폴란드도 소매치기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폴란드로 가기 전에 떠올랐던 곡이 하나 있다면 헝가리 작곡가 리게티의 에튀드 중 하나인 <바르샤뱌의 가을>이라 며칠 전에 유튜브로 찾아서 들어봤다.



노트북을 가방째 넣어서 자리 차지한 것 때문에 패딩 넣을 자리는 없었다. 그래서 날씨가 선선한데도 할 수 없이 패딩을 입었다. 비행기로 들어가서는 짐칸에다가 넣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 가운데가 비었다. 내가 배정된 좌석은 복도 쪽. 창문 쪽에 앉은 사람은 영어가 유창했다. 해외여행을 몇 번 다닌 사람 같았다. 나를 몇 번 도와줬다. 폰은 비행기 모드로 바꿨다. 창문으로 보이는 인천 풍경을 찍었는데 건너편에 앉은 사람과 찍고 싶은 타이밍이 일치했다.



나는 일반석이었는데 좋은 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는 주스를 제공해줬다. 11시 45분에 기내식을 제공했는데 점심은 비프와 치킨 중 고르는 것이었다. 나는 치킨을 선택했고 (아침을 먹지 않았으므로) 맹물로 달라고 했다. 먼저 쿠킹호일에 있는 걸 먹고 두 번째로 샐러드, 세 번째로 빵을 먹었고 가장 나중에 녹차 케이크를 먹었다. 점심은 배고픈데도 맛있지 않아서 빨리 넘어가지 않았다. 나름대로 폴란드와 가까워지려고 했으나 음식에서 틀어졌다.


기내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 보고 싶지 않아서 게임을 하려고 했으나 리모컨이 말을 듣지 않았다. 화면으로 경로를 살펴보니 몽골 울란바토르를 거쳐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와 모스크바, 핀란드 헬싱키 근처를 거쳐서 폴란드로 향하는 것이었다.



모스크바를 지나갈 때는 러시아가 참 넓구나 이런 생각. 이번에도 사진 찍고 싶은 타이밍이 일치했는데 창가에 앉은 사람이 찍을 수 있게 배려해줬다. 러시아를 지나가는 것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나서 피곤했으므로 잠깐씩 졸았다.



7시 30분에는 저녁 기내식. 선택사항 없이 공통이었다. 납작한 면에 미니당근 2개, 브로콜리 2개, 미트볼. 빵은 점심과 같았다. 후식으로는 초코 케이크를 먹었다. 저녁에는 사과주스로 달라고 했는데 싱거웠다. 펩시콜라도 보였는데 레드나 화이트 와인, 맥주도 있었다. 저녁은 배고파서 빨리 먹었다. 맛도 점심보다 나았고.



폴란드라는 이름의 유래는 평지의 백성이라고 만화책에서 봤다. 이번에도 찍고 싶은 타이밍이 일치했다. 창문 밖으로 논과 집이 펼쳐지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쇼팽 공항에 내려서 입국심사대에 여권과 화이자 예방 접종 완료 증명서를 제출하고 통과했다. 안내판을 따라 계속 걸어가니 가방을 찾는 곳이 나왔다. 혹시 같은 모양의 가방이 나올까봐 악마오리 마우스패드를 붙여서 표시했다. 카카오 매장에서 샀던 튜브 캐릭터 상품. 즈워티로 환전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은 194 조금 넘었는데 현지에서 해보니 185.50으로 대충 10 가까이 손해봤다. 나머지는 수수료려니... 공항에 있는 환전소에서 유로화 내미니깐 해줬는데 100즈워티 지폐가 있어서 더 작은 돈 있냐고 사정했으나 더는 없다면서 50즈워티 2장으로 바꿔줬다. 팁 문화가 폴란드에도 있는데 택시비를 낼 때 잔돈을 거슬러주지 않고 고맙다면서 받아먹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택시는 혹시 바가지 쓸까봐 앞의 가족이 어떤 택시를 타는지 살펴보고 이어서 같은 종류로 탔다. 행선지를 머큐어 바르샤바 그랜드 호텔(Mercure Warszawa Grand Hotel)라고 하면 알아듣지 못한다. 정확히 메르쿠레라고 해야 안다. 첸트룸(Centrum)인지 물어봐서 머큐어 바르샤바 첸트룸 호텔이 아니라고 했다. 쇼팽 공항에서 호텔까지 한 20분 걸렸나? 39.50즈워티가 나왔다. 가족이 탈 수 있는 택시는 약간 크다. 다행히 만 원 조금 넘게 나왔다. 쇼팽 공항도 한산했다.


May I check in? I made a single-room reservation.


호텔에 도착하여 여권을 보여주고 체크인했는데 인터넷 채팅으로 익힌 영어라 많이 서툴렀다. 심지어는 발음도 안 좋아서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중요한 사항들은 볼펜으로 종이에 적어서 말했다. 확실히 하기 위한 것도 있었고. 그런데 직원이 내가 조식 신청하지 않은 걸 언급했다. 매일 못 먹을 것 같아서 방만 예약했던 것. 그래서 10월 20일까지만 먹겠다고 말했다. 10월 21일은 갈라 콘서트 첫째 날인데 티켓을 못 구하면 새벽에 가서 줄 설 수도 있으니까. 그런 변수 때문에 일단 그렇게 말했다. 선불해도 되는데 후불로 했다. 조식은 하루에 55즈워티라 대충 16,500원. 인터넷 채팅으로는 영작이 몇 초 만에 나오는데 실제 대화에서는 리스닝도 약하고 스피킹도 약하다. 사실 글로 써도 지적인 대화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단어를 좀 안다고 해도 말하는 건 생활영어 수준. 청소는 무료니까 필요하면 요청하라고 했다. 여기에서 많이 잘못 쓰는 단어를 캐치했다. for free → for nothing. 후자가 정답이다.


해외로 나가는 게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준비물을 미리 적어서 체크해도 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 호텔에서 묵는 것도 이번이 처음. 슬리퍼도 생각했는데 금방 잊었다. 숙소로 갔더니 화장실에 슬리퍼가 없어서 하나 달라고 했는데 천으로 된 거실용 슬리퍼. 2박 3일이면 참겠는데 첫날부터 엄청 불편해서 다음 날 쇼팽 박물관에 가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폴란드도 영국처럼 1층을 0층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배정된 곳은 6층이었는데 7층이나 마찬가지. 운동화를 여벌로 가져올 게 아니라 슬리퍼를 챙겼어야... 계속 신지 않아서 묵고 있었던 새로운 운동화를 신었는데 깔창을 넣었다.


유심칩 빼는 방법을 검색하지 않았으므로 도착 시간이 다가오면서 갈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숙소에서 노트북 연결해서 방법을 알아냈다. 폴란드에서 몇 볼트를 사용하는지 미리 알아내서 갔던 건데 220V인 건 맞는데 콘센트에 튀어나온 게 있어서 노트북 플러그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에게 요청했더니 브리지를 하나 줘서 가까스로 꽂았다. 헤어드라이어는 다행히 빈틈이 있어서 맞았다. 노트북 안 들고 왔으면 지루할 뻔했다. TV가 있었지만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준비물을 챙기면서 <뭉쳐야 찬다> 시즌 1을 60회까지 설렁설렁 봤는데 다 보지 못해서 나머지를 노트북에 옮겼다. 와이파이가 무료라서 그런 점은 좋았다. 불을 켤 때는 카드를 꽂아야 한다. 빼면 불이 몇 초 이내에 꺼지는 시스템.



물 두 병은 기본으로 제공해주는데 배고파서 처음에 마신 물은 그냥 물이었지만, 나중에 마신 물은 스파클링 음료수처럼 처음에 살짝 톡 쏜다. 순간 탄산음료수인 줄 알고 병뚜껑 열 때 소파에 튄 걸 걱정했다. 침대 옆에는 미니바가 있는데 돈 내고 먹어야 하는 것들. 배고파서 미니바에서 초코바 꺼내먹고 병따개로 펩시 음료수도 따서 먹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마시던 것과는 맛이 좀 다르다. 초코바는 생각보다 맛있지 않았다. 창문 너머로 사이렌 소리가 한 3번 넘게 들렸다. 미니바 냉장고에는 보드카와 위스키도 미니병에 있었다. 첫째 날에는 시차 적응할 겸 한국 시간으로 새벽 5시 넘어서 잤다.

Google Drive / 2026. 09. Jean Sibelius Violin Competition Winners 2

제5회 1985 공동 1위 Leonidas Kavakos (Greece) /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그리스) 01 Leonidas Kavakos - Brahms Violin Concerto, Hungarian Dances & Bartok Rhap...